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사무실 건축 부분을 제외하면 역시나 최대 관심사는 목공. 
사무실 건물도 꽤 많은 부분이 목공을 위한 공간으로 꾸며지고 있으니 사실 목공이 관심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다 보니 매일 날라오는 택배 대부분이 목공장비거나 목공과 관련되어 있는데, 지금 이 순간에도 해외에서 꽤나 여러 건이 날라오고 있거나 준비 중이다. 

장비병이라기엔 목공에서 도구가 차지하는 비중은 절대적이다. 
특히 수공구는 다루는 사람의 손길만큼이나 도구 자체의 완성도가 결과물을 좌우한다(고 하더라). 
그렇게 핑계거리를 깔아두고 오늘은 네 가지 장비에 대한 구입 기록을 해본다. 

 

Lie-Nielsen, 60-1/2 Low Angle Block Plane

먼저 리넬슨의 로우앵글 손대패. 
‘Lie-Nielsen Toolworks(리넬슨 툴웍스)’는 1981년 토마스 리넬슨(Thomas Lie-Nielsen)이 미국 메인 주에 설립한 브랜드다. 당시 사장되어 가던 고품질 수공구 시장을 부활시킨 주역으로 평가받는다고. ‘Stanley(스탠리)’의 ‘Bed Rock’ 디자인을 계승하고 현대적인 소재(덕타일 주철 등)를 더해, 별도의 튜닝 없이 박스에서 꺼내자마자 바로 사용할 수 있는 ‘Ready to Use’ 철학으로 유명하다. 

 

취미가 이쪽으로 치우쳐 있다 보니 요즘 목공 유튜브를 정말 많이 보는데, 대패 이야기가 나오면 어김없이 ‘Stanley(스탠리)’가 언급된다. 
내가 아는 스탠리는 철물점서 파는 노란색(잘 모르는 입장에서는 약간 DeWALT 짝퉁같은;;;) 그 공구 회사인데.. 
의외로 그 노란색 저가형 공구를 만드는 회사가 뿌리를 찾아 올라가면 수동대패 설계의 기준점이 된다는 Stanley Bed Rock을 만든 회사라고 한다?!

물론 지금은 Stanley Black & Decker로 통합된 Stanley Hand Tools 에서 생산하는 제품과는 달리 Stanley Bed Rock은 현재까지도 수집 가치가 있는 빈티지 제품으로 현재도 비싸게 거래가 된다고..

어쨌든 위에 언급했듯 그 Stanley, Bed Rock 디자인을 계승하고 설계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대표 브랜드인 리넬슨의 손대패를 구입해 봤다. 

 

내가 구입한 제품은 Block Plane. 블럭 플레인은 한 손에 쏙 들어오는 작은 크기의 손대패. 
주로 마구리면을 다듬거나 모따기(Chamfering), 세밀한 평면 작업에 쓰인다고. 
내가 목공방에서 이런 형태의 대패를 사용한 건 주로 도미노 핀을 깎아내거나 연귀맞춤을 한 후 스플라인(spline)을 삽입한 후 마감할 때 정도? 

 

칼날이 바디에 안착되는 각도가 12˚로 낮은(low angle) 제품. 
나뭇결이 거칠거나 마구리면을 깎아낼 때 저항을 줄여줘 입문자에게 추천하는 제품이라고 한다.

 

엄청 묵직해 보이는 저 바디는 연성주철로 158mm x 44.4mm 의 크기다.
날은 A2 공구강으로 날 규격은 35mm x 3.2mm (1-3/8″ x 1/8″)

대략 680-750g 정도 되는 무게로 작은 크기에 비해 실제로도 묵직하다. 

 

손잡이나 조절 다이얼, 전면 노브 등의 요소는 황동 재질로 되어있어 더 멋진 느낌. 
전면의 동그란 노브를 풀어 앞쪽 바닥의 토(toe) 부분을 이동해 날입 부분의 크기를 조절할 수 있고, 
뒤쪽에 달린 날 깊이 조정 나사를 돌리면 날의 깊이를 조절할 수 있다. 

관리를 위해서는 바닥에 왁스 칠을 해주면 좋다고 하는데.. 내가 과연 그렇게까지 관리할 수 있을까?..

 

Veritas, MK.II Deluxe Honing Guide Set

베리타스의 디럭스 호닝 가이드 세트..라는데 사실 뭐 하는 건지도 몰랐고 그냥 구매해 봤다. 
결론적으로는 베리타스라는 회사에서 만든 날물 연마 보조도구? 정도 되겠다. 

