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여름 여행기록 #1 – Ritz Paris

해외로의 마지막 여행이 2020년 1월 말, 괌으로의 여행이었으니 COVID-19 로 여행을 못 가게 된 지 이제 진짜 1년 가까이 되어간다. 
아직 이 사태가 끝나지는 않았지만 지금 와서 그 10년 같던 1년을 돌아보았을 때 그나마 다행이라고 여겨지는 일이 크게 두 가지 있는데,
그중 하나가 뭔가 코로나 사태를 예상이라도 한 것처럼 기가 막힌 타이밍에 제주 갤러리가 완공되어 도피처가 될 수 있었다는 점. 
그리고 또 하나가 바로 작년(2019년)에 아이들을 데리고 긴 시간 동안 유럽여행을 다녀온 점 되겠다. 

나나 슈이나 여행을 좋아하는 편이라 여기저기 많이 돌아다녔었지만 막상 아이들이 생기고 나서는 들고 다녀야 할 짐의 양도 많고 어린아이를 데리고 여기저기 이동하는 것이 부담되어 거의 휴양지 위주로 여행지가 결정되곤 했다. 
그나마 자주 다녔던 하와이나, 2017-18 연말연시를 보낸 두바이 정도가 도심 비슷한 여행지였고 대부분 발리, 태국, 몰디브, 괌 등을 반복해서 다니며 휴양을 즐겼었는데 작년 여름에 큰맘 먹고 아이들과 함께 유럽 일부 도시로의 여행을 계획해 다녀오게 되었다. 

지금 유럽의 코로나 상황을 보자면.. 어휴 작년에 그렇게라도 마음먹고 다녀오지 않았더라면 앞으로 최소 2-3년은 힘들지 않을까.. 싶을 정도.
아무래도 현재 이 상황이 중국발 팬데믹이라는 사실 때문에 코로나가 완전히 종식된다 해도 유럽 내의 동양인 혐오가 꽤나 심각한 것으로 보여 당분간은 예전 같은 여행은 어려울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다.

해외여행을 못 가다 보니 더더욱 가고 싶어지는 게 바로 딱 요즘.
지난 여행에 대한 사진기록 겸 개인적으로는 상상 찬스의 의미를 더해 2019년 다녀온 유럽 가족여행의 사진들을 몇 장씩 추려 정리하기로 했다.

중간중간 여러 도시들을 돌아다녔지만 숙소를 잡았던 도시 기준으로 거쳐간 곳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Paris (France)Copenhagen (Denmark)Billund (Denmark)Stockholm (Sweden)Chessy (France)Paris (France)
여행 기간 동안의 사진이 대부분 가족을 찍은 사진들이라 그런 인물 사진을 대부분 걸러내고 장소나 경험을 기록을 할만한 사진들을 추리고 추려보았고 다음과 같이 8개의 포스팅으로 나누어 포스팅해보려 한다.

 

2019 여름 여행기록 #1 – Ritz Paris

2019 여름 여행기록 #2 – Copenhagen

2019 여름 여행기록 #3 – Louisiana Museum & LEGOLAND

2019 여름 여행기록 #4 – Gamla Stan & Stockholm Public Library

2019 여름 여행기록 #5 – Artipelag

2019 여름 여행기록 #6 – Disneyland Paris

2019 여름 여행기록 #7 – LV Foundation & 313 art project

2019 여름 여행기록 #8 – Le Cinq & Eiffel Tower

 

유럽 가족여행 기록의 첫 포스팅에 호텔 하나를 배정할 만큼 만족스러웠던 경험을 주었던 Ritz Paris.

방돔 광장(Place Vendôme)에 위치한 이 호텔은 1898년 설립되어,
‘노인과 바다’, ‘무기여 잘 있거라’, ‘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의 작가 어니스트 헤밍웨이(Ernest Hemingway)
‘위대한 개츠비’,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를 쓴 소설가 F.스콧 피츠제럴드(F. Scott Fitzgerald),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의 작가 마르셀 프루스트(Marcel Proust) 같은 유명 작가들이 자주 머물렀으며,
작가뿐 아니라 각계각층의 유명 인사들이 리츠를 사랑해 온 것으로 유명한데, 칼 라거펠트, 도나텔라 베르사체, 찰리 채플린을 비롯 영국의 국왕 에드워드 7세 까지도 자주 찾던 역사 깊은 호텔이다. 
특히 코코 샤넬(Coco Chanel)은 37년 동안 리츠를 집으로 삼아 살았었고 생을 마감했던 것으로 특히나 더 유명하고.

