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사 현장을 기록한 이전 포스팅(링크)의 그 건축물은 공정이 대략 7-80 퍼센트 정도 진행된 것 같고, 조만간 공사가 완료되면 건물의 일부에서 개인 목적을 위한 목공을 본격적으로 해볼 예정이라 슬슬 관련한 장비들을 사 모으는 중. 

큼지막한 목공 장비들은 실내 공사가 한창 진행 중인 지금 구입해 봐야 놓을 데도 없기 때문에 차치하고, 소소한 도구들부터 하나하나 알아보며 국내외 목공 전문 사이트들에서 구입을 하는 중인데, 그러다 보니 요즘 우리 집 현관 앞에는 뜯지 않은 택배 박스가 가득하다. 

 

source : festool

목공을 해야겠다 마음먹은 후부터 늘 마음 한구석을 차지하고 있던 브랜드가 있다.
바로 Festool(페스툴).

워낙 고가의 장비로 소문이 자자해 그저 관심만 두고 있었는데 실제로 목공방을 다니며 수업을 듣고, 실제로 목공에 대해서 조금씩 아는 게 많아질수록 그 관심은 더욱 커져만 갔다. 
짓고 있는 작업실의 실내 공간이 막상 그리 넉넉하지는 않아서 아마도 결국에는 비교적 미니멀한 페스툴 장비로 웬만하면 다 맞출 생각인데, 일단 몇몇 제품은 궁금해서 미리 주문도 해본 상태. 

 

source : festool

본격적인 제품 이야기 전에 이 브랜드에 대해서 짧게 기록해 두자면,
Festool(페스툴)은 1925년 Gottlieb Stoll(고틀리프 슈톨)과 Albert Fezer(알베르트 페저)가 독일에서 설립한 프리미엄 전동공구 기업이다. 
처음에는 Fezer & Stoll(페저 앤 슈톨)로 시작했다가 중간에 Festo(페스토)로, 그리고 나서는 지금의 Festool(페스툴)이 되었다고 한다.

내가 다 아는 건 아니지만 풍문에 의하면 목공 씬에서 페스툴의 입지는 그야말로 독보적이다. 단순히 ‘비싼 공구’를 넘어서 작업의 정밀도와 훌륭한 집진 성능을 통해 사용자의 건강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철학이 담겨 있다. 특히 페스툴이 정착시킨 ‘시스템 목공’이라는 개념은 공구 간의 완벽한 호환성을 제공해 마치 애플의 생태계처럼 한 번 발을 들이면 탈출하기가 어렵다고..

 

가장 먼저 구입한 페스툴 장비는 라우터, Festool, OF 1400 EBQ-Plus (576214) 라는 제품이다.

그럼 ‘라우터(Router)’란 무엇인가. 
라우터는 목공의 꽃이라고도 불릴 만큼 굉장히 쓰임이 많은 장비라는데 나는 아직 초보라 사용해 보지 못했다. 
비슷한 방식의 ‘엣지 트리머(Edge Trimmer)’는 꽤 자주 사용하는 편이지만 어쩌다 보니 라우터는 아직이다. 

기본적으로는 트리머의 기능처럼 나무의 가장자리를 예쁘게 깎아내거나, 홈을 파고, 구멍을 뚫는 등 나무에 ‘모양’을 내는 일은 전부 라우터의 몫이 된다. 
목공 관련 유튜브나 인스타그램을 정말 많이 보고 있는데, 하나같이 라우터를 사용하길래 나도 너무 사용해 보고 싶어 구입하게 되었다. 
어떤 유튜브 영상을 보면 홀쏘 등의 전문적으로 구멍을 뚫는 도구와 비교해 봐도 결과물의 퀄러티가 라우터 쪽이 훨씬 깔끔하게 나오는 경우가 많은데, 고속으로 회전하는 비트를 이용해 나무를 깎아내는 방식이라 강력한 파워와 함께 정밀한 컨트롤이 동시에 요구되는 기기이기도 하다. 

 

나중에 다시 언급을 할 것 같지만 간단하게 기록을 하자면, 
DOMINO 시스템, MFT 테이블 시스템과 함께 페스툴 만의 독자적인 표준 제품군 중 하나인 시스테이너(Systainer) 박스. 
단순한 공구 박스가 아니라, 운반-보관-작업 흐름을 하나로 묶는 페스툴의 표준 규격 모듈형 수납 시스템 되겠다. 

