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공을 하게 되면서 가장 먼저 호감을 갖게 된 브랜드는 Festool(페스툴).
그리고 목공에 관심이 깊어져 각종 유튜브 영상이나 릴스들을 보다가 자연스레 마주하게 되는 브랜드가 있었는데, 바로 미국 오하이오주에서 건너온 ‘Woodpeckers(우드페커스)‘가 바로 그것. 

woodpecker는 사전적 의미로는 딱따구리. 
wood(나무)를 peck(쪼아대다)하는 직관적인 합성어네. 
나무에 매달려 정확한 위치를 반복해서 쪼아대는 그 정밀함과 집요함과 관련이 있는 걸까나? 
이 브랜드는 단순히 도구를 만드는 게 아니라 나무를 만지는 사람들이 겪는 미세한 오차의 스트레스를 해결해 주는 정밀 솔루션을 제안한다. 

1988년부터 시작된 이 브랜드의 상징은 단연 붉은색!
강렬한 붉은색으로 아노다이징 처리된 알루미늄이 바로 Woodpeckers를 상징한다. 

목공 브랜드는 뭔가 브랜드를 상징하는 컬러를 내세우는 것에 적극적인 것 같다. 
Festool의 그린, 
Woodpeckers의 레드, 
Rockler, TSO Products의 블루, 
Pony Jorgensen, BORA Tool의 오렌지, 
DeWalt의 옐로 등등. 

어쨌든 이 Woodpeckers는 대부분의 제품을 미국 본사 공장에서 직접 정밀가공(CNC Machining) 하여 생산하는데, 그 오차 범위가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작다. 
타카를 탁탁 쏴서 고정하는 인테리어 목공이나 목조 주택을 짓는 과정과는 달리 가구나 소품을 만드는 목공에서는 정말 정확도가 생명! 
제작 과정에서 흔히 버니어 캘리퍼스 등을 이용해 0.1mm 단위까지 측정해 깎고 자르게 되기 때문에 측정도구에 대한 정밀도는 그 중요도가 상당하다. 

이미 정밀도 면에서는 전 세계의 많은 목공인들 사이에서 인정을 받는 브랜드라고 해서 일단 믿고 주문해 본 기본 측정도구 세 가지에 대한 기록을 남겨본다. 

 

Woodpeckers, Precision Carpenters Triangle (PCT300-NC)

지금 다니고 있는 목공방에 처음 갔을 때 정말 오랜만에 삼각자, 버니어 캘리퍼스 등을 만져보며 분명 언젠가 만져보았던 도구들인데 너무 생소했던 기억이 난다. 제도 세트를 사용했던 중학교 때 이후에 내가 삼각자를 만진 적이 있었으려나? 목공에서는 이 삼각자를 굉장히 많이 사용한다. 
특히 수압 대패의 정반과 펜스의 수직을 늘 체크하고, 테이블 쏘의 톱날 높이를 잰다든지 결합된 부재들 간의 수직 체크에 삼각자는 필수. 

 

Woodpeckers에서도 다양한 형태와 사이즈, 재질로 삼각자를 판매하고 있지만, 일단은 손이 많이 갈 것 같은 사이즈로 구입을 해봤다.

여기서 굉장히 중요한 포인트! 
다들 알다시피 미국은 ‘야드-파운드법(Imperial / US customary system)’을 사용하기 때문에, 미국 브랜드의 측정도구를 살 때는 잘 살펴보고 주문을 해야 한다는 것. 그런데 목공 도구를 찾다 보면 알게 되겠지만 나라가 커서 그런건지, 아니면 많은 사람들이 차고에서 뭔가 하나씩은 뚝딱 만들만큼의 인프라가 갖춰져 있어서 그런 건지 모르겠는데 미국산이 정말 많다. 
나중에 가면 측정도구뿐 아니라 나무 자재도 인치 단위, 환기/집진 배관도 인치 단위.. 아주 난리가 난다. 

어쨌든 내가 구입한 건 미터법을 사용한 제품. 

 

크.. 엄청난 포스.

보통의 목수들이 사용하는 일반적인 삼각자와는 차원이 다르다. 
항공기 등급의 알루미늄을 정밀 가공해서 만들었기 때문에 무게감도 적당하고, 무엇보다 직각이 칼같이 맞는다. 300mm 사이즈는 가구 부재의 수직을 확인하거나 절단선을 그을 때 가장 범용성이 좋은 크기. 

