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공에서의 ‘클램프(Clamp)는’ 부재를 고정하는 역할을 하는 도구.
지난번 Festool, Essential Clamping Tools(링크)라는 포스팅에서 이미 클램핑 툴에 대한 이야기를 늘어놨지만 막상 클램프에 대해서는 짚고 넘어가지 않았던 것 같아서 뒤늦게 여기에다가 기록해 본다.
목공을 하는 데 있어서는 정말 여러 방면에서 늘 달고 산다고 할 정도로 빈번하게 사용되는 도구가 바로 클램프이지만, 막상 나 역시 목공 시작 전에는 클램프라는 도구를 잡아 본 적이 없을 정도로 일상생활에서는 만나기 힘든 도구다.
그러고 보면 ‘부재(部材)’라는 말도 목공 이외에서는 별로 사용해 본 적이 없구나.
어차피 공부하는 내용을 기록하는 의미가 가장 큰 포스팅이니 이것부터 일단 차근차근 기록해 보자.
목공에서 어떤 완성물을 향해 가는 과정에서는 목재, 재료라는 한정된 단어보다는 ‘부(部)분’과 ‘부(部)분’을 구성하는 ‘재(材)료’의 의미로 ‘부재’라는 표현을 많이 사용한다.
그 부재를 자르고 켤 때, 대패질, 끌질, 톱질 등의 수작업을 할 때, 넓은 판재를 집성할 때, 그리고 모든 부재가 완성되면 조립을 할 때 등등..
정말 다양한 상황에서 클램프로 부재를 단단히 고정하게 된다.
하지만 목공에서 클램프는 단순히 조이는 수단 그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본딩에서 압력을 가해 완벽히 밀착시킨다든지, 바닥에서 일정 높이로 부재를 띄운다든지, 심지어는 부재가 아닌 레일이나 지그 등을 직접 잡아 고정하는 경우도 허다하다.
어떻게 보면 작업자의 두 개의 손이 못하는 일을 도와주는 또 다른 손들.. 이라고 할 수 있겠다.
그것도 아주아주 힘이 세고 그 힘을 계속 유지할 수 있을 정도로 단단한 손.

Bessey, REVO KRE 60
‘Bessey(베세이)’ 라는 회사는 1889년 독일 슈튜트가르트(Stuttgart)에서 설립되어 지금까지 130년 넘게 명맥을 이어온 유서 깊은 브랜드.
위에서 언급했듯 ‘클램프’라는 도구가 워낙 목공에서 빈번하게 사용되는 도구이다 보니 품질 좋은 클램프를 생산하는 회사들이 꽤 여럿 존재하기 때문에 고민이 좀 많았다.
사실 페스툴의 클램프들은 페스툴에 대한 의리로 조금만 사본 거고, 결국 클램프 전문 브랜드 하나를 골라 세트 구성을 해야 했었는데, 마지막까지 고민하게 했던 브랜드는 독일의 Bessey(베세이), 미국의 Pony Jorgensen(포니 조르겐슨) 그리고 IRWIN(어윈).
목공의 최강자 미국의 포니 조르겐슨의 클래식한 오렌지 컬러의 감성이냐, 아니면 퀵 그립(Quick-Grip)으로 유명한 실용적인 브랜드 어윈이냐..에서 상당히 갈등을 했지만 결국은 독일의 베세이로 낙점.
베세이는 처음 강철 인발(Steel Drawing/鋼鉄引抜) 공장에서 시작했다. 상온에서 강철을 잡아당겨 조직을 치밀하게 만드는 인발 기술력이 훌륭해 지금의 클램프에도 그 기술이 고스란히 적용되어 있다고 한다. 베세이의 레일은 쉽게 휘지 않고 조임 장치가 밀리지 않는 압도적인 강성과 정밀도를 자랑한다고.

베세이의 대표적 모델인 REVO KRE 60.
평행 클램프(Parallel Clamp)인 이 모델은 조임 면이 평행을 유지해 집성이나 가구 몸체 조립 시 부재의 뒤틀림을 완벽히 잡아준다.
실제로 들어보면 무게가 상당한데 이 묵직함이 주는 신뢰감이 확실하다.
나는 큰 가구를 만들 일이 적을 것 같아서 60짜리 두 개만 구입을 해봤다.

레일 끝 쪽의 플라스틱 부품과 머리 부분의 검은색 플라스틱 부분이 세워두면 바닥과 평을 유지하기 때문에, 유튜브 영상을 보면 보통 저기에 부재들을 여럿 올려두고 예쁜 패턴을 넣은 엔드 그레인 도마 등을 만들더라.
나도 언젠가는 해보고 싶은 작업 중 하나.

