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목공(木工)을 배우고 있다. 

아무래도 가구를 좋아하다 보니 나무를 다루는 일을 배우는 것에 관심이 많아, 막연히 언젠가는 배워보고 싶다..라고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막상 시작하는 게 쉽지 않았다. 
가장 큰 문제는 뭔가 정기적으로 약속시간을 잡고 다니는 행위 자체를 기피하는 내 게으른 성향이 첫 번째, 
그리고 나이를 먹고 나서 평생 해보지 않은 뭔가를 처음 시작한다는 것에 대한 알 수 없는 부담감? 정도가 또 다른 문제였던 것 같다. 

집의 몇몇 가구를 만들며 친해진 제작가구 회사 사장님, 그리고 기존에 취미로 목공을 배웠던 친구와 동생에게 여러 가지로 자문을 구해보았고, 
집이나 회사에서 최대한 가까운 곳에서 일단 시작을 해보라는 조언을 들었다. 
그렇게 집 주변의 목공방을 슬슬 알아보던 도중 최근 가까이 지내는 동생도 목공을 배우는 일에 관심이 있다기에 냉큼 꼬셔서 같이 목공방에 등록을 해버렸다. 

지금까지 세 번의 수업을 받았고 현재는 뭔가 가구 비슷한 걸 만들기 위해 ‘집성(集成)’을 배우는 중. 

 

첫 수업에는 수압(手壓) 대패, 자동대패, 테이블 쏘(table saw) 등 각종 목공 기계들의 기본적인 사용법을 배우며 도마를 만들어 보았고, 
두 번째 수업에는 만들고자 하는 가구를 3D로 설계하고, 자재 계산을 하고, 창고에서 자재를 골라다가 가재단을 했다. 
세 번째는 이제 본격적으로 자재들을 다듬고 집성하는 일을 하고 있는데, 세상에 쉬운 일은 하나도 없다. 
안 해보던 일이라 자칫하면 위험할 수도 있다는 점에 겁도 나고, 내가 맞게 하고 있는 건지에 대한 확신이 없다 보니 기본적으로 어리바리함을 깔고 배우는 것 같다. 

 

어쨌든 최근에 그 과정에서 목공용 본드도 사고, 오일도 사면서 목공의 기초들을 배워가는 중인데, 
그래도 갖출 건 제대로 갖추고 해야 하지 않겠나.. 하는 생각이 들어 목공용 가죽 앞치마를 구입해 보았다. 
위의 사진에 보면 나는 쿠팡에서 급히 구입한 캔버스 천의 앞치마를 하고 있지만, 앞쪽의 선생님은 가죽으로 된 멋진 앞치마를 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실력은 안돼도 일단 장비는 좋은 걸로 해야지. 

 

ChatGPT한테 물어가며 가장 좋은 가죽 앞치마를 찾던 도중 만난 가장 괜찮아 보이는 브랜드,
바로 영국 런던에 위치한 Stalwart Crafts 라는 회사.

이 브랜드의 제품들은 모두 영국과 네덜란드에서 수작업으로 제작되며 가죽 선택부터 바느질 한 땀 한 땀을 장인 정신을 가지고 대를 이어 생산하고 있다는 것. 

 

source : stalwartcrafts

앞치마를 만드는 데 이렇게 세분화해서 제품을 생산할 줄이야. 
사실 하나하나 비교해 봐도 뭐가 다른지 크게 잘 구분이 안 가지만 어쨌든 살짝살짝 형태도, 종류도 다르긴 하다.

 

내가 구입한 제품은 바로,

Stalwart Crafts, Classic Leather Blacksmith Apron – Deluxe

라는 제품.

6가지 가죽 컬러 중에서 선택이 가능하고 특별히 큰 사이즈로도 주문이 가능하며, 별도의 각인 요청도 할 수 있지만,
나는 기본 사이즈에 각인 없이 내가 좋아하는 일반 가죽 컬러(Brown)로 주문을 해봤다. 

 

이들의 설명에 따르면 자사 가죽 에이프런의 장점은 다음과 같다.

내구성 높은 초경량 가죽을 사용해 하루 종일 착용하기에 매우 편안하다.
사용하면 사용할수록 멋스럽다.
얼룩, 긁힘이 방지되어 유지관리가 용이하다. 

 

앞치마나 밴드의 측면을 보면 그냥 가죽면이 노출되어 있어 에르메스 가방 등에서 보던 옆면 마감은 아니지만 경량으로 편하게 사용하려면 이게 맞나 싶기도 하다. 
나중에 추가로 더 구매할 일이 생긴다면 각인을 넣어서 주문해 봐야지. 

 

앞치마의 안쪽 면. 
플래시 사이드를 그대로 노출한 모습. 

 

추가로 구입한 Leather Blacksmith Pouch

앞쪽에 핸드폰 등을 수납하는 얇은 포켓이 달리고 각종 도구들을 슥슥 집어넣을 수 있는 별도의 탈착형 파우치. 
뭔가 있으면 편할 것 같아서 이것도 한 번 구입해 봤다.

 

파우치 위쪽에 달린 버튼을 열고 앞치마 한쪽에 달린 밴드에 달면 끝. 
오.. 파우치 하나로 전문가 포스가 조금 더 나는 것 같기도?

 

목공을 어느 정도 배우고 나면 가죽 공예도 배우면 좋겠다 싶었는데.. 
가죽 공예는 왠지 자신이 없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