 

한쪽 면에 수직으로 받침 면이 달려있어, 부재의 한쪽에 걸쳐 손쉽게 수직 체크를 할 수 있는 것은 물론 수직으로 세워 높이를 측정하기도 용이하다. 
물론 나사 몇 개를 풀면 이 받침 면은 제거할 수도 있다. 

 

Woodpeckers, Woodworking Square 851M, 200mm (851M-24) 

두 번째는 200mm 사이즈의 직각자. 
역시나 기본으로는 6인치 8인치로 나오는 제품인데 나는 mm 단위의 제품으로 구입했다. 

 

목공을 하기 전에는 사용해 본 적 없는 스타일의 자 형태. 
직각을 측정할 일이 생각보다 많은 목공 작업에서 물론 앞서 소개한 삼각자를 사용해도 직각을 측정할 수 있지만, 이 제품은 조금 더 작고 편하게 사용할 수 있는 형태를 하고 있다. 

MDF로 만들어진 전용 케이스까지 함께 들어있는 제품. 

 

자세히 보면 중앙의 90° 직각자가 있고 짧은 쪽에 두 개의 지지대가 고정되어 있는 모습이다.
중앙의 센트럴 코어는 90° 측정에 ±0.0085° 미만의 오차로 정밀 가공되었다고. 

 

Woodpeckers, in-DEXABLE Combination Square XL, 450mm (CSQ-XLM-20) 

인덱서블 XL 컴비네이션 스퀘어?? 난생처음 들어보는 측정 도구다. 
목공방에서도 사용해 본 적도 없고 왜 필요한지도 모르는 도구인데, 여러 가지로 검색을 하다 보니 많은 목공인들이 하나같이 이렇게 이야기한다. 

“측정도구를 구입한다면 가장 처음 구입해야 할 도구는 컴비네이션 스퀘어다”

으응?? 왜지?

 

 

일단 굉장히 크고 멋있는 건 알겠다. 
그런데 왜 이게 추천 1순위인 걸까?

아직 직접 사용할 줄 몰라서 제조사의 설명이나 유튜브 영상의 설명을 살펴보자면, 

‘컴비네이션 스퀘어(combination square)’는 1878년에 발명된 아주 대표적인 다목적 측정 도구이며, 이 도구 하나로 여러 가지 기본 측정과 기준 설정 작업을 수행할 수 있어, “작업대 위의 다용도 기준자”로 불린다고.

아.. 몰랐어. 이런 대단한 도구가 있었는지. 

 

벽에 걸 수 있도록 금속의 행잉랙과 나사도 들어있는 모습.

일단 붉은색의 두툼한 스퀘어 헤드는 90° 및 45° 기준면이 된다. 
금속 자에는 레이저로 새겨진 각인 눈금과 함께 1mm 간격으로 정밀한 홈이 파여있어 샤프 등을 이용해 정확한 마킹을 할 수 있도록 해준다. 

 

이 스퀘어 헤드를 가장 아래쪽으로 내리면 길쭉한 금속자를 수직으로 세워 수직 측정도 가능하며, 
필요시 뒤쪽으로 튀어나와있는 톱니 형태의 꼬리를 내리면 부재에 스퀘어 헤드를 안정적으로 거치할 수 있게 해준다. 

 

아직 어떻게 사용할지 몰라 손이 어색해하는 중이지만 블레이드를 빼서 단독으로 사용도 가능하고, 직각 및 45도 측정 및 각종 반복적인 마킹 작업을 하나의 도구로 해결할 수 있게 해주는 가장 범용성이 높은 도구라고 하니 앞으로 잘 써봐야지. 

 

Woodpeckers 장비들은 가격이 상당히 사악하다. 
예를 들자면 이 컴비네이션 스퀘어 하나만 해도 40만 원 돈.

내가 좋아하는 목공의 가공 방식에 어울리는 도구들이니까 내 알고리즘에 계속 노출이 되었겠지만,
인스타 릴스나 유튜브 영상들에서 워낙 유용하고 적절하게 잘 활용되는 우드페커스 도구들을 보면, 이건 뭐 구입을 안 할 수가 없다. 
측정 단계에서 100% 신뢰할 수 있는 도구가 생긴다는 건 목공 공정에서 확신을 가지고 진행할 수 있게 해주는 거니까(라는 핑계로), 
일단 구입한 것들을 잘 활용해 멋진 작업물들을 만들어 내는 데에 장기적인 투자를 했다고 생각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