원래는 빨간색인 BESSEY 로고인데, 유독 이 제품에만 붉은색+검은색 조합의 클램프 위에 밝은색으로 들어가 있어 뭔가 더 클래식한 느낌을 준다.

Bessey, EZ360-15
비교적 최근에 출시한 제품인 것으로 보이는 EZ360은 핸들이 360도 회전하는 원핸드 클램프다.
유튜브 영상들을 보니 실제 사용해 본 사람들이 칭찬을 아끼지 않길래 메인 클램프를 이 시리즈로 결정했다.
여러 방면에서 검색을 해 보았을 때 대부분의 사용자가 입이 마르도록 칭찬을 하고 있기는 했지만 기능적으로 살짝 아쉬운 부분이 있었는데,
원핸드 클램프들 중에서 IRWIN Quick-Grip XP 제품 같은 경우는 약 2,700N의 압착력을 자랑하는데 비해,
내가 구입한 이 EZ360 시리즈는 약 1,400N 정도로 살짝 부족한 압력 수치를 나타낸다.
하지만 내가 엄청나게 헤비한 작업을 하지도 않을뿐더러 그런 상황을 맞닥뜨리게 되면 앞서 소개한 KRE 시리즈를 쓰면 되니까. 뭐..


일단 고정할 수 있는 면이 넓게 잘 빠져있는 것도 굉장한 장점.
내 눈에만 그렇게 보이는 걸까?
무슨 악어나 도마뱀 캐릭터처럼 생긴 이 EZ360은 사진에서 보이듯 손잡이가 360도 회전이 되기 때문에 어떤 각도에서도 쉽게 압력을 주어 고정할 수 있고, 책장이나 작은 상자 등의 안쪽에서 뭔가를 조인다든지 할 때도 손잡이 부분까지 다 들어가지 않아도 고정을 시도할 수 있는 확실한 장점이 있다.
뿐만 아니라 좁은 구멍을 통해 부재를 고정해야 할 때도 머리만 들어가면 되므로 훨씬 더 많은 클램프를 이용해 밀도 있는 고정을 할 수 있겠다.

일단 그냥 육안상으로도 REVO KRE 제품에 비해 확실히 신상 느낌이 나는 외관.
이 360도 손잡이는 압력 고정을 다 하고 나서만 돌아가는 것이 아니라 어느 방향으로 돌리더라도 늘 압력을 가할 수 있기 때문에 높은 곳에 있는 부재를 고정한다든지, 손에 쥐기 쉬운 각도로 돌려 맞춰서 힘을 줄 수 있는 점 역시 굉장한 특장점이라 할 수 있겠다.
이 정도면 뭐 약간의 압력 부족을 포기할 만한 수준 아니겠음?
그렇다고 또 엄청나게 압력이 떨어지는 것도 아니고 그냥 원핸드 클램프 표준에 가까운 압력이니 그것 역시 별로 아쉽지 않고.

Bessey, EZ360-30
300mm 짜리도 네 개.
15, 30, 45, 60을 각각 네 개씩 구비해 봤다.


Bessey, EZ360-60 / 45 / 30 / 15
목공방에서는 다다익선으로 유명한 도구가 바로 클램프이기 때문에 결국에는 엄청나게 증식할 것으로 예상된다.
유튜브 등을 보면 보통 목공을 업으로 하는 목공방의 경우 한쪽 벽면을 모두 클램프가 가득 메운 것도 심심찮게 찾아볼 수 있다.

레일 부분까지 꼼꼼하게 종이로 포장되어 있어 전부 하나씩 뜯느라 시간이 꽤 소요되었는데, 30 제품만 레일이 더 새까맣고 예쁘네.

Bessey, EZS 11-4SET
열리는 구간이 총 110mm 밖에 안되는 엄청나게 작고 귀여운 클램프.
두 개가 묶여 1세트로 판매되는 제품이다.
작은 크기만큼 클램핑 압력 강도도 200N으로 귀여운 수준이지만, 워낙에나 작은 제품이라 소형 작업 과정에서는 200N이라는 힘만 해도 꽉 잡아서 고정하는 용도로는 부족함이 없겠다.

이 사진을 보면 얼마나 크기가 작은지 감이 오려나.
얼핏 미니어처 느낌도 난다.

