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번 Stalwart Crafts (링크) 포스팅을 하며 잠깐 관련해서 이야기를 늘어놓았지만 더울 때 목공을 배우기 시작해 이제 대략 90일 정도 되었다. 
목공방에서도 ‘초급’딱지를 떼고 중급 레슨으로 넘어가게 되었는데 이제 제법 수압(手壓) 대패, 자동대패, 테이블 쏘(table saw), 밴드쏘(bandsaw), 라우터(router), 샌더(sander), 도미노 조이너(DOMINO joiner) 등의 사용에 익숙해졌다.
아직은 본드 칠이나 오일링에는 버벅임이 있는 것 같지만 이것도 점점 나아지겠지. 

 

 

지금까지 만든 작업물들에 대해서 나름의 네이밍 룰을 만들었다. 
어디다가 내다 팔려고 만든 것도 아니고 그냥 언제까지나 취미의 영역이겠지만 목공은 앞으로도 꾸준히 하게 될 취미로 생각하고 있기 때문에 기본적인 구분과 기록은 필요하다고 생각해서 조금은 쑥스럽지만 이름만은 멋들어지게 정해볼 예정이다. 

VA25-01 – “First Board
VA25-02 – “Mini Bench
VA25-03 – “Twin Tray
VA25-04 – “Storage Tray Unit

 

Vana Atelier + 완성연도 + 넘버링 : 작업물 제목

VA25-03의 경우처럼 두 개의 제품이 세트 구성일 경우에 A, B 등을 추가해 구분할 예정.

 

그것들 중에서 오늘 이 포스팅에 기록할 작업물은 두 가지인데 먼저,
VA25-03Twin Tray“.

 

이 트레이는 연귀맞춤(miter joint) 방식을 처음으로 경험해 보기 위한 과정이었다. 
연귀맞춤은 두 가지 부재의 절단면을 45도 각도로 해 서로 접합하는 방식. 
주로 액자 프레임이나 가구 테두리 등에서 많이 사용된다고. 

보통 마구리면끼리의 접착은 본드만으로는 강도가 약할 수 있어 코너 부분에 다른 목재를 얇게 끼워 넣어 강도에 대한 보강과 더불어 장식적인 효과도 주게 된다. 

 

나는 기본적으로는 월넛 원목의 컬러를 가장 좋아하기 때문에 월넛에 밝은색 나무를 끼워 넣어 포인트를 주었다. 
그리고 트레이 상단의 내측과 하단의 외측을 트리머를 이용해 크게 각을 쳐내 손으로 들고 내려놓기에 편안함을 더해봤다. 
물론 그 이외의 부분도 트리밍 작업을 하긴 했지만 거의 엣지만 살짝 날린 정도로 마무리해서 각을 최대한 살렸다.

 

작업 중에는 아직까지는 정신이 좀 없어서 과정에 대한 사진은 거의 없는 편인데 트레이 작업 중에는 그래도 손으로 톱질하기 전에 기록을 해두었다. 
목공용 본드를 이용해 연귀맞춤을 마무리해 둔 상태에서 별도의 목재를 끼워 넣고 톱과 대패를 통해 잘라내는 과정이다. 

 

월넛은 검은색과 더 찰떡으로 잘 어울린다고 생각하는 편이지만 오일을 칠해 월넛 원목이 어둡게 변하니 밝은 나무와도 꽤 잘 어울리고 멋스럽다. 
나중에 월넛에 흑단 같은 어두운 나무를 이용해서 비슷한 모양을 만들어 보고 싶어졌다. 

 

다음 작업물은 바로 VA25-02Mini Bench“.

벤치 형태인데 벤치라고 하기에는 크기가 작아 이름에 ‘Mini’가 붙었지만 목공 레슨 후 두 번째로 작업하기에는 꽤나 큰 작업물이었다. 
첫 번째 작업물이 ‘자르기’와 ‘뚫기’ 정도에서 마무리되는 단순한 도마였기 때문에, 두 번째 작업물은 선생님의 제안에 따라 ‘5개 내외의 판재로 이루어진 소형 가구’를 디자인하게 되었다. 

주변에도 늘 이야기하지만 사실 난 장기적으로 목공을 통해 ‘가구(家具)’를 만들고 싶은 생각이 없다. 
원래 난 가구를 좋아하기 때문에 가구는 훌륭한 디자이너들이 만든 멋진 가구를 사서 사용하고 싶지 직접 만들고 싶지는 않다. 
다만 특정 어떤 공간에 꼭 필요한 사이즈로 맞추고 싶은 가구라든지,  원하는 용도나 재질의 가구를 찾을 수 없을 때 소형 가구 정도는 만들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은 있고, 보통은 주로 소품 등을 만들게 되지 않을까 싶다. 

어쨌든,
이 ‘미니 벤치’는 용도가 처음부터 확실히 정해져 있었다. 
집 출입구 쪽에서 계단을 오르기 전 살짝 들어간 복도 끝에 디퓨저나 간단한 조형물을 올려두기 좋은 콘솔 개념의 가구랄까.
물론 내가 만든 이 작업물이 딱 내가 원하는 그 디자인은 아니다.
아직 내 목공 수준이 ‘5개 내외의 판자로 만드는 정도’밖에  미치지 못했기 때문에 그 안에서의 최선(?)을 찾았다고 볼 수 있겠다. 

 

집성을 통해 넓게 붙인 판재 다리 위쪽으로 길쭉한 판재 두 개를 상판으로 올리고,
그 가운데에 일정 간격을 띄워 판재를 세로로 끼워 넣어 에이프런 역할을 하게 한 단순하지만 나름의 디테일을 살린 가구. 

틈이 벌어져 있어 오일을 칠하는 데도 애를 좀 먹었고, 가운데 에이프런을 끼우느라 톱으로 자르고 끌로 깎아내 맞물리도록 끼우는 과정도 겪었다. 

 

힘들게 끼우긴 했지만 그래서인지 굉장히 구조적으로 단단하게 마무리가 되어, 성인이 위에서 밟고 뛰어도 문제없을 정도. 
다른 부분들과 달리 상판의 아래쪽은 트리머로 각을 많이 쳐낸 모습도 확인할 수 있다. 

 

원자재에서 부재를 계산해 하나하나 재단하고 대패질해 준비하는 매력도 분명히 있지만, 
모든 엣지를 트리머로 살짝씩 쳐내고 크게 각을 쳐낸 부분까지 샌딩으로 마무리하는 일련의 과정들이 가장 재미있고 만족스럽다. 

 

놓으려고 계획했던 곳에 처음 위치시켜 본 모습. 
하루에도 몇 번씩 보는 곳이지만 눈에 막 띄지는 않았으면 좋겠다 생각했는데, 딱 그 정도의 존재감이라 다행이다. 

 

결국에 그림은 조명을 받는 벽 위쪽에 설치하겠지만 일단 한 번 올려봤다. 

저기에 걸면 좋겠다 싶은 작품을 고민하다가 구입하고 꺼내둔 적도 없던 작품을 꺼내왔다. 
크기가 거의 비슷한 Friedrich Kunath 작품 두 점을 번갈아 올려보고 가족들에게 의견을 물었는데 위 사진의 작품이 2:1로 우세해 저 작품으로 결정. 

 

지금은 그림을 벽에 걸기 전 일단 위에다 대충 올려두었지만,
나중에 그림 걸고 나서 어떤 이쁜 걸 올려놓을지 고민을 좀 해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