프랑스의 ‘LVMH(Louis Vuitton Moët Hennessy)’는 세계 최대의 럭셔리 브랜드들을 소유한 모기업이다. 
그 바닥에서 얼마나 대단한 회사인지를 구구절절 이야기하기보다는 LVMH의 산하 브랜드들을 나열해 보는 것으로 설명이 될 것 같다.

술을 잘 모르는 내가 봐도 알 정도의 Moët & Chandon (모에 샹동), Dom Pérignon (돔 페리뇽), Hennessy (헤네시) 같은 브랜드 수십개.
Louis Vuitton, Christian Dior, Berluti, Céline, Loro Piana, Fendi, Givenchy, Marc Jacobs, Kenzo, Moynat, Loewe 등의 엄청난 패션 브랜드 들
Acqua di Parma, Fresh, Guerlain, Make Up For Ever.. 이외에도 자사 명품 브랜드의 화장품/향수 라인.
Bulgari, Chaumet, FRED, Hublot, TAG Heuer, Zenith 등의 시계/보석 브랜드, 게다가 19조 정도 규모로 Tiffany도 인수 진행 중.
DFS 면세점이나 ‘Le Bon Marché(봉마르쉐)’ 백화점, 화장품 편집샵인 ‘Sephora(세포라)’ 같은 유통 쪽도 모두 LVMH 소유이다.

사실 대충 내가 아는 게 이 정도이고 
호텔 체인인 ‘Belmond’ 이나 럭셔리 요트 회사인 ”Royal Van Lent Shipyard’, ‘Princess Yachts’ 같은 일반인이 잘 모르는 회사도 잔뜩.

어쨌든 이 세계적인 기업 ‘LVMH’의 ‘Bernard Arnault(베르나르 아르노)’회장과 그 집안이 소유한 아트 컬렉션을 볼 수 있는 전시관이 파리에 있다.
바로 ‘Louis Vuitton Foundation’.

현재 럭셔리 브랜드와 기업들은 많은 예술가를 후원하고 있으며 예술가들은 후원 기업들을 기반 삼아 플랫폼을 확장하고 작품세계의 폭을 넓히고 있다.
이미 아주 유기적으로 공생하고 있고 어쩌면 그게 미래 예술의 소비 방식이 될 수도 있겠다.
그럼 그 명품 업계의 정점에 있는 ‘Bernard Arnault’ 가문의 소장품은 도대체 어떤 것들일지, 그리고 과연 그 미술관은 어떤 곳일까.

우리 가족은 남은 파리에서의 일정 일주일 중 하루를 파리 서쪽 끝자락에 위치한 Louis Vuitton Foundation 방문으로 결정했다.

 

2019 여름 여행기록 #1 – Ritz Paris

2019 여름 여행기록 #2 – Copenhagen

2019 여름 여행기록 #3 – Louisiana Museum & LEGOLAND

2019 여름 여행기록 #4 – Gamla Stan & Stockholm Public Library

2019 여름 여행기록 #5 – Artipelag

2019 여름 여행기록 #6 – Disneyland Paris

2019 여름 여행기록 #7 – LV Foundation & 313 art project

2019 여름 여행기록 #8 – Le Cinq & Eiffel Tower

 

파리에 있던 내내 날씨가 좋았지만 LV Foundation에 가기로 한 그날 빗방울이 날리네..
운이 좋다고 해야 하나.. 가는 동안 조금씩 내리던 비가 도착해서는 다행히 잠시 그쳐 파란 하늘을 볼 수 있었다.
미리 예약을 해서 방문을 했지만 오픈 시간까지 잠깐 동안을 바깥에서 기다려야 했는데 참으로 다행.

사전에 여러 매체들을 통해 충분히 보고 들었던 ‘Frank Gehry(프랭크 게리)’의 건축물이지만 실제 눈으로 보니 더더욱 엄청난 포스를 느낄 수 있었다.
좌측 매표소 쪽 하얀색 벽에 달려있는 울퉁불퉁한 LV로고 역시 Frank Gehry가 디자인 한 것이라는데 실제로 보면 엄청나게 큼지막!!