Bessey, GEARKLAMP GK30
기어 메커니즘이 적용된 또 다른 형태의 클램프.
지금 다니는 목공방에서는 한 번도 써본 적 없는 클램프 타입인데, 앞쪽에 부재를 물리고 레일에 달린 손잡이를 움직여 고정하도록 만들어졌다.
보통은 이런 형태면 조여지는 부분에 손잡이가 레일과 별도로 달려있는 경우가 일반적인데 이 제품만 유일하게 손잡이가 레일에 달려있다고 한다.
한 손으로 잡고 엄지손가락으로 퀵 릴리즈 버튼을 조작해 손쉽게 움직일 수 있는 것도 장점이겠다.

최대 2,000N의 클램핑 압력을 가할 수 있는 구조.
위쪽은 평평한 판 형태, 아래쪽은 움직이는 볼 타입으로 되어있어 평평한 판재가 아니더라도 안정적으로 고정할 수 있게 된다.

요 제품은 두 개만 구입해 봤다.
묵직해 보이지만 개당 0.727kg 으로 생각보다 무겁지는 않아 한 손으로 들고 퀵 릴리즈 버튼을 조작하기에 전혀 무리가 없을 정도.

Bessey, Strap Clamp (VAS-23-2K-CB)
위에 열거한 클램프들과는 성격이 살짝 다른 클램프.
이 제품 역시 사용해 본 적이 없는 제품이라 기대가 된다.
정식 명칭은 스트랩 클램프라고 하는데 ‘벨트 텐셔너’ 라고도 불리는 것 같다.
내장된 벨트를 크랭크 핸들을 감거나 풀어서 동시에 단단히 고정할 수 있는 장치되겠다.

패키지의 후면에는 저렇게 원형의 작업물을 여러 개의 벨트 클램프로 단단히 묶는 모습이 나와있지만,
내가 생각한 용도는 액자나 트레이 등의 테두리를 만들 때 대각선으로 잘라 연귀맞춤(miter joint) 방식으로 접합할 때 고정하는 용도로 사용할 생각이다.
그 작업은 실제로 지금의 목공방에서도 꽤 여러 차례 경험을 해봤고, 앞으로도 자주 접하게 될 것 같은데, 지금까지는 노끈을 이용해서 힘을 주어 당겨 감는 전통(?) 방식으로 해왔다.
뭐 그것도 나름 재미있긴 하지만, 그 용도에 맞는 제품이 나와있다면 잘 이용해 보는 것도 또 의미가 있지 않겠나.. 싶어서 구입해 봤다.

사실 내가 구입한 제품은 VAS-23-2K-CB.
베세이의 어마어마한 클램프 라인업 중에서는 밴드 클램프 종류도 여러 개다.
내가 구입한 제품의 이전 버전인 것으로 보이는 BAN700과 같은 이름으로 팔리고 있어서 구입에 주의가 필요했다.
사실 차이는 거의 없어서 뭘 사도 크게 사용상 문제 될 건 없었지만, 그래도 신제품이 뭔가 개선된 점이 있겠지.
일단 눈으로 보기에 다른 점이라면 손잡이가 BAN700은 나무로 되어있다는 점.
내가 구입한 제품은 다른 최신의 클램프들에 적용된 플라스틱 소재로 되어있다는 점.
아무래도 손에 쥐고 레버를 돌려야 하는 과정에서 미끄러짐 방지 기능이 있는 손잡이가 낫지 않을까 싶어서 신제품을 열심히 확인하고 구입했다.

손잡이는 왼손잡이나 오른손잡이 모두가 편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양쪽 어디에나 설치할 수 있다.
Vario 코너 플라스틱 부품이 네 개 들어있는데, 기울어지도록 되어있는 압력판이 달려 다양한 형태에 적용될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
Vario Corners BVE라는 제품으로 별도 구입이 가능해 5각형, 6각형 등의 모양에도 사용할 수 있겠다.
제조사에서 표시한 대응 각도는 60°–180°까지.

집에 있는 사각형 나무조각에 꾸역꾸역 끼워 넣어 보았다.
Vario 코너 부품이 부재의 코너에서 두 군데씩 단단히 잡아주어 레버를 돌리면 동시에 모서리에 압력이 가해지도록 만들어져 굉장히 유용할 것 같다.
내부 밴드는 특수하게 직조된 폴리에스터 재질이라고 하는데, 최대 7m 까지 확장된다고 한다.
일단 이렇게 여러 가지 클램프를 준비해 두었다.
페스툴의 클램프들까지 합치면 이미 40개가 넘네.. 뭔가 마음이 든든하다.
아마 추가로 뭔가를 더 산다면,
집게 형태의 스프링 클램프(Spring Clamp)를 추가하거나 레일과 평행한 레버로 압력을 가하는 DuoKlamp를 사지 않을까.
어디에 쓸지는 모르겠지만 뭔가 있어야 할 것 같은 기분이 들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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