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젠가 바깥에서 일을 보고 있는데, 우체국 택배 문자가 왔다. 
평소 워낙 이것저것 많이 사는 편이라 택배 문자나 카톡은 그냥 바로 읽음 처리를 하는 편인데 보낸 사람이 래현실장님! 
아마도 내 블로그에도 몇 번은 언급되었던 적이 있었을 래현실장님은 우리 부부의 오랜 친구다. 

물론 나이야 나보다 한참 어리지만 오랜 기간 알고 지내오면서 정말 더 좋아진 사람 중 한 분. 
어떻게 부부가 모두 다 그렇게 사람이 좋은지..

사람 좋은 거는 둘째치고, 내가 알고 지낸 모든 사람들 중에 가장 감각적인 사람 베스트 3 안에 드는 분이라고 감히 평가를 해본다. 
사실 베스트 3 아니고 탑이라고 생각하지만, 또 지금 당장 기억 안 나는 누군가가 있을 수 있으니까. 

우리 부부가 일찌감치 가구와 조명을 좋아하게 된 계기가 되었던 분이기도 하고, 
집이며 제주 갤러리며, 심지어 지금 짓고 있는 판교의 아뜰리에도 실장님의 도움을 받고 있는 중. 

어쨌든 그런 실장님이 매년 이 시즌 즈음해서 손수 만든 리스(wreath)를 보내주셔서 현관 입구에 걸어놓곤 했는데, 
아 올해도 리스를 보내주셨나? 하고 (당연하게 생각하는 건 절대 아니고!) 기억은 해두고 있다가 하루 지난 오늘 상자를 열어보게 되었다.

 

와.. 너무 이쁘다.
크리스마스를 위해 따로 준비하신 일러스트인가 보다. 
일러스트에 실장님의 브랜드 ‘DaAN’의 로고가 새겨진 오렌지 리본이 둘러져 있는데 그에 맞춰 비슷한 두께의 실제 오렌지 리본이 묶여있는 패키지. 

 

엇, 리스가 아니잖아?? 

무려 나무로 만들어진 상자에 뭔가 내용물이 가득 차있다.
완전 초등학생이 크리스마스 선물상자를 열어보는 마음과 비슷했던 내 마음. 

 

금빛으로 칠해진 가느다란 나뭇가지를 비롯해서 다소곳이 담겨있는 선물들이 너무나 정성스럽고 예쁘다. 

 

양각으로 눌러 찍은 로고 봉투에 따뜻한 마음이 담긴 카드. 
슈이랑 같이 너무나 감동하며 읽었다. ㅠ_ㅠ)!

 

와.. 너무 이쁜 액자. 
내가 목공 좀 해봐서 아는데, 곡면의 액자를 연귀맞춤으로 보강 목재를 심은 저거, 손 많이 간다고! 
다른 수종으로 제작된 액자 두 개의 나뭇결도 너무너무 예쁘다. 

 

Bees Wax 라는 거 보니까 밀랍으로 만들어진 양초인가 보다. 
호박색에 툭툭 잘라낸 거 같은 자연스러운 육각기둥의 초와 두드려 만든 듯한 금속의 양초 받침대도 넣어 주셨다. 

 

멋스럽.

너무 따뜻한 선물이다. 
내용물도 너무 예쁘고 감사하지만, 하나하나 계획하고 준비한 그 마음이 너무너무 예쁘고 더 감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