아 그리고 지금 한창 Netflix에서 The Crown : Season 4를 재미있게 보고 있지만,
전 세계적으로 사랑을 받던 다이애나 왕세자비와 그녀의 연인 알 파예드가 리츠에서 나와 교통사고로 사망했던 사건으로 세계 많은 사람들에게 크게 각인이 되었던 장소이기도 하다

 

개인적인 성향상 뭔가 관심 있는 부분에 파고 들어가 찾아보고 경험해 보는 일을 좋아하기도 하지만 이 호텔이 좋았던 건 단지 그 이유 때문만은 아니었다.

첫 번째로 서비스.

뭐, 위에서 길게 언급한 만큼 유명한 호텔이니 당연히 기본적으로 훌륭한 서비스는 깔고 갈 거라고 생각은 했었지만 새삼스럽게.
인천에서 파리로 갈 때 대한항공의 퍼스트 클래스를 이용했는데, 샤를 드 골 공항에 착륙을 하고 보딩 브릿지를 연결한 후 비행기 문을 열자마자 무려 문 바로 앞에 Ritz의 직원이 나와 대기하고 있다!! 이럴 수가??!
두바이 부르즈 할리파 아르마니 호텔에서도 묵었었고 그동안 좋은 호텔을 안 다녀본 것도 아닌데 처음으로 겪는 충격적인 서비스!
어쨌든 덕분에 두 손 가볍게, 기다림이라고는 전혀 없이 공항을 빠져나와 호텔에서 준비한 벤츠 밴을 타고 이동했다.

 

두 번째는 디테일.

룸 컨디션이나 침구 상태가 훌륭한 건 당연하고 베개 커버에 이름 자수를 놓아주는(이 건 다른데도 하는 거지만) 디테일이라든지, 파리에서 가장 크고 아름다운 실내 수영장이라 불리는 수영장에는 물속에서 음악이 흘러 물에 가만히 누워 떠있는 것만으로도 편안하게 아름다운 음악을 들을 수 있었다. 전통적이고 고풍스러운 실내 인테리어 느낌을 해치지 않도록 티비 등의 전자 제품들을 최대한 눈에 띄지 않도록 가려두었으며, 애플티비나 크롬캐스트 등의 비교적 최신 장비들도 보이지 않는 곳에 숨겨 미러링을 할 수 있도록 해둔 점도 마음에 들었다.

 

세 번째는 인테리어.

사실 내 개인 취향과는 평행선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접점이 없는 인테리어 컨셉.
Ritz 호텔에서 유래한 단어인 ‘Ritzy’ 라는 단어가 있다고 한다. ‘사치스러운, 우아한, 호화로운’ 의 의미를 가진 단어라고. 
총 162개의 객실 중 스위트룸이 50개 이상일 정도로 스위트룸 비율이 높으며 각각의 방에는 황실 가구나 소품 등으로 치장한 고급스러우면서도 지나치게 사치스럽고 화려한 소품들로 가득 차있다.

이번 전체 여행 일정에서 파리에 머무르는 동안은 내내 Ritz 에 묵었기 때문에 상당히 오랜 기간 이곳에 머무르게 되었는데,
처음엔 취향에도 맞지 않고 어색하기만 했던 분위기가 나중에는 충분히 이해가 가게 되었달까.
‘아, 이런 인테리어도 좋을 수 있겠구나’로 시작해서 결국에는 ‘와; 그냥 여기서 살고 싶다’까지 변하게 되었다.

 

 

마지막으로 네 번째는 편안함, 그리고 편리함.

언제든지 몇 걸음만 걸으면 나갈 수 있는 건물 뒤쪽의 정원에는 투숙객들을 위한 작은 분수대와 함께 넓은 잔디밭이 깔려있고, 양쪽으로 온통 푸르른 나무들과 꽃으로 장식된 테이블이 줄지어 놓여있다. 밥 먹고 가볍게 나와 산책하듯 돌아다니다 아무데나 편하게 앉아 커피를 마시던 그 시간이 굉장히 기억에 남는다. 
일단 대부분의 직원들이 투숙객들에게 일절 불편함 없이 우아한 친절함을 베풀었는데, 특히 조식당! 너무나 맛있는 프랑스 음식들을 테이블 가득 채워주면서 하나하나 설명을 곁들여 서빙하고 준비해 주어 기분 좋은 아침을 맞게 해주었던 곳. 그 이외에도 모든 방면에서 적정한 선을 지키며 부담되지 않는 편안한 대응을 해주는 직원들의 마인드가 빛이 났다.

