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내 방 이곳저곳에 자리하고 있는 잡다한 아이템에 대한 기록을 해보려고 한다.
이 포스팅에 소개할 아이템은 ‘HMM’과 ‘Fellow’ 두 개의 브랜드의 제품.
‘Fellow’는 커피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모르는 사람이 거의 없을 정도로 이미 너무나 유명한 미국의 커피용품 브랜드이고,
‘HMM’은 시크한 디자인의 커피용품과 사무용품을 제작하는 대만의 회사다.

Fellow사의 Stagg EKG 제품을 사용한 지는 이미 6-7년 이상 되었다.
갤러리에서도 집에서도 모두 커피를 내릴 때는 Stagg EKG를 사용하고 있는데 오랜 기간 사용하는 동안 불편함 없이 너무 만족하며 사용하고 있어서 구입 이후로 신제품이 몇 번 출시가 되었음에도 바꿀 이유를 찾지 못할 정도.
그러다 보니 이 포스팅에 기록할 내용은 Stagg EKG의 신제품 개봉기라던가 그런 내용이 전혀 아니네..
2-3년 전엔가 내가 사용하는 블랙 컬러의 Stagg EKG에 잘 어울릴만한 별도의 Wooden Handle Kit 판매가 되는 것을 보고 구입을 해 두었었는데 이제서야 꺼내 교체를 해보았고 그냥 그것에 대한 기록되겠다.

Wooden Handle Kit 이라고 하지만 사실 뚜껑도 교체할 수 있는 세트.
내가 Stagg EKG를 구입할 당시에는 우드 옵션들이 전혀 없었는데 지금은 워낙 유명해진데다가 전 세계적으로 사용자도 많다 보니 바디 컬러도 꽤나 다양해지고 손잡이의 재질이나 컬러 옵션도 굉장히 많다.
하지만 개인 취향으로는 언제나 올 블랙, 혹은 블랙+월넛의 조합이 최고.

먼저 기존 핸들의 움푹한 곳에 고무 재질의 마개를 조심스럽게 빼낸 다음 십자드라이버로 나사를 풀어 기존 핸들을 떼어낸다.

핸들을 떼어내면 몸통 쪽에 고정을 위한 나사 홈이 살짝 튀어나와있다.

우드 핸들을 튀어나온 부분으로 단단히 밀어서 끼워 넣은 후 육각 렌치를 이용해 동봉된 조임 나사를 돌려 고정하면 끝.
플라스틱 핸들에는 내부 공간이 깊어 고무마개를 끼워 마감을 했지만 우드 핸들은 그냥 열린 채로 마감되는데 그리 거슬리지 않는 모습.

뚜껑 파츠 교체는 훨씬 더 간단한데 그냥 시계 반대 방향으로 돌려빼고 다시 돌려서 끼우면 끝.

버튼 하나로 물을 지정한 온도까지 빠르게 올리고 그 온도를 유지해 주는 기본적인 기능은 물론이고, 브루잉 커피를 내릴 때 안정적인 핸들링을 가능하게 해주는 편안한 구조의 손잡이가 디자인적으로도 특징이 되어버린 Fellow의 Stagg EKG.
노즐도 타사 제품들에 비해 가늘고 길어서 원하는 속도와 양으로 일정하게 물을 흘려보낼 수 있기 때문에 너무너무 만족스럽다.
핸들과 뚜껑을 바꿔 느낌을 달리했으니 새것 같은 느낌으로 몇 년 더 알뜰하게 써야지.

다음은 HMM.
깔끔한 디자인의 사무용품을 보면 딱히 필요한 것도 아니면서 하나씩 사게 되는데 이 회사의 제품이 딱 그렇다.
‘HMM’ 은 ‘Human Made Method’의 약자이고
Human / The Human Touch (인간의 손길)
Made / The Balance between Artisan and Industrial Goods (장인정신과 공산품의 밸런스)
Method / Methodical Functions and Aesthetics (체계적인 기능과 미학)
브랜드명에서 강조하듯 디자인과 기능 그리고 장인정신으로 제품을 만들어 간다는 멋진 마인드의 회사다.

