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구입한 휴대용(?) 테이블 쏘인 Festool, CSC SYS 50 (링크) 제품은 그 자체로도 너무나 훌륭한 장비이지만, 기본적으로 작업장이나 실제 현장으로 이동을 할 수 있도록 만들어진 작은 본체 사이즈 때문에 긴 부재를 재단하거나 정밀한 반복 작업을 할 때 아쉬움이 생길 수 있는 구조. 
특히 나처럼 이 제품을 이동 목적 없이 멋진 외형+스마트 함+컴팩트 함 만 보고 구입한 사람의 경우에는 실제 사용에서 여러 가지로 불편함이 있을 수밖에 없겠다. 

수많은 목공 유튜브 등을 보다 보면 이를 보완하기 위해 각자 나름대로의 여러 방법을 고안해 실사용에서의 불편함을 해소하고는 하던데, 나는 아직 실제 사용단계에 들어가지도 않았을뿐더러, 그렇게 뭔가 필요한 걸 만들어 쓸 정도의 내공이 쌓이지 못한 상태이기 때문에 이미 잘 만들어진 어떤 대안을 좀 찾아보는 중이었고, 마침 TSO Products 라는 브랜드에서 내가 찾는 딱 적당한 업그레이드 액세서리들이 제작, 판매되고 있어서 얼른 구입해 봤다. 

 

일단 TSO Products 공식 사이트에는 눈독 들일 만한 재미있는 제품을 많이 팔고 있어서 구경할 맛이 났는데, 실제로 한국으로의 직배송은 되지 않았다. 
내가 이번에 구입한 제품들이 사이즈가 좀 일반적인 택배 사이즈를 넘어서는 긴 사이즈라서 그런 건지 아니면 원래 안되는 건지는 모르겠다. 

 

TSO Products는 미국 미네소타에 기반을 둔 브랜드로, 창립자인 Hans와 Eric Friedebach가 다른 산업 분야에서 쌓은 수십 년의 엔지니어링 경험을 목공에 접목하며 시작했다고 한다. 

내가 좋아하는 Woodpeckers(우드페커스)와 일정 부분 비슷한 방향성을 가졌다고 보이는 것이, 일단 품질 제어를 극도로 정밀하게 유지하기 위해서 전체 미국 생산, 소량 생산을 표방하며, 고유의 알루미늄 아노다이징을 사용해 제품을 만들고 있는 것을 특징으로 하고 있다. 
TSO Products는 블루 컬러를 자신들의 특징적인 컬러로 내세우고 있는데 Rockler의 그것보다는 훨씬 세련된 느낌이지만, 내 기준으로 Woodpeckers 보다는 조금 그 강렬함이 덜한 느낌?

해외 목공 커뮤니티를 보면 TSO Products를 공구계의 부티크(boutique) 로 표현하고들 하던데, 단순히 물건을 대량으로 생산해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 페스툴 도미노의 베이스를 확장해 주는 BigFoot이나 내가 이번에 구입한 테이블 쏘 전용 액세서리처럼, 실 사용자들이 커뮤니티 등에서 요구하는 진짜 가려운 부분을 정확히 긁어주는 제품을 생산하는 느낌이라서 그렇게 여기는 것 같다. 

 

내가 이번에 구입한 제품은 총 네 가지.

TSO Products, Extended Rip Fence for Festool CSC SYS 50
TSO Products, Rip Fence Bracket for Clear Cut Flex Stock Guides
TSO Products, Extended Miter Fence for Festool CSC SYS 50
JessEM, 04250 Clear Cut Flex Stock Guides

뭔가 굉장히 여러 개를 산 것 같지만 전부 CSC SYS 50을 위한 펜스와 그 펜스에 달리는 액세서리 되겠다. 

 

TSO Products, Extended Rip Fence for Festool CSC SYS 50

먼저 확장 립 펜스 세트. 
이름 그대로 ‘Rip Cut(켜기)’을 할 때 도움을 주는 액세서리다. 
순정 펜스보다 두 배 더 긴 1,000mm 길이의 정밀 가공 알루미늄 펜스. 
아무래도 펜스가 길어짐에 따라 부재를 지지하고 가이드 하는 면적이 넓어지면서 긴 부재를 재단할 때 정확도가 확연히 높아질 수 있겠다. 

