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지금 다니는 목공방 선생님이 말씀하시기를, 
본드 기술이 워낙 좋아져서, 제대로만 붙이면 본드 결합 부위가 원래 원목의 조직보다 더 단단해진다고 한다. 
실제로 유튜브에서 여러 테스트 영상을 확인해 볼 수 있었는데 방향에 따라 나무가 쪼개질지언정 본드 칠한 면은 붙어있는 장면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물론 목공방에서 배운 이론과는 다르게 대각선으로 자른 연귀 맞춤에서 그냥 단순히 접착제만 붙인 연결이 가장 단단했다는 실험 결과가 확인되었다거나, 
비스킷은 정렬을 쉽게 해준다는 구조적인 이점 이외에 연결 강도를 높이는 데에는 사실상 크게 의미가 없다는 놀라운 결과도 찾아볼 수 있었지만.. 

어쨌든..

지금 배우는 목공방에서는 피스(screw) 고정을 일절 사용하지 않는다. 
대신 짜맞춤이나 비스킷(Biscuit), Festool Domino(도미노) 등을 주로 활용하는 편. 
이 방식들의 핵심은 단순히 끼워 맞추는 것이 아니라 본드가 발라지는 접촉 면적(glue surface)를 극대화하여 구조적인 강도 확보를 하는 데에 있다. 

지금 목공방에서 사용하는 본드는 ‘Titebond(타이트본드)’. 
FDA 인증의 무독성에 물 세척이 가능하고 건조시간이 빠른 엄청난 본드. 
유튜브의 영상들을 봐도 전부 이 브랜드 제품을 사용하는 걸로 봐서는 전 세계 목공인들의 표준인 것 같다. 

다만,
건조시간이 빠르다는 건 큰 장점이기도 하지만 나 같은 목공 초짜에게는 굉장한 압박으로 다가오곤 한다.
대략 접착제 도포에서 조립까지 5분 정도의 타임 어택이 시작되고, 실제로 클램프를 물리는 데까지 10분 정도로 봤을 때 일반적인 집성 같은 경우는 이제 좀 부담이 덜해졌지만 짜맞춤 등의 과정에서는 식은땀이 날 정도로 촉박한 경우가 더러 있다. 

게다가 클램프를 물리면 필연적으로 밀려나온 접착제가 줄줄 바닥으로 흐르기 마련인데, 잘 닦아내지 않으면 나중에 곤란해지는 경우도 있어서 꽤나 집중을 해야 하는 과정이다. 

 

오늘은 구입 후 내 방 한구석에 산더미처럼 쌓아둔 목공 도구들 중 Rockler의 ‘Bonding Tools(본딩 툴)’을 몇 가지 묶어서 기록해 보려 한다. 
이 도구들이 그 촉박한 과정에 조금이라도 여유를 만들어 줄 수 있을는지..

 

Rockler, Mini Glue Roller with Silicone Tray

글루 롤러의 폭이 5cm 밖에 되지 않는 작은 ‘미니’롤러와, 그에 딱 맞는 실리콘 트레이 세트. 
판재의 접착이나 기타 작업에서 넓은 면적을 덮을 필요가 없는 작업에 빠르게 접착제를 펴 바르는 데에 적합한 도구다. 

 

내식성 스틸 막대에 달린 고무 롤러 슬리브는 V자형 홈이 살짝 파여있어 균일하게 본드를 도포할 수 있게 되어있다. 
전체 길이 160mm가 조금 안되는 짧은 롤러도 귀엽지만, 그 롤러가 얹힌 자그마한 실리콘 트레이도 상당히 앙증맞다.
대략 146 x 73 x 25.4mm 사이즈 정도 되는데, 락클러 특유의 블루 컬러에 측면에는 음각으로 ROCKLER 가 새겨져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트레이에는 본드를 짜서 모아두는 깊은 부분과 얇게 펴서 롤러에 묻히도록 만들어진 미세한 경사의 낮은 부분으로 만들어져 있으며, 네 방향 모두에 롤러를 가볍게 걸쳐 둘 수 있는 홈이 파여 있다. 

 

앞면에서는 본드를 짜 넣고 펴 바르는 용도에 딱 맞춘 트레이 모양이지만,
뒷면으로 뒤집으면 롤러를 끼워서 단단히 고정할 수 있도록 딱 맞춘 홈이 되기 때문에 벽에 걸어 같이 묶어 수납할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 
오, 센스!

