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포스팅 들에서 몇 번 언급했듯 오디오 장치는 오디오 전문 브랜드 제품을 이용하던 나. 
사실 뭔가 그것들에 대해 대단히 잘 알아서라기보다는 개인적인 성향상 전문적이라고 평가되는 해당 브랜드의 힘을 믿는 편이라서 그랬던 것 같다. 비단 오디오 만의 문제는 아니고 이런 성향은 내 소비습관 전체에 깃들어 있는데,

시계는 현재의 시계 기술을 있게 한 ‘Petek Philippe(파텍 필립)’이나 ‘Breguet(브레게)’를, 
각종 가죽제품은 ‘Hermes(에르메스)’를,
여행용 가방은 ‘Louis Vuitton(루이 비통)’이나 ‘Rimowa(리모와)’를,
트렌치코트는 ‘Burberry(버버리)’를 사는 등..

이런 기준을 모든 제품에 적용할 수는 없지만 가능하면 그 제품을 만드는 데 있어서 누구보다 오랜 역사와 노력을 쏟아온 브랜드의 제품을 구입해서 사용해 보려 노력하는 편이다.

최근 놀라운 기술발전과 함께 이런 내 기준 자체가 천천히 무너지고 있는데 바로 전 세계적으로 속속들이 선보이는 신기술과 편의성 때문. 
애플워치 구입 후 내 손목시계들은 와인더에서만 돌아가게 되었고, 출시마다 구매해서 사용하던 Bang & Olufsen의 여러 헤드폰, 이어폰, 스피커 들은 천천히 HomePod과 AirPods Pro 등으로 대체되어 집안 구석구석에 처박히는 신세가 되었다. 

지금 와서 가만히 생각해 보니 그 중심에는 Apple이 자리하고 있었다. 
AirPods 이전에도 여러 블루투스 헤드셋이 나와있었고, 여러 스마트 워치가 출시되었었지만 내 기준을 꺾을 만큼 매력적이지는 못했었는데 이 애플 놈들은 제품의 심미적 기준이나 마감, 그리고 편의성에서 항상 그 기준을 뛰어넘는 무언가를 들고 나온다. 
물론 완벽하다는 건 아니지만 일단 한 번 써보고 싶을 만큼의 물건을 만들어낸다. 

없던 기술을 애플이 떡하니 만들어 내는 게 아니라 있던 기술을 잘 다듬어 ‘이제야 제법 쓸만하게’ 만드는 거라
그 제품 자체가 ‘혁신’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상품성으로는 분명히 ‘혁신적인 제품’임에는 틀림없겠다.
내 주변만 해도 나를 비롯한 많은 시계 마니아들이 애플 워치로 전향(?)했고 출시 당시 콩나물 같다고 비웃음을 사던 에어팟이 이제는 길거리 젊은 사람들 귀에 다 하나씩 끼워져 있는 형국이라니..

 

지난 2020년 12월 초,
소문만 무성하던 AirPods Max가 발표되자마자 북미 애플스토어에 주문을 넣었다.
진짜 발 빠르게 주문을 넣어서 크리스마스 이전에 받는 것으로 배송일이 표시되었었는데..
아.. ㅠ _ㅠ)
배송대행지 주소로 필터링 되어 캔슬되고 말았다.
다시 어딘가에 주문을 넣으려고 보니 1월에나 받을 수 있을 것 같아 결국 일찍 경험해 보는 것은 포기하고 국내에 발매된 올해 1월 6일에 와서야 주문을 넣었고 1월 14일인 오늘 받아볼 수 있었다. 

 

가운데를 뜯어 양쪽으로 개봉되는 외부 카톤박스를 뜯어내니,
대략 24cm x 24cm 정도 크기의 정사각형 제품 패키지가 모습을 드러낸다.
애플의 패키지 퀄러티에 대해서는 뭐 두말할 필요가 있을까?

 

뒷면에는 발표 이후 무진장 욕을 먹고 있는 ‘Smart Case(스마트 케이스)’의 모습이 프린트되어 있다.

 

출시된 컬러는
Silver (실버)
Space Gray (스페이스 그레이)
Sky Blue (스카이 블루)
Pink (핑크)
Green (그린)
이렇게 5 종류.

나는 당연히도 ‘Space Gray(스페이스 그레이)’로 구입.

 

일단 애플의 공식 영상을 보자.

참고로,
애플 코리아 사이트(링크)에는 한글자막 버전의 영상이 올라와 있다.