 

자연광이 충분히 들어오도록 설계된 건물이었지만 우리가 전시관 내부로 들어온 이후로는 폭우가 쏟아지기도 했던 칙칙한 날씨였기 때문에 자연스러운 채광이 사진에 담기지는 않았다. 하늘에 매달려 떠있는 커다란 LV Foundation 미술관 형태의 조형물.

바람을 받아 팽창된 요트의 돛 같은 느낌을 준다는 이 건축물은, 파사드를 구성하는 3,600개의 라미네이트 유리 패널과 Ductal이라는 19,000개의 흰색 강화 콘크리트 패널을 이용해 시뮬레이션한 다음 산업용 로봇으로 성형해 완성되었다고.
말만 들어도 실로 어마어마한 스케일.

 

미술관의 한 전시관에는 ‘Frank Gehry(프랭크 게리)’의 스케치, 모형 건축물, 영상, 책자 등을 통해 LV Foundaion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한눈에 들여다볼 수 있도록 공간이 마련되어 있었다. 규모는 비교도 안되지만 미술관 건축을 한참 진행 중이라 하나하나가 전부 흥미로웠는데, 이렇게 모든 과정들이 제대로 아카이빙 되어 있다는 점이 대단하고 한편으론 부럽기도 했다. 나 역시 ‘혼자’ 비슷한 짓을 하고 있었기 때문에 전문가들이 제대로 해 둔 이 작업들이 더더욱 멋지게 느껴졌던 것 같다.

 

총면적 7,000㎡에 11개로 이루어진 3,850㎡의 전시 공간.
그렇게 커다란 건축물 이외에도 야외에 커다란 공원, 호수, 연못 등이 아름답게 펼쳐져 있는데.. 안타깝게도 비가 와서 눈으로 감상만 했다.

 

위쪽은 Carl Andre 의 ‘Draco’ (1979)
아래는 Joan Mitchell 의 ‘Tilleul’ (1978)

LVMH와 아르노 회장이 소유한 작품은 Jean-Michel Basquiat, Gilbert & George, Jeff Koons, Daniel Buren, Alberto Giacometti, Andy Warhol, Lynette Yiadom-Boakye 등을 비롯한 엄청난 작가들의 작품들로 즐비하지만 LV Foundation의 역할은 당연하게도 수집이나 전시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고 다양한 형태의 예술 후원이나 지원으로 이어지고 있다.

그 핵심에는 아르노 회장의 예술 고문인 ‘Jean-Paul Claverie(장-폴 클라브리)’가 자리하고 있는데, 그는 프랑스 문화부 장관 ‘Jack Lang’의 고문이었던 1990년 당시 아르노 회장을 만나 지금껏 LVMH의 글로벌 예술 전략을 수립하고 지속적으로 그 결실을 맺도록 힘을 쏟고 있다. 그 전략은 LVMH의 예술 분야 후원 예산인 ‘Monsieur Mécénat’를 담당하며 세계 각지에서 열리는 다양한 전시의 후원, 훼손되어 가는 오랜 예술품의 복구, 젊은 예술가들에 대한 끊임없는 지원 등 훌륭한 내용들로 가득 차 있으며 그 결과 사회 공헌은 물론 브랜드에 차별화되고 긍정적인 이미지를 가져오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내가 좋아하는 ‘Alex Katz’의 작품들도 전시관 한켠에 잔뜩 걸려있었는데 걸려있는 작품들이 모두 너무 훌륭한 건 물론이고 작품들 하나하나의 크기가 엄청나게 커 실제 눈으로 보았을 때의 감동이 훨씬 크게 다가왔다. 일단 전시관에 사람이 많지 않아 전체적으로 쾌적한 관람이 가능했는데 ‘Joan Mitchell’의 다양한 유화 작품들도 하나하나 제목을 읽어보며 천천히 감상함은 물론 온통 거울로 마감된 방에 빨간색 도트 무늬의 튜브가 가득한 ‘Yayoi Kusama’의 1965년 작 ‘Infinity Mirror Room’ 에는 기다림 없이 여유 있게 들어가 볼 수도 있었다.

