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ust Collection

1. Planning & Concept
2. iVAC System
3. Raspberry Pi Dashboard
4. Piping & Layout

 

결과적으로는 여러 가지 목적을 가진 개인 공간이긴 하지만 현재로서는 목공 작업실의 목적이 가장 큰 아뜰리에 썸머. 
지금까지는 ‘건축’의 영역이었다고 하면 이제는 ‘인테리어’의 단계로 슬슬 넘어온 것 같다. 
건축 설계를 하면서 이 상상 속의 공간에서 이미 수많은 날을 살아 보고 고민을 했지만, 이제 좀 더 구체적인 관점에서의 고민이 필요한 단계랄까. 

 

(아뜰리에 썸머 1층 작업공간)

텅 빈 콘크리트 벽과 바닥을 마주하며, 목공 장비를 고민하고, 목재를 들고 나르고, 집진기나 청소기를 끌고 다니며 실제로 사용하게 될 내 모습을 반복적으로 상상해 본다. 아무리 3D로 만들어진 공간에서 장비들을 이리저리 배치해 봐도 실제 공간에 서서 상상해 보는 것이 현실적인 답을 얻는데 유리하다.

앞으로 여기서 시간을 보낼 생각에 설레기도 하고 한편으론 막막하기도 하네. 

 

(아뜰리에 썸머 1층 작업공간)

보통 목공방이라고 하면, 여기저기 톱밥이 날리고 거친 공구들이 투박하게 놓여있는 모습을 떠올리기 마련. 
물론 그런 모습도 나름의 멋은 있다고 생각하지만, 내가 이번에 새로 꾸리는 아뜰리에는 조금 결이 달랐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굳이 ‘목공’이라는 단어를 붙이지 않아도, 그냥 잘 계획된 모던한 작업실. 인테리어적으로도 묵직하고 차분한, 내가 좋아하는 분위기가 흐르는 그런 공간이었으면 했다. 

어쨌든 실제로 목공을 하게 될 공간에서 내가 생각하는 그런 분위기를 만드는 데 가장 큰 걸림돌이 바로 ‘집진’일 수 있겠다. 
사실 페스툴(Festool) 집진기나 공기 정화기 같은 장비들은 이미 다 갖춰두었고, 대형 장비들에 연결할 집진 환경도 어떻게든 구성하면 그만이다. 
아마도 기능적으로는 이미 충분할 것 같은 느낌?
그런데 일반적인 목공방의 경우에 조금 마음에 걸리는 부분들이 있었는데, 바로 작업 효율들을 떨어뜨리는 복잡한 파이프 배치나, 동선을 가로막는 집진기 위치, 그리고 장비와 장비 간 이동할 때마다 귀찮게 여닫아야 하는 집진기 개폐장치들. 

전문가가 아니라 뭔가 뾰족한 방법이 바로 떠오르지는 않았지만, 건축단계부터 내 맘대로 할 수 있는 여건이 되는 마당에 기능적으로나 심미적으로 좀 괜찮은 집진 시스템을 구성할 수 있는 방법이 없을지 고민해 보기로 했다. 

 

물론 여러모로 쉽지는 않을 거 같았다. 
파이프를 단순히 연결하고 끝이 아니라, 어떻게 하면 눈에 덜 띄면서도 효율적인 집진을 할 수 있을지, 그러면서도 예쁘고 정돈된 느낌까지 줄 수 있을지 고민이 많았다. 좀 유난스럽다고 할 수도 있겠지만, 나는 이런 게 결국 작업의 퀄러티를 높이고, 재미있게 취미를 지속 가능하도록 해준다고 믿는다. 

위 사진의 천장 배관은 목공의 집진과는 별도로 강제 환기장치와 전열 교환기의 배관을 설치해둔 모습. 
일단 천정의 배관들은 물론, 배관들을 고정해둔 전산볼트까지 모두 컬러를 맞춰 도색을 해놨다. 