‘Veritas Tools(베리타스 툴즈)’는 캐나다의 ‘Lee Valley Tools(리 벨리 툴즈)’의 제조 부문 브랜드. 
위에서 소개한 리넬슨이 전통의 재해석이라면, 베리타스는 세간의 평가에 의하면 혁신 쪽에 가까운 것 같다. 기존에 없던 독창적인 메커니즘과 인체공학적 설계를 적극 도입한 브랜드라고 하니 현대 목수들에게는 너무나 반가울 수밖에. 

개취로는 이런 도구에서는 혁신도 좋지만 전통 쪽에 조금 더 마음이 가는 편이라 손대패를 리넬슨으로 구입하긴 했지만 베리타스 제품이 국내에서는 훨씬 선택의 폭도 넓고 가격도 괜찮았다. 

 

내가 대패나 끌의 날을 갈아서 사용할 일이 있을까.. 싶어 구입을 살짝 망설였지만, 일단은 수공구를 적극적으로 사용하게 되면 보통은 직접 날물을 연마해 쓰는 것이 보통인 것 같아 일단은 구입해 봤다. 
아무래도 숙련된 목수라면 이런 가이드 도구들이 없이도 손으로 슥슥 잘 갈아내겠지만 나 같은 초짜라면 보조적인 도구들이 꼭 필요할 것 같아서. 

MK.II Deluxe Honing Guide Set 라는 제품명에서 알 수 있듯 연마를 위한 세트 제품이라서 크게는 세 개의 도구들이 들어있는데,
가장 왼쪽의 제품이 좁은 날 전용 블레이드 캐리어(3.2mm ~ 38.1mm),
그 바로 오른쪽 위의 제품이 일반 블레이드 캐리어(12.7mm ~ 73mm),
우측 아래에 회색으로 보이는 제품이 각도 등록 지그(angle registration jig) 되겠다. 

각도 등록 지그를 블레이드 캐리어에 연결한 후 날물을 장착해 원하는 각도로 맞춘 다음, 지그를 분리하고 연마를 시작하면 된다고 하는데..
한 번도 안 해본 거라 일단 글로만 익히고 실전은 나중으로 미뤄두자.

 

어쨌든 위 사진에 보이는 롤러 베이스를 굴려 날물을 연마하게 된다고. 
아직은 알고 싶지도 않은 정보이지만,
이중각 연마라는 단계도 있는 것 같고, 롤러 자체를 캠버(camber) 롤러로 교체하면 가운데가 불룩하게 배가 부른 롤러라서 날 자체에 의도적으로 커브를 주기도 한다고 한다. 아.. 연마의 세계도 넓고 깊구나아..

 

Suehiro(末広), Cerax Combination Stone CR-4800 (1000/6000)

일본 니가타현에 위치한 숫돌 전문 제조사 ‘수에히로(末広)’의 양면 숫돌. 
대패를 사고 호닝 가이드를 샀다고 해도 숫돌이 있어야 연마를 하지. 목수나 요리사들 사이에서는 꽤나 유명한 숫돌이라고. 
이 제품 보다 훨씬 전문적으로 보이는 제품들도 많았으나 초보자 입장에서는 일단 기본 연마용 1000방, 마무리용 6000방 두 개가 하나로 합쳐진 기초템 같은 제품이라 구매해 봤다. 

 

Veritas, Double-Edge Flush Cutting Saw

마지막으로 베리타스의 양날톱. 
돌출된 장부나 스플라인 등을 잘라낼 때 부재 표면에 바짝 붙여서 자를 수 있도록 만들어진 가볍고 작은 톱이다. 
뭔가 좀 멋진 톱을 사고 싶었는데 아는 게 없어서 멋진 톱을 찾지 못했다. 
플라스틱 손잡이라니.. 뭔가 좀 실망이었지만 겉보기에 멋진 톱들은 대부분 일제 톱이었고 뭔가 용도가 달리 느껴지는데 그에 대해 아는 바가 없어 일단 브랜드만 보고 샀다. 

 

톱의 총 길이는 292mm 정도, 날의 길이는 120.7mm로 상당히 컴팩트한 사이즈. 
톱니는 1인치당 22개인데 그걸 22tpi라고 하네. tpi라는 단위는 처음 본다. 

날이 톱 바깥쪽으로 벌어지지 않고 동일 평면(Flush)으로 이루어져 작업물에 바짝 붙여서 절삭을 해도 부재에 손상이 가지 않도록 되어 있다. 
물론 그럼에도 불구하고 목공방에서 써보니 잘 못 자르면 부재를 막 파고들더라. 

잘 써봐야지.

 

대패, 호닝 가이드, 숫돌.. 거기에 톱까지. 
아 뭔가 슬슬 제대로 준비를 해가는 느낌이 드는데, 그냥 느낌만 나는 건 아니겠지?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