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걸리 파티


알쓰(알콜쓰레기)인 나와 슈이는 일년에 맥주 한 잔도 마실 일이 없는 소문난 술알못인데, 놀랍게도 최근 두 번의 술자리가 집에 펼쳐졌다.

 

첫 번째는 와인 블라인드 테스트.

슈이가 유튜브에서 ‘내추럴 와인’에 대한 이야기를 보고 궁금하다고 이야기해서 마련된 블라인드 테스트 자리.
(술도 못 마시는 슈이가 왜 유튜브에서 와인 이야기를 찾아봤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가까이 사는 친구 마르가 내 주변 최고 와인 전문가라 평소 와인관련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듣기도 했는데 슈이의 이야기를 듣고 비교 시음해 보는 자리를 마련했었다. 
물론 평소 와인을 즐겨 마시는 사람에게라면 의미 없는 비교 시음일 수는 있겠으나 술알못인 우리 부부에게 이 정도로 큰 차이가 있다..를 보여주고 싶어 만든 자리였고, 물음표가 달린 커버로 와인병을 씌워 가져오는 디테일까지 챙겨 나름 재밌게 맛을 볼 수 있었던 자리였다.  

 

요즘 워낙 막걸리들을 집에서 많이들 주문해 먹길래 궁금해서 나도 몇 병을 주문해 봤고 마침 비가 추적추적 오는 날 다시 막걸리 비교시음 자리를 만들게 되었다. 

 

막걸리 주문은 어쩌다 보니 술알못인 내가 했는데 아무것도 모르는 관계로 그냥 온라인에서 인기순위를 찾아 몇 병 주문해봤다.

  1. 복순도가 손막걸리 (6.5% / 복순도가)
  2. 담은 (6.5% / 포천일동막걸리)
  3. 3rd 막걸리 (9% / 도반주조)
  4. 막쿠르트 (6% / 술담화+한국야쿠르트)

준비된 막걸리는 이렇게 총 네 종류인데, 막쿠르트는 순위와 상관없이 내가 개인적으로 궁금해서 시켜본 것.

 

일단 기본적으로 같이 마신 네 명중에 세 명이 알쓰라 알콜도수가 높은 건 배제했기 때문에 다 괜찮게 맛있게 먹을만했고.

‘복순도가 손막걸리’는 산미도 살짝 있고 마치 스파클링 막걸리라 샴페인 마시는 것 같은 느낌?
‘담은’은 투명한 잔에 따르니 우유 따른 것처럼 너무 예뻐 깜짝 놀랐는데, 보이는 것처럼 맛도 달고 부드러워서 매운 쭈꾸미와 함께 먹었더니 상당히 먹을만했다.
‘3rd 막걸리’는 병이 너무 예뻐서 기대했는데 맛은 그냥 술알못들 머리속에 들어있는 막걸리 맛.
‘막쿠르트’는 한국야쿠르트와 술담화가 같이 만들었다는데 그냥 술맛 조금 나는 야쿠르트 맛이다. 살짝 얼려먹어야 제대로라던데 그래볼걸.

 

안주는 슈이가 부친 전 4종 세트, 파전 + 부추전 + 방아전 + 미나리전.
그리고 매운 쭈꾸미 볶음과 새우튀김 그리고 두부.

 

나도 이제 비 오는 날 막걸리에 파전 부쳐먹는 그 느낌 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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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Comment

  1. 훗츄

    5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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