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테이블 쏘(table saw)’를 구입했다.
사실 테이블 쏘 뿐만 아니라 페스툴에서 사야 할 것들은 거의 다 산 것 같다.
언젠가 사야 할 거라면 얼른 사서 준비해두는 것이 좋을 것 같아서 일단 사서 내 방에 쌓아둔 상태.
어차피 블로그에 기록을 하는 일 자체가 제품에 대한 이해도도 높이고 대략의 사용법도 미리 숙지하는 과정이기 때문에 하나하나 결국엔 전부 기록을 할 생각이지만 이번에 구입한 제품들 중에서는 가장 먼저 기록할 제품이 바로 ‘테이블 쏘’되겠다.

이번에 들인 테이블 쏘는 유튜브에서 굉장히 자주 보았던 무선(!!!) 테이블 쏘,
Festool, CSC SYS 50 (577326) 이다.

사실 이 녀석을 모셔오기까지 고민이 꽤나 깊었다.
원래 내 마음속 1순위는 손가락을 보호해 주는 ‘쏘스탑(SawStop)’ 기능이 탑재된 Festool, TKS 80 EBS였다.
취미로 하는 목공에서 안전이 무엇보다 중요하니까. 그런데 얼마 전 일산 킨텍스(KINTEX)에서 열린 코리아 빌드위크(Korea Build Week) 페스툴 전시장에 갔다가 계획이 완전히 바뀌어버렸다.
전시장에서 페스툴 이사님을 만나 이것저것 제품 선정에 대한 상담을 받았는데, 장기적인 내 작업 방향성과 아뜰리에의 환경을 고려했을 때 CSC SYS 50이 훨씬 더 정밀하고 효율적일 거라는 조언에 그만 설득당해버렸다.

함께 배송받은 어마어마한 양의 페스툴 장비들 사이에서 단연 무겁고 큰 박스를 뽐내는 CSC SYS 50.
비교적 컴팩트하면서도 이동이 가능한 장비를 표방하는 페스툴이지만 이건 어디 들고 못 다니겠다.


하지만 일단 다른 시스테이너들과 규격을 함께한다는 점이 놀랍다.
세워두면 높이가 꽤나 높지만 일단은 하나의 시스테이너 안에 모든 것들이 쏙 들어가는 구조에 다른 시스테이너들과 쌓거나 고정할 수 있음은 당연.
시스테이너 형태로 세웠을 때 높이가 512mm,
폭과 깊이는 Systainer³ SYS3 M 사이즈의 규격과 똑같이 396mm x 296mm이다.
무게는 무려 23kg.

뚜껑을 열면 단정하게 정리되어 있는 본체의 모습이 드러나는데,
아.. 일단 너무 예쁘다.
일반인들 눈에야 ‘이게 뭐가 예쁘다는 거지?’ 하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나 같은 목공인(ㅋㅋ)에게는 테이블 쏘라는 존재가 이렇게나 귀엽고 컴팩트할 수가 없다.
보통 “Table Saw(테이블 쏘)”라고 하면 테이블 아래에서 톱날이 올라와 목재를 밀어서 자르는 기계를 이야기한다.
결 방향으로 길게 자르는 ‘켜기(Rip Cut)’와 직각으로 자르는 ‘자르기(Cross Cut)’가 기본인데, 일반적인 테이블 쏘는 부재를 천천히 손으로 밀어 자르게 된다.
반면 “Sliding Table Saw(슬라이딩 테이블 쏘)”는 톱날 옆의 테이블 상판 자체가 레일을 타고 부드럽게 움직이는데, 부재를 테이블 위에 고정해두고 판재 전체를 이동시켜서 자르기 때문에 직각도(squareness)를 맞추기가 훨씬 수월하고 정교할 수 있다.
이번에 구입한 이 CSC SYS 50은 크기는 작지만 이 슬라이딩 기능까지 탑재한 아주 똑똑한 녀석이다.
내가 지금 배우러 다니는 목공방에 있는 슬라이딩 테이블 쏘는 거의 3m x 3m 정도 되려나?
엄청난 녀석을 매번 사용하다가 이 제품을 보자니 너무 쬐끄매서 동작이나 잘 될까.. 걱정이 들 정도.


옆쪽에 곱게 접혀있는 날개 형태의 확장 정반을 펼치면 작은 기계의 단점을 일부 극복해 주는 널찍한 작업 공간이 만들어진다.
접고 펴는 확장 정반이라 뭔가 덜렁거릴 것 같고 불안해 보이지만, 실제로 만져보면 유격이 거의 없고 견고해서 놀랍다.