기다란 펜스와 함께 
부재 서포트 브래킷 두 개, 
그리고 추가로 구입한 마운팅 어댑터 브래킷 두 개가 같이 묶여 동작하게 된다.

 

6063-T5 알루미늄 소재에 산 부식 표면 처리 및 아노다이징 작업을 했고, 
전체 사이즈는 다음과 같다.

길이 1,000mm 
높이 49.16mm 
상단 폭 16.05mm
하단 폭 10.24mm

검은색 회전 레버가 달린 부품이 부재 서포트 브래킷인데, 확장 펜스 아래에서 부재를 받쳐 긴 부재의 경우 먼 쪽에서 처지는 현상을 방지하는 용도. 
전체 알루미늄으로 된 부품은 마운팅 어댑터 브래킷인데, 확장 펜스 위쪽에 끼워 JessEM의 가이드나 Mini-Hedgehog 페더 보드를 장착할 수 있다. 

표준 M6 또는 1/4-20 하드웨어를 사용하면 커스텀 지그나 보조 펜스를 추가로 만들어 사용할 수 있다고 하니, 나중에 내공이 좀 쌓이면 도전해 봐야겠다.

 

JessEM, 04250 Clear Cut Flex Stock Guides

이 제품은 정확히는 TSO Products 제품은 아니다. 
JessEM(제셈)이라는 브랜드인데, 나에게는 이번에 구입하면서 처음 본 굉장히 생소한 브랜드였지만, 목공용 라우터 및 테이블 쏘 액세서리 분야에서 기술적 완성도의 기준을 세웠다고 평가를 받는 브랜드라고 한다. 
캐나다의 회사이며 1999년에 세계 최초로 라우터 리프트(Router Lift)를 발명하여 목공 시장의 판도를 바꾼 것으로 유명하다고. 
안 그래도 라우터 테이블과 함께 라우터 리프트에 관심이 조금 있었던 참인데 조금 더 찾아보면 재미있을 만한 히스토리네. 

 

이 제품은 위에서 소개한 확장 펜스에 연결해서 안전하고 정밀한 작업을 할 수 있게 도와주는 가이드 장치. 
아무래도 목공 작업에서 가장 무섭다고들 이야기하는 ‘킥백(Kickback)’을 방지하는 데에 가장 큰 목적이 있는데, 
나는 실제로 공사 현장에서 킥백 사고를 목격한 적이 있다. 

빠른 속도로 회전하는 톱날에 의해 자재가 작업자 방향으로 강력하고 빠르게 날아와서 때리는 사고를 보통 킥백이라고 하는데, 
심할 경우에는 부재 조각이 뒤쪽 벽에 꽂히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벽을 뚫을 정도면 뭐 사람은 말도 못 하지. 

우리 현장에서도 목수 반장님이 합판을 손으로 들고 테이블 쏘에서 점검구 사각 구멍을 뚫다가 다 잘려진 사각형 조각이 배를 강타해 응급실에 실려가 수술까지 했던 적이 있었다. 베테랑 목수분인데도 잠깐 방심하면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게 바로 킥백. 

 

펜스 위쪽에 설치한 마운팅 어댑터 브래킷에 연결해 가이드 장치가 위-아래로 움직일 수 있도록 설치가 된다. 
가이드 장치에는 한 방향으로만 회전하는 롤러가 달려있으며 잠금 노브를 통해 부재를 아래쪽으로 눌러주게 된다. 
사실 여기까지만 해도 킥백은 이미 완벽하게 막아줄 수 있는 장치이지만 이 제품에는 또 하나의 엄청난 기능이 숨어있다. 

‘5도 각도의 마법’이라고 하는데, 가이드 롤러가 펜스 방향으로 5° 기울어져 설계되어 있기 때문에, 부재를 밀어 넣으면 롤러가 부재를 펜스 쪽으로 자연스럽게 유도하며 재단 면이 벌어지는 것을 막아준다. 
오!! 안전함과 동시에 정밀도를 높여주는 굉장한 기능이 아닐 수 없다.