 

(아뜰리에 썸머 1층 작업공간 中 실제 대형 장비들이 들어갈 공간)

이런 고민을 하다가 제미나이와 머리를 맞대고 찾아낸 방법이 바로 iVAC(아이백) 시스템. 
물론 실제로 설치해서 돌려봐야 잘한 결정인지 판단이 서겠지만, 일단 이론적으로만 봤을 때, 기계적인 편리함은 기본이고, 내가 꿈꾸는 깔끔한 배관 라인과 효율적인 게이트 제어를 실현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iVAC(iVAC Dust Control System)은 미국 워싱턴주에 본사를 두고 있는 집진 제어 시스템 생산기업이다. 
목공방 등에서 사용하는 집진 시스템을 보다 효율적이고 안전하게 관리하기 위한 솔루션을 꾸준히 개발해 온 집진 한 우물만 파온 업체. 

 

구상하고 있는 아뜰리에의 집진 시스템에 대해 간단히 설명을 해보자면,

당연히도 보통의 목공방에서는 기계마다 개별 집진기를 둘 수 없기 때문에, 대용량 집진기 하나를 여러 기계에 호스로 연결해 쓴다.
당연한 구조지만, 여기서 문제가 하나 생긴다.
모든 집진구를 항상 열어두면 흡입력이 분산되어 집진 효율이 급격히 떨어지기 때문.
그래서 작업자는 실제로 사용하는 기계 외의 모든 집진 게이트를 수동으로 일일이 닫아줘야만 한다.
그래야 필요한 지점에서만 제대로 된 흡입력을 얻을 수 있으니까. 
문제는 이 ‘손으로 여닫는’ 과정이 여간 귀찮은 게 아니라는 점이다.
장비를 바꿀 때마다 게이트를 열고 닫으러 돌아다니는 일이 귀찮은 건 그렇다 치고 작업 흐름도 뚝뚝 끊어진다.

내가 선택한 iVAC(Intelligent Vacuum)은 바로 이 지점을 파고든 솔루션.
이름 그대로 ‘지능형 집진 제어’ 시스템인데, 여러 장치들을 하나의 네트워크로 묶어 이 모든 과정을 자동으로 관리해 준다.

국내에서도 대안을 찾아보지 않은 건 아니다.
물론 더 훌륭한 시스템도 없지는 않겠지만, 내가 찾아본 바로는 대부분 산업 현장급의 엄청난 규모를 다루는 장비들.
그나마 한 업체에서 제안받은 ‘공압식 오토게이트’를 적용해 볼까도 고민했었다.
하지만 공압 방식은 장치 자체로도 상당히 투박할뿐더러, 이를 구동하기 위해 큼지막한 컴프레셔까지 돌려야 해서 소음까지 따라오는 게 걸림돌이었다. 

 

source : iVACswitch

iVAC은 전기적으로, 그리고 네트워크를 통해 집진장치들을 서로 묶어주고 통합 관리할 수 있게끔 해준다. 
이들이 만드는 장비들은 단순한 제품처럼 보일 수도 있지만, 그 이면에는 목공 장비들의 전기적 특성과 공기 흐름에 대한 정밀한 공학적 이해가 녹아있다고 한다.
북미를 중심으로 꽤 많은 전문 목공방에서 iVAC을 표준처럼 사용하곤 하는데, 이 시스템이 단순한 편리함을 넘어 장비와 집진기의 부하를 분산시키고 전체 시스템의 내구성을 높여주는 안정성이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아직까지 실제로 사용해 보지 않고 설명이나 후기만 본 나로서는 사실 그 시스템의 내용은 잘 모르겠고, 다만 이 iVAC이라는 회사의 제품이 가진 ‘확장성’이 특히 마음에 들어서 선택한 것도 있다. 
처음에는 작은 규모로 시작하더라도, 나중에 장비가 늘어나거나 배관 구조를 바꾸더라도 이 시스템은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설계되어 있다. 

 

진짜 전문가가 보기엔 어쩌면 조금 딴 길로 샌 걸 수도 있고, 돌아가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겠지만, 내가 만족할 수 있는 형태의 집진 시스템을 구축하는 이 과정 자체가 사실 나에게는 아주 즐거운 창작 과정이기도 하다. 

내가 이 과정에서 고민하고 준비하고 있는 내용을 가능한 한 자세히 기록을 해보려고 한다. 
나중에 잊어버리지 않기 위한 나만의 매뉴얼이자, 혹시라도 비슷한 고민을 하는 누군가에게는 작은 도움이 될 수 있기를 바라면서. 

 

Dust Collection

1. Planning & Concept
2. iVAC System
3. Raspberry Pi Dashboard
4. Piping & Layou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