물론 이 제품 역시 모두 이번에 구입한 제품은 아니고 작년 말쯤?에 구입해서 지금까지 반년 이상을 사용해 온 제품들이다.
처음 발견하고 구입한 건 스탠드형 가위와 커터칼.

전부 시커먼 색이라 사진에 잘 보이지 않는데, 사실 그 시커먼 컬러 때문에 구입하게 된 것.
매트한 검은색의 사무용품이라니.. 이걸 어떻게 안 사.

컬러뿐 아니라 군더더기 없이 심플한 정 원형과 일자로 쭉 뻗은 날 부분 디자인도 너무 마음에 들고.
물론 가끔 꺼내서 사용을 해보니 가위가 매우 잘 든다는 느낌은 아니다.
하지만 책상 옆에 두고 가끔 간단한 걸 자르는 데는 전혀 지장이 없는 딱 그 정도.
잘 드는 가위를 사려면 그냥 Fiskars를 써야지..

역시나 매트한 블랙 컬러의 시크한 커터, HMM Utility Knife.
OLFA 18mm UltraSharp 블레이드를 사용해 생각보다 크기가 큰 알루미늄 재질의 커터칼.
다이얼을 돌려 칼날의 위치를 단단히 고정할 수 있는, 미니멀한 디자인에 아주 기본적인 기능을 가진 칼이다.

조금 특별한 포인트라면 칼의 뒷면에 자석으로 붙이는 자를 부착할 수 있다는 점.
자의 끝에는 무뎌진 블레이드를 자를 수 있는 홈이 달려있다.

이 제품 역시 반년 이상 실 사용을 해본 결과 특별히 대단할 게 없는 아주아주 일반적인 그냥 커터 칼이다.
자석으로 붙어있는 자는 사용해 본 적이 없지만..
뭐 그래도 멋진 디자인에 크게 불만 없는 기능이라면 뭐.. 사볼만하잖아?

구입해서 사용한 지 한참 된 아이템들을 뒤늦게 꺼내 기록하게 된 계기는 바로 이 제품 때문일지도..

Utility Knife를 세워둘 수 있게 하는 월넛 스탠드.
75도 각도로 기울어져 있는 Ø40mm 원기둥 형태의 원목 스탠드가 살짝 허전했던 커터칼에 생명력을 불어넣어 주었다.
뭔가 앞쪽에 올린 Fellow Stagg EKG의 우드 핸들 교환과 그 뜻을 같이 하는 느낌이 나길래..

뭐 그냥 이렇게 세워두게 되는 것.
뭔가 대단한 장인 정신이 깃든 것 같지는 않은데.. 뭐;; 그래도 똑떨어지는 느낌이 나쁘지는 않다.

마지막으로 기록할 제품은 HMM의 Coffee Fiber Scoop.

HMM은 커피용품도 몇 가지 만들어서 팔고 있는데 딱히 디자인이 취향은 아니라 별로 손이 가지 않았는데 마침 길쭉한 커피 스쿱을 찾던 터에 눈에 들어와 구입을 하게 되었다.
몇몇 커피 원두는 구입하면 길쭉한 종이 봉지에다가 담아주는 경우가 있어서 예쁘지만 짧은 스쿱을 사용하는 집에서 필요할 것 같았기 때문에..

포장을 뜯어보고 깜짝 놀랐다.
너무 가벼워서.
스테인리스 스틸 재질의 스탠딩 가위, 그리고 알루미늄 재질의 커터칼을 구입해서 사용했던 경험 때문인지 당연히 금속일 거라고 생각을 했나 보다.
26cm나 되는 길이도, 군더더기 없는 심플한 디자인도 마음에 들었지만 뭔가 막 서운하네..
사진으로는 그럴듯했는데.. 직접 손으로 들어보면 허접한 느낌이 가득하다.

뒤늦게 상품설명을 읽으러 사이트에 들어가 보았더니 커피 찌꺼기를 이용해 만들었단다.
재활용 소재이기 때문에 사용상 문제는 없으나 길게 사용해도 2-3년 정도 사용하면 자연적으로 색이 바래고 닳아서 흙으로 돌아가게끔 디자인되었다고…
아.. 누가 흙으로 돌아가래..
얼른 알루미늄 버전도 만들어 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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