위에서부터 차례대로
Alex Katz, Figure in the Woods (2016) – 1번 사진 좌측
Alex Katz, Red House 3 (2013) – 1번 사진 우측
Alex Katz, Sandra 2 (1986)
Gerhard Richter, 4900 Farben (2007)
Yayoi Kusama, Infinity Mirror Room (1965)

 

LV Foundation 건물 1층에는 ‘Le Frank’ 라는 캐주얼 레스토랑이 위치해 있는데 사진에 직원이 서있는 창가 자리가 우리가 예약한 자리.
바깥에 비가 안 왔다면 더욱더 멋진 풍경과 더불어 식사를 할 수 있었겠지만 안타깝게도 폭우가 쏟아지는 모습을 보며 식사를 하게 되었다.

 

‘Le Frank’라는 레스토랑의 이름은 당연히 건축가인 ‘Frank Gehry’의 이름에서 딴 것으로,
‘Frank Gehry’가 2014년 디자인한 ‘Fish Lamp’가 머리 위에 달려있다.
바깥에 비는 오고 있지만 건물의 채광이 워낙에 좋아 사진에는 잘 드러나지 않지만 안쪽에 노란색으로 불빛이 내비치는데 마치 물고기떼가 하늘에서 힘차게 수영하고 있는 것 같은 역동적인 조형작품이자 조명이다.

메뉴는 미슐랭 스타쉐프인 ‘Jean-Louis Nomicos’의 음식들로 구성이 되어 있는데, 맛은.. 그냥 건강한 맛? ㅋ

 

 

 

그렇게 멋진 경험을 선사해주었던 LV Foundation 방문기는 그렇게 마무리하고..

 

다시 돌아온 파리에서의 일정은 대부분 느긋하게 동네를 돌아다니는 것으로 시작되었는데,
그중 하루는 오픈한지 얼마 되지 않은 ‘313 art project Paris’에 살짝 방문해보기로 했다.

‘313 art project’는 국내에서도 이미 Daniel Buren, Xavier Veilhan 등의 해외 유명 작가와 함께한 대형 프로젝트들로 유명한 감각과 능력을 갖춘 갤러리이지만, 파리를 중심으로 한국의 작가와 작품들을 유럽에 알리고 또 유럽의 많은 작가들을 국내와 연결하는 교두보를 마련하는 의미로 파리 한복판에 갤러리를 개관했다.

사실 ‘313 art project’의 이 대표님이 이번 가족 여행 중 파리일정을 거의 밀착지원 해주셔서 아주 편안한 여행을 할 수 있었는데, 대표님께서 30년 이상 오랜기간 파리에서 공부하신데다가 아드님인 곽이사님은 파리에 거주하며 ‘313 art project Paris’를 운영하고 계셔서, 정말 그동안 알지 못했던 파리의 숨은 핵심 포인트를 잘 찝어주심은 물론 유창한 프랑스어로 각종 예약 등을 대신해주셨다.

 

창밖으로 초록이 가득한 갤러리에는 이미 꽤 많은 작품들이 전시되어있어 음료를 마시며 곽이사님께 이런저런 작품설명도 듣고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었는데,
일단 갤러리 위치가 너무 끝내줘서 주변에 유명 갤러리도 잔뜩이고,.갤러리를 나선 후 몇발짝 걸어 샹젤리제 거리에 나가 쇼핑을 이어갈 수 있었다.

 

우리 숙소인 Ritz Paris에서 걸어서 10분이 걸리지 않는 곳에 ‘Café Verlet’ 이라는 카페가 있다. 무려 1880년에 만들어진!!
예전에 한번 ‘313 art project’ 이 대표님께 이곳 커피를 선물받아 포스팅(링크)한 적이 있었는데 드디어 실제로 가보게 되었다.

 

since 1880 라니.
공간 자체가 그리 크지는 않아 테이블과 테이블 간격이 좁았는데 오래되고 유명한 카페인 만큼 방문한 사람도 꽤 많다.
나무로 된 표지의 메뉴판을 한참이나 들여다보다 주문한 핸드드립 커피는 꽤나 맛있었지만, 짐도 많고 아이들도 함께라 뭔가 온전히 커피에 집중할 수 없는 분위기에서 마셨더니 뭔가 제대로 음미하지 못했던 것이 못내 아쉽다.

다시 간다면 (그때는 아이들도 조금 더 컸을테니),
반드시 여유있게 음미하며 마시고 그 맛도 기억할 수 있도록 해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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