내가 구입한 OF 1400 EBQ-Plus 제품은 시스테이너 SYS3 M 337에 들어가 있다. 
396 x 296 x 337mm 로 꽤나 큼지막한데, 제품명을 보면 알겠지만 SYS3 M 337의 마지막 숫자 세 개는 시스테이너의 높이. 

 

현재 페스툴에서 판매하고 있는 라우터는 크게 세 가지. 
OF 1010 / OF 1400 / OF 2200
얼핏 봐도 알 수 있듯 숫자가 큰 게 비싸고 좋은 거 맞다. 

웬만하면 가장 좋은 제품을 사겠지만 그냥 비싸다고 무조건 좋은 건 아닌 게, 2200은 손잡이가 양쪽에 달려 양손으로 컨트롤을 해야 하는 묵직한 녀석. 
페스툴의 라우터 라인업 중 가장 밸런스가 좋기로 유명하기에 선택을 하게 되었다. 

 

큼지막한 시스테이너 안에다 뭔가 굉장히 잔뜩 넣어주셨네. 

OF 1400 본체
평행 사이드 펜스 (SA-OF 1400)
클램핑 콜렛 #1 (SZ-D 8,0/OF 1400/2000/2200)
클램핑 콜렛 #2 (SZ-D 12,0/OF 1400/2000/2200)
카피링 (KR-D 30,0/OF 1400)
칩 디플렉터 (KSF-OF 1400)
집진 후드
카피 링 (KR-D 30,0/OF 1400)
플러그잇 케이블 (H05 RN-F-4)
오픈 엔드 스패너 (SW 24)
확장 로드 x 2
설명서

 

와.. 꽤나 묵직하다. 
제품 자체만의 무게가 4.6kg이나 된다. 
대충 이걸로 트리밍까지 해야겠다 생각을 했었는데, 역시 엣지 트리머도 별도로 구입해야겠네. 

 

고정하고 있던 스펀지를 빼내고 들어 보니 확실히 묵직하지만 손에 착 감기는 든든함이 있다. 
OF 2200처럼 양쪽으로 길쭉한 손잡이가 달리지는 않았지만 힘이 필요할 때는 양손으로 잡을 수 있도록 가이드 손잡이가 있어서 더 착 감기는 것 같다. 
너무 무거우면 다루기 힘들고, 또 너무 가벼우면 안정감이 떨어지는데 이 녀석은 1,400W의 강한 출력과 더불어 무게 중심이 아주 적절하게 잡혀 있는 느낌. 
0.1mm 단위로 깊이를 조절할 수 있는 미세 조절 다이얼은 정밀 작업을 원하는 나에게는 꼭 필요한 기능일 수 있겠다. 

 

깊이 스토퍼. 
스크류 드라이버를 사용해서 고정 스토퍼의 개별 높이를 조절할 수도 있다고. 

 

뭐니 뭐니 해도 페스툴은 집진 성능이 최고. 
라우터나 트리머 작업은 톱밥이 정말 사방팔방으로 날리게 되는데, 전용 집진 후드를 장착하고 전용 집진기를 연결하면 라우터 전원을 켜는 순간 동시에 집진기도 켜지면서 획기적으로 가루 먼지를 줄일 수 있게 된다. 

 

평행 사이드펜스에 로드와 집진 후드를 끼운 모습. 
본체의 튜닝 노브를 이용해 평행 사이드 서포트 로드를 고정하면 부재의 측면에 사이드 펜스를 밀착해 간단히 원하는 간격으로 작업을 할 수 있다. 

 

플러그잇 케이블을 이용해 다른 공구로의 전환도 간단하게 가능하다. 

평소 많이 보는 유튜버들의 영상을 보면 라우터 테이블을 통해 상단에서 테이블 가공을 하던데, 
일단 직접 들고 최대한 사용을 해보다가 테이블은 나중에 필요하다 싶으면 생각해 봐야겠다. 
예전에는 페스툴에서 정식 제품으로 라우터 테이블을 판매했던 것 같은데 단종이 되었나 보다. 
찾으면 뭔가 방법이 있겠지. 

어쨌든 일단은 시스테이너 박스에 다시 고이 넣어두긴 했는데 벌써 괜히 배가 부른 느낌. 
조만간 꺼내서 뭐라도 한 번 깎아 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