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운지 얼마 되지 않아 아직 어디다 막 자랑할 만한 솜씨는 아니지만 일단 기록은 해두려고 포스팅을 작성한다.
이번 목공 작업의 결과물은 사실 작년에 완성을 했었어야 할 작업물인데, 연말연시와 겹쳐 수업을 살짝 건너뛰기도 하고, 동시에 작은 아이템을 함께 진행하기도 했고.. 그리고 좀 느긋하게 작업을 하기도 해서 완성이 많이 늦어지게 되었다.
어차피 이 목공이라는 취미를 시작하면서 그 과정에서 뭔가 급히 결과를 만들어 낼 생각도 없었고, 느긋하게 기초부터 천천히 배워가고 싶었던 마음이 컸기 때문에 이 정도의 작업 속도가 딱 적당한 것 같다.

이번 작업물의 이름은 VA26-01 ‘Storage Tray Unit’.
작년 11월 포스팅(링크)에 이미 한 번 언급이 된 이름이다.
원래는 VA25-04로 네이밍 되었을 작업물인데 늦어져서 26년의 첫 번째 넘버를 부여받게 되었다.
기본적으로는 ㄷ자 형태의 좁은 협탁 형태.
목공방에서 선생님이 ‘다리가 껑충하게 위로 올라와 있으니 다리 아래쪽에다가 잡아주는 에이프런을 넣는 게 어떻겠냐’고 하셨지만, 나는 초안 그대로 밀고 나가 완성하게 되었다.

3D로 모델링을 한 후 실제 제작에 들어가기 앞서 선생님과 구조에 대한 상의를 먼저 하곤 하는데,
양쪽에서 길게 내려오는 다리 판재와 가운데 몸통 부분의 앞-뒤면 판재가 수축-팽창 방향이 어긋나있는 구조라서 가능한 선에서 몸통 자체의 높이를 줄이게 되었다. 원목 가구들은 아무래도 여러 겹의 베니어를 교차해서 적층한 일반적인 합판 자재에 비해서 수축-팽창률이 높아 기본적인 방향을 맞춰주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다.

또 한 가지 재미있는 포인트.
자재 창고에서 원목 자재를 꺼내와서 제대로 대패질을 할 때까지 무늬를 완전히 예측하기 어렵다는 점.
같은 월넛임에도 제재목 상태일 때 굉장히 어둡고 칙칙한 톤이었던 애를 대패질하고 나니 엄청 밝은 오크톤처럼 보이는 부분이 많다든지, 대패질하다 보니 썩어 있거나 굵직한 옹이가 숨어있다든지.. 흡사 가차폰을 뽑는 느낌도 들 정도.
다행히도 이번에 내가 고른 월넛은 굉장히 컬러와 무늬가 고르고 멋진 편.


큰 구조는 ㄷ자 형태의 좁은 협탁이지만, 작업물 이름인 VA26-01 ‘Storage Tray Unit’ 에서 알 수 있듯, 상부에 얇은 트레이가 위치하고 그 아래에 얕은 수납공간이 자리하고 있는 수납형 협탁이다.
사용방법에 대한 확실한 고민이 있었던 작업물로, 미디어룸의 기존 테이블 옆에 위치해 평소에는 각종 리모컨 등을 내부에 수납해 지저분한 것들을 감추고, 스포츠 경기나 영화, 드라마 등을 보면서 간식을 먹을 때는 위쪽 트레이를 활용해 음료나 과자를 받치는 쟁반으로 활용을 하도록 만들어진 소형 가구다.

트레이는 작은 네오디뮴 자석 네 개로 고정이 되어 반듯하게 정렬이 되면서도 손쉽게 협탁 상부로 떼어지거나 붙게 된다.

내가 미디어룸에서 테이블로 사용하고 있는 Louis Vuitton, Malle Courrier Lozine 110 MNG Eclipse 트렁크와 완전히 높이를 맞춰놓은 모습.

가구에 2차 오일링을 한 지 얼마 되지 않아 건조가 좀 필요한 상태이지만 일단 다 집어넣어 보았다.
늘 테이블 위에 흩어져 있던 리모컨들, 그리고 립밤, 볼펜 등을 모두 때려 넣었더니 너무너무 깨끗해진 모습.
활용도 면에서는 굉장히 만족스럽게 사용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일단 디자인 면에서는 아쉬움이 많다.
조금 더 공력이 쌓이고 내 작업실에서 뭔가를 만들 수 있는 상황이 되면 월넛+블랙의 조합으로 다시 만들어 볼 만한 아이템인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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