 

Rockler, Silicone Glue Brush & Silicone Micro Glue Brush Set

브러쉬 전체가 물로 세척하기 쉬운 실리콘으로 만들어진 글루 브러쉬들이다.
보통 일반 그림 붓으로 본드를 바르기도 하는 것 같은데, 아무래도 본드를 위해 만들어진 제품들이 아니다 보니 내구성 문제로 금방 교체를 해야 할 정도로 망가지곤 하기 때문에 거의 영구적으로 사용이 가능한 이런 제품을 사용해 보는 게 나을 것 같아 구매해 봤다. 

검은색 뭉치처럼 보이는 부분의 브러쉬 모 부분도 역시 실리콘으로 만들어져 있기 때문에 화학 용제가 없이도 간편하게 세척이 가능하다고 한다. 
완전히 마른 접착제도 쉽게 벗겨진다고 하니 기대가 되는 부분.

 

큰 녀석은 뒤쪽에 넓은 판 모양이라 장부촉이나 좁은 홈에 접착제를 발라 넣을 때 유용할 수 있겠다. 

작은 세 개 세트 제품은 조금 더 정밀하고 작은 작업물을 만들 때 활용할 수 있을 것 같아서 구입해 봤다. 
어두운색이라 사진에 브러쉬 모양이 잘 보이지 않지만 가는 팁 브러쉬, 각진 끌형 브러쉬, 테이퍼 형 플랫 브러쉬, 그렇게 세 개 세트로 구성되어 있다. 

 

Rockler, Silicone Project Mat XL (23″ x 30″)

역시나 락클러 특유의 푸른색으로 만들어진 실리콘 재질의 프로젝트 매트. 
접착제가 위에서 굳어도 쉽게 떼어낼 수 있고 약 597mm x 768mm 의 널찍한 크기라 위에서 본딩 작업을 하기에 아주 넉넉한 사이즈의 매트이다. 

 

내열성도 상당히 뛰어나고 세척도 편한데, 사용하지 않을 때는 돌돌 말아서 보관도 가능하기 때문에 여러 가지로 활용하기 좋을 것 같다.

 

Rockler, Glue Bottle Silicone Applicator Tips for Festool Domino Joinery System

페스툴의 도미노 연결 방식을 위한 접착제 도포 팁 되겠다. 
원래 사용하던 Titebond 본드와도 규격이 딱 맞아서 뚜껑만 바꿔끼우면 바로 도미노 전용 팁으로 전환할 수 있겠다. 

 

도미노 규격에 맞춰 4/5mm – 6mm – 8mm – 10mm 네 종류의 팁으로 제작되었고, 팁에는 구멍이 있어 장부 구멍의 안쪽 모든 면에 접착제를 직접 도포할 수 있도록 만들어져 있다. 

 

Rockler, 16oz Glue Bottle with Standard Spout

어차피 매번 사용하는 도미노 규격을 주로 사용할 것 같기는 하지만 일단 락클러의 본드 네 통을 사봤다. 
각각에 Titebond를 옮겨 담아놓고 아예 도미노용 접착제 도포 팁 각각을 끼워놔서 그때그때 뚜껑 바꿔 끼울 필요 없이 당장 필요한 걸 꺼내서 쓰면 되지 않을까.. 해서. 

 

HDPE 재질의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진 접착제 통. 
빨간색 뚜껑으로 덮인 노즐이 달렸는데 노줄은 원하는 도포량에 따라 잘라서 사용하면 된다고 한다. 
기본 Titebond는 뚜껑을 위아래로 올리고 내릴 수 있어서 더 간편한데.. 이 뚜껑을 쓸 필요가 있으려나.. 

 

도미노용 접착제 도포 팁을 끼워보았는데 뭔가 완성된 느낌이 들어 마음이 편안하다. 
사진에는 잘 보이지 않지만 투명한 플라스틱 뚜껑에 끼워져 있는 금속 도구는 도포 팁 앞쪽의 홈을 청소하는 청소도구. 

 

너무 사소한 것까지 준비하나?

어쨌든 도미노를 이용한 조립과정에서는 확실히 시간은 줄어들 것 같고.나름 본드 낭비도 줄여준다고 하니 기대해 볼 만하겠다.

 

내가 지금 배우는 목공은 ‘면과 면을 어떻게 가장 완벽하게 붙이는가’의 싸움일 수도 있는데, 짜맞춤이나 비스킷, 도미노 등을 통해 접착제가 도포되는 면적을 넓히고 여기에서 소개한 도구들을 이용해 최대한 시간 확보를 한 후 각종 클램핑 도구를 적절히 활용해 고정하는 것이 핵심. 

나중에 뭘 만들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준비는 하는 데까지 최선을 다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