펼쳐진 확장 정반까지 정밀하게 세팅된 평행 사이드 펜스가 이동하고,
하나의 클램핑 레버만으로 견고하게 이중 클램핑이 되도록 설계가 되어있다.
레버를 열어두면 뭔가 유격이 느껴지는 것 같다가도 레버를 잠그는 순간 앞/뒤쪽이 동시에 물리면서 평행을 맞춰주는 것이 너무 멋지다.
조금 다른 이야기지만,
자세히 보면 평행 사이드 펜스의 ‘P’ 표시와 정반 측면의 ‘P’ 표시가 만나 있는 걸 볼 수 있는데,
여기서의 ‘P’는 주차(Parking)의 P 되겠다.
모든 작업을 마치고 시스테이너에 수납을 할 때 커버에 쏙 들어가기 위해서는 P와 P가 만나도록 해서 뚜껑을 덮어야 하는 것.

바로 이 부분이 슬라이딩 테이블.
고품질의 볼 베어링이 적용된 슬라이드 장치로 수평 컷은 물론 앵글 컷에서도 최고의 정밀성을 보장한다고 한다.

슬라이딩 테이블이 움직인 모습.
동작이 너무너무 부드럽다.
슬라이딩 테이블의 좁은 쪽 홈에 FS-HZ 160 (링크) 같은 클램핑 장치를 끼워서 부재를 더 단단히 고정할 수 있도록 되어있고,
넓은 쪽 홈에는 마이터 펜스(Miter Fence)를 끼워 고정할 수 있어 평행 사이드 펜스와 정확한 수직, 혹은 -70° ~ +70° 범위 내에서의 정밀한 커팅이 가능하다.
심지어 사전에 조절할 수 있는 래치(latch) 기능이 있어서 90°, 45° 등 자주 사용하는 각도에 딸깍하고 걸리거나 고정되게 해주는 기능도 있다고.

실제로 기기를 켜고 테스트를 해야 진가가 드러나는 부분은 바로 이 디지털 컨트롤 패널인데,
디지털 디스플레이 및 다이얼을 사용해 원하는 톱날 높이 및 각도를 0.1mm 단위까지 정확하게 조절할 수 있다는 점!
조작도 굉장히 간단해서 그냥 다이얼 하나로 대부분 해결되는 엄청난 UX를 자랑한다.
디스플레이 창이 켜지면 위쪽에 톱날의 높이, 아래쪽에 톱날의 각도가 표시되는데,
각각의 숫자 좌측의 초록색 버튼을 누르면 높이 혹은 각도가 활성화되며, 우측 다이얼을 돌리면 1mm 단위로 바로바로 조절이 된다.
그것만 해도 너무너무 놀라운데, 다이얼을 누른 상태로 돌리면 0.1mm 단위로 미세조절이 된다!!
와.. 실화냐?
심지어 톱날 각도 조절을 하면 당연하게도 잘라지는 높이가 낮아질 텐데 그것도 실시간 반영해서 표시해 준다.
자주 쓰는 높이와 각도 메모리 기능도 있어서 버튼 두 개를 동시에 눌러서 프리셋으로 저장해둔 걸 손쉽게 선택도 할 수 있고 스마트폰의 Festool 어플로도 조작이 가능하다고..
와, 미쳤다, 미쳤어.

이건 시스테이너 커버 안쪽의 모습.
슬라이딩 테이블에 끼우는 마이터 게이지와, 집진 백, 보호 커버가 포함된 웨지, 육각 소켓 렌치가 보인다.
실제로는 테이블 쏘에 끼워져 있는 그루브 절단 웨지나 평행 사이드 펜스, 원형 톱날까지 전부 고정 수납이 가능한 엄청난 정리 박스.

마이터 게이지에도 보면 수납을 하기 위한 P 마크를 확인할 수 있다.
각각의 P 마크를 제 위치에 맞춰 수납 모드로 만든 후 시스테이너 커버 안쪽에 사진처럼 끼우면 딸깍! 하는 소리와 함께 단단히 고정할 수 있게 된다.
물론 나는 수납할 일이 거의 없겠지만서도..

여러 겹의 투명한 플라스틱으로 된 웨지.
단계별로 여닫히는 구조로 안전은 물론 집진에도 확실한 장점을 보여준다고.
제조사에서 확인한 제품의 기본적인 스펙은 다음과 같다.
전압
36V (18V 배터리 2개 사용)
무부하 회전수
4,500 – 6,800 min⁻¹
톱날 직경
168mm
톱날 고정 홀
20.00mm
절단 높이 (0°/45°)
0 – 48mm / 0 – 34mm
마이터각
0 – 70°
경사 각도
-10° – 47° (언더컷 가능)
수평 절단 폭
280.00mm
슬라이딩 테이블 이동 거리
450mm
모터
EC-TEC 브러시리스 모터
사실 안전을 생각하면 TKS 80이 정답이었을지 모르나, ‘정밀한 수치 제어가 주는 작업의 즐거움’ 이라는 포인트라면 한 번 설득당해 줄 만하지 않나?
아직 본격적으로 켜보지도 않아서 그저 박스를 열어보는 것만으로는 이 녀석의 진가를 확인하기 어렵지만, 일단 디지털 제품이 주는 압도적인 편의성과 정밀함이 너무너무 마음에 들고, 앞으로 이걸 이용해서 어떤 결과물을 만들어 낼 수 있을지 살짝은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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