 

제품 형태에 꼭 맞춰 제작된 튼튼한 재질의 패키지 안쪽으로 곱게 자리하고 있는 ‘AirPods Max(에어팟 맥스)’.

 

본체를 들어내면 각종 문서들 아래로 USB-C to Lightning 케이블이 들어있다. 
이제 좀 Lightning 버리고 USB-C로 통일 시키지..

 

팬들에게 마저 욕을 잔뜩 먹고 있는 건 알았지만 케이스에 특별히 관심이 없던 나는 지금 이 상태가 스마트 케이스의 본 모습인 줄 알았다.
알고 보니 얇고 빳빳한 종이(?)를 고이고이 케이스 형태로 끼워 넣어 덧대놓은 것.
이렇게까지나 꼼꼼하게 보호할 일인가.. 싶을 정도로 잘도 접고 끼워두었다.

 

드디어 모습을 드러낸 케이스와 본체.
시커먼 컬러라 그런지 별로 나쁘지 않은데? 게다가 난 별로 들고 다닐 것 같지도 않고 말이지.

 

뒤집어 보니 뭔가 하얀색이 보여 깜짝 놀랐지만,
각각의 이어컵을 보호하기 위한 커버가 또 덧대어 있었던 것.
아 진짜.. 패키지 인정.

 

으아!!! 이쁘다.
역시나 애플 제품답게 마감상태는 끝내준다.

조명에 따라 밝게도 어둡게도 보이는 미묘한 그레이 컬러도 멋스럽고.

 

헤드폰 우측 상단에 달린 ‘소음 제어’ 버튼은,
‘노이즈 캔슬링(Active Noise Cancellation)’과 ‘주변음 허용 모드(Transparency Mode)’ 간을 간단히 전환토록 해준다.

 

곡선형의 헤드밴드는 통기성이 뛰어난 ‘니트 메시(knit mesh)’로 만들어져 머리로 가해지는 무게를 분산시켜 준다.
나는 더위를 별로 타지 않는 편이라 큰 차이가 없을 것 같긴 하지만, 더위를 많이 타는 사람들에게도 굉장히 효과적일 수 있겠다.

 

스테인리스 스틸 프레임과 텔레스코핑 암, 그리고 거기서 이어지는 이어컵.
꽤 많은 헤드폰을 써보고 만져 봤지만 이건 정말 독특하다.
카메라 삼각대의 볼헤드(ball head) 같은 형태가 원하는 어느 방향으로든 자유롭게 움직이면서도 견고하게 고정이 되며 각각의 이어컵에 달린 서스펜션을 통해 적당한 탄력으로 귀에 밀착시켜주는 형태.

 

이어쿠션 역시 특수 제작된 메시 직물이 메모리폼 형태를 감싸고 있어 외부 음의 차폐는 물론 착용감도 굉장히 뛰어나다.

 

자석으로 분리/고정이 되는 이어쿠션은 안팎으로 굉장히 만듦새가 훌륭하다.
아마도 85,000원에 별도 판매를 하는 것 같은데 굳이 다른 컬러를 조합해서 사용할리는 없고 왜 파는 거지?
소모품이라고 보기는 힘들 것 같은데 오염 문제인가?
아마 애플이 아니라면 어디서라도 결국 가죽으로 출시를 할 것 같지만 안그래도 무거운 제품에 가죽 무게까지 더하는 것보다는 그냥 지금의 상태가 훨씬 사용하기 좋을 것 같다.

 

각각의 이어컵에는 10개의 오디오 코어가 달린 Apple의 H1 칩이 달려있고,
Apple이 직접 설계한 다이내믹 드라이버를 통해 폭넓은 주파수 대역의 소리를 만들어 준다. 
뿐만 아니라 내부에는 고가의 플로어 스탠딩 스피커에나 장착되는 듀얼 네오디뮴 링 마그넷 모터가 달려 각각의 음역대에서 음의 왜곡을 최소화하는 역할을 하게 된다.

그리고 더 완벽한 ‘노이즈 캔슬링(Active Noise Cancellation)’을 위해 바깥을 향한 6개의 마이크가 주변 소음을 감지하고, 
2개의 내향 마이크가 귀로 들리는 사운드를 측정하게 된다.
물론 음성통화를 위한 빔포밍 마이크는 별도로 달려있어 바람이 부는 실외에서도 깨끗한 음질로 통화할 수 있다.