 

냉간 압연강을 정밀 가공한 축으로 고정된 롤러는 아세탈 수지(Acetal Resin)로 만들어져 있어 부재를 강력하게 압착하게 된다.

보통 사고는 귀찮아서 과정을 생략하거나 너무 잘 안다고 생각해서 자만하다가 생기는 것 같은데, 이거 노브 고정하는 거 귀찮아서 안 하다가 사고 나지 말고, 귀찮아도 하나하나 눌러 고정하고 사용해야지. 

 

source : tso products

본체에 끼우면 이런 형태로 부재를 위에서 눌러 고정해 주게 된다. 
롤러가 사용자 쪽으로는 돌아가지 않아서 킥백을 방지해 주면서도 펜스 쪽으로 붙여주니 고정만 잘 하면 위험한 일은 확실히 줄여주는 것. 

 

TSO Products, Rip Fence Bracket for Clear Cut Flex Stock Guides

위쪽에 TSO Products의 사용 예시 사진처럼 확장 펜스와 JessEM Guide를 연결해 사용하면 되지만, 
CSC SYS 50의 기본 펜스에 바로 JessEM을 연결할 때는 위의 연결 브래킷을 사용해서 연결해야 하는 것 같길래 이것도 하나 사봤다. 
아마 나는 고정해 두고 사용할 예정이라 이 제품이 필요 없을지도 모르지만, 언젠가 필요한데 따로 구입해야 할까 봐 그냥 사는 김에 사버렸다. 

 

TSO Products, Extended Miter Fence for Festool CSC SYS 50

마지막으로 마이터 펜스 세트. 
페스툴 CSC SYS 50의 정밀함과 다재다능함을 염두에 두고 설계된 마이터(Miter) 펜스 키트. 즉 각도 절단을 위한 가이드 장치다. 
앞서 설명했던 Rip Fence가 ‘켜는(Rip Cut)’ 용도라면 Miter Fence는 ‘자르는(Crosscut)’ 용도에 특화된 액세서리. 

내용물은 다음과 같다.

마이터 펜스 x 2
펜스 커넥터 x 2
스탑 블럭 앤 서포트 x 1
M6 스크류 x 4
M6 해머 너트 x 1
M6 노브 x 1

그리고 스티커;;

 

마이터 펜스의 한 개의 사이즈는 아래와 같다. 

가로 300mm
높이 48.5mm
상단 폭 16mm
하단 폭 10.2mm

 

 

육각 렌치로 커넥터를 펜스에 고정한 모습. 
아래쪽에는 서포트 블럭을 달았다. 

 

source : tso products

이런 식으로 슬라이딩 테이블 쪽에 펜스를 확장하고 그 확장된 펜스의 끝에 부재를 받쳐주는 지지대가 달리기 때문에 쳐지지 않고 작업을 할 수 있게 된다. 
서포트 블럭을 다른 형태로 연결하게 되면 반복작업을 할 때 같은 사이즈로 여러 번 자를 때 고정해두는 스토퍼 역할도 할 수 있게 된다. 

 

아예 큼지막한 슬라이딩 테이블 쏘 같은 걸 구입해서 작업실 한가운데에 떡하니 두면 이런 잡다한 액세서리 구성까지 필요가 없었을 지도 모르겠지만, 
취미로 즐기는 내가 뭐 엄청나게 대단한 작업을 하는 것도 아니고, 아무래도 그런 대형 장비가 작업실에 너무 큰 자리를 차지하는 건 별로.. 
뭐 나름 이런 액세서리로 아기자기하게 구성하는 재미도 쏠쏠하고. 

어쨌든 이번에 구입한 이 액세서리들로 워크샵용 테이블 쏘에 버금가는(?) 안정된 슬라이딩 테이블 쏘가 갖춰진 것 같아 또 한 번 정교해진 아뜰리에! 
아. 점점 완성되어 가는 그림이 기대되는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