호텔의 위치가 주는 편리함도 우리에겐 정말 만족스러웠는데,
일단은 ‘파리 1구(1er arrondissement de Paris)’에 위치한 만큼 거의 파리의 정중앙에 위치해 있어 어딜 가든 그다지 오래 이동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 그래서 바로 호텔 근처만 해도 여기저기 걸어서 돌아다녀 볼 만한 곳도 많다는 점이 좋았다.
여행 기간에 아무래도 아이들은 오래 걷는 게 익숙하지 않아 힘들어할 것 같아 두명 각각에게 현지에서 킥보드를 구입해 줬는데, 돌아다닐 때도 물론 굉장히 수월했을 뿐 아니라 어딜 다녀오든 숙소에 들어가기 전 호텔 앞 방돔광장의 넓게 펼쳐진 공간에서 실컷 킥보드를 타다가 들어가곤 했다. 또한, (리츠만의 장점은 아니지만) 여기저기 쇼핑을 하러 다니면서 구입한 물건들을 호텔과 룸 넘버만 알려주면 알아서 방에 가져다 놓거나 옷장에 착착 걸어주는 것도 정말 너무너무 편하고..

 

어쨌든 Ritz에 처음 투숙해 본 우리 가족이 그렇게 여러모로 만족스러웠을 정도이니 지금의 그 명성을 가지게 되었겠지..

나나 슈이나 술은 한 잔도 못 마시는데 뭔 샴페인은 매번 이렇게 세팅을 해놓는지.
이러나저러나 술을 마시고 싶은 마음은 없지만 저 Ritz 브랜드의 샴페인이 궁금하긴 하다.
입구 쪽에 있는 진열대에는 Ritz 브랜드의 위스키 같은 것들도 잔뜩이었는데 술맛을 알아야지 마셔보지.

사실 술뿐 아니라 디저트를 즐기는 취미도 없어서 매번 함께 세팅되는 달달한 디저트들도 딱히 제대로 즐기지는 못했지만;

 

 

호텔 여기저기에 마련된 공간에 편히 앉아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공간이 있는 점도 참 좋았던 포인트.
나라면 절대 달지 않았을 조명, 절대 구입하지 않았을 의자, 테이블.. 그것들끼리 굉장히 잘 어우러져 매력을 뿜어내는 여러 공간들.
편안함과 더불어 뭔가 새로운 영감을 얻어 가는 느낌도 느낄 수 있었다.

 

레스토랑 쪽으로 이어지는 화려한 긴 통로 기둥들에는 여러 럭셔리 브랜드들이 꾸민 작은 홍보용 디스플레이 박스가 걸려있었는데,
지저분한 광고판 같은 느낌으로 인테리어를 망가뜨리는 것이 아니라 호텔이 허락한 작은 공간에 제한적으로 각 브랜드의 특징을 담은 입체 디스플레이 광고를 하고 있는 것도 너무 멋졌다.
특히 Dior의 저 미니어처 소품, 가구들과 인형이 입을 것 같은 드레스.

 

크게 눈에 띄지 않지만 은은하게 하늘을 표현해 둔 레스토랑의 천장.
어느 한구석 고급스럽지 않은 곳이 없구나.

 

사람 얼굴이 나온 사진을 빼고 올리려니 막상 쓸 사진이 별로 없긴 하지만,
그래도 이렇게 정리하면서 대략 1년 전이지만 벌써 조금씩 잊혀져 가고 있는 파리 여행의 흔적을 더듬어 볼 수 있어 너무 좋다.

제발 코로나 얼른 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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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Comments

  1. Avatar

    타코야키

    진짜 고급스러워 보이네요. 디테일이 미친 듯. 특히 식당 천장은 무슨 왕궁인가요? ㅋㅋ
    요즘 같은 시기에 이런 포스팅은 대환영입니다!

    vana님 사진을 보면 대단한 것 같습니다. 여러가지 제품 사진들 볼 때도 다른 블로그 사진과는 격이 다르다고 생각했는데 이번 사진은 진짜 예쁘게 찍으신 것 같아요. 늘 배워갑니다.

    • vana

      vana

      좋게 봐주셔서 너무 감사합니다.
      코로나로 여행을 못 가니 아쉬움에 지난 사진을 꺼내보게 되네요.
      타코야키님도 건강 조심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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