 

머리에 쓰자마자 알아서 아이폰에 뜨는 화면들.
간단한 튜토리얼과 함께 몇몇 간단한 세팅을 마치고 사용준비 완료!

 

AirPods Max 최고의 히트는 바로 이것.

잠깐 사용하는 동안에도 너무나 만족스러운 사용감을 선사해 주는 ‘디지털 크라운(Digital Crown)’.
이 하나로 트랙 전환, 음량 조절, 전화 통화나 Siri 호출까지 직관적으로 컨트롤이 가능하게 된다.
B&O를 비롯한 타사 헤드폰 등에서 지원하던 터치 방식은 사실 10번 사용하면 그중 한두 번은 원하지 않는 방식으로 동작하곤 했는데 이 디지털 크라운 방식은 정말 나에겐 혁신이라고 할 수 있었다.

물론 그 외에도 자이로스코프, 가속도계 등을 통해 머리 방향을 동적으로 추적해 공간음향을 들려준다든지,
사용자가 헤드폰을 쓰고 벗는 상황을 인식해 켜고 꺼지는 등 ‘AirPods’이라는 이름에 걸맞는 편의성도 기본적으로 제공한다.

 

나야 전부 애플제품을 사용하니 특별히 불편한 건 아니지만,
라이트닝 케이블을 고수하는 점은 참 아쉽다.
언젠가 충전 케이블이 전부 통일될 수 있긴 할까?

 

Master & Dynamic의 Stand for 0.95 제품(링크)에 B&O 제품을 치워내고 AirPods Max를 얹었다.
아.. 교체도 안 되는 헤드 부분 메쉬가 눌려 고정되는 게 영 신경 쓰이는데..
아무래도 꽤나 무거운 본체 무게를 한점에 집중시키면 메쉬의 텐션이 떨어지게 될 것 같다.
그냥 바닥에 내려둬야 하나.

 

어쨌든,
길게 사용해보지는 않아서 본격적인 후기라고 하기는 뭐하지만 포장을 뜯은 이후 지금까지 연속 3-4시간 사용해본 후기.

 

음질

– 사운드가 대단하다고 여겨질 정도는 아니지만 특별히 어느 쪽으로도 치우치지 않은 밸런스 있는 소리를 들려줌.
– Sarah Brightman의 곡이나 Farinelli 의 Lascia ch’io pianga 같은 곡을 들어 보았을 때 고음역대의 보컬은 굉장히 훌륭하게 느껴졌고,
대부분의 오케스트라 곡이나 Enya의 곡들처럼 여러 소리가 겹쳐나는 경우에도 각각의 악기 사운드가 청명하게 분리되어 들림.
– 베이스가 강한 특성을 지닌 헤드폰을 주로 사용하던 사용자는 부족하다고 느낄 수도 있겠지만 개인적으로는 오히려 이쪽이 적당해 보임.

 

디자인

– 모든 부분의 재질과 마감이 훌륭해 보는 맛이 있음.
– 개인 취향이지만 출시된 모든 컬러 중 독보적으로 스페이스 그레이 컬러가 최고.
– 북미 발매 후 머리가 주먹만한 외국 모델의 착용샷만 보고 살짝 망설였는데 기우였음. 생각보다 보기 나쁘지 않음.
– 스마트 케이스는 세간의 혹평만큼 이상하지는 않음.

 

노이즈 캔슬링 / 주변음 허용 모드

– 두 가지 모드 전부 기존 사용하던 에어팟 프로에 비해 더 확실한 효과가 체감됨.
– 특히나 주변음 허용 모드는 소리의 방향이나 질 등에서 훨씬 더 사실적으로 들림.

 

편의성

– 에어팟 프로 사용 시 만족했던 기능들이 모두 들어가 있음.
– 기본적인 연결성, 착용 인식, 멀티 페어링, 기기 간 전환 등 전혀 부족함이 없음.
– 특히나 디지털 크라운을 통한 직관적인 조작이 굉장히 만족스러우며 조작감 역시 훌륭함.

 

착용감

– (처음) 살짝 무겁지만 굉장히 편안한 느낌. 훌륭한 촉감과 압력.
– (한두 시간 후) 꽤나 무게감이 느껴짐.
– (네 시간 후) 많이 무거움, 정수리 아픔.

 

애플케어를 포함하면 1,000원 빠지는 80만원인데.. 그 값을 하는지는 모르겠지만 가성비를 따지는 편이 아니라면 사볼만 함.
100g 정도만 가벼웠어도 정말 만세를 불렀을 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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