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udie, 영화와 그림 이야기 (스포, 스크롤 주의)

2016년에 개봉한 이 영화는 캐나다 ‘Nova Scotia(노바스코샤)’주의 작은 마을 ‘Marshalltown(마샬타운)’을 배경으로 한,
한명의 여성이자 예술가인 ‘Maud Lewis(모드 루이스)’의 전기 영화이다. 
아일랜드 출신 감독인 ‘Aisling Walsh(아이슬링 월시)’는 이 작품으로 ‘Irish Film and Television Awards’와 ‘Canadian Screen Awards’에서 ‘Best Director(최고 감독상)’을 수상했을 뿐 아니라 작품 자체로도 여러 영화제를 통해 작품상을 비롯 다양한 수상의 영광을 안게 되었다. 

국내에서도 2017년 ‘내 사랑’ 이라는 제목으로 개봉하여 20만 명의 관객을 동원해 꽤 흥행을 거두었었다고 한다. 
‘Maudie(모디)’ 라는 멀쩡한 제목이 있음에도 왜 ‘내 사랑’ 이라는 어이없는 신파 느낌의 제목으로 개봉을 했을까? 생각했는데 아마도 미국 개봉 당시의 제목이 ‘My Love’ 였던 것 같고 그대로 번역한 것이 아닌가 싶다. 
그 어떤 영화보다 진지하게 사랑에 대해 이야기하는 영화는 맞지만, 영화를 본 사람이라면 원제인 ‘Maudie’만큼 이 영화를 잘 표현하는 제목은 없다는 생각에 공감할 것이라 생각된다. 

위에서 이야기 한 것처럼 ‘전기 영화(biographical film, 傳記映畵)’인 만큼 오랜 준비 기간 끝에 실화를 기반으로 여러 가지 고증을 거친 후 만들어졌으나 실제 촬영 장소는 ‘Nova Scotia(노바 스코샤)’가 아닌 캐나다 동쪽 끝의 ‘St. John’s, Newfoundland and Labrador’나 아일랜드에서 주로 촬영되었다고 한다. 

주인공인 ‘Maud(모드)’ 역할은 영국의 배우 ‘Sally Hawkins(샐리 호킨스)’가,
남자 주인공인 ‘Everett(에버렛)’ 역할은 ‘Ethan Hawke(에단 호크)’가 맡았다. 

 

큰 기대 없이 보았다가 마음이 정말 따뜻해졌던 이 영화는
한 예술가의 전기 영화이기 앞서 외로운 사람들의 사랑의 이야기이다. 
소박하지만 아름다운 캐나다의 추운 시골마을,
그녀의 그림처럼 따뜻한 색이 덧대어지며 천천히 열려가는 외로운 사람들의 마음에 대한 이야기.

 

이 포스팅은 다음과 같은 순서로 작성해 보았다.

영화 소개
공식 트레일러
줄거리
영화에 관한 생각
모드 루이스 실제 작품

 

아직 이 영화를 보지 않았다면 넷플릭스에도 올라와 있으니 꼭 보시길!
(이하 스포일러)

영화 ‘Maudie’의 공식 트레일러.

 


영화의 간단한 줄거리

 

선천적으로 몸이 불편한 주인공 ‘모드(Maud)’는 숙모인 ‘아이다(Ida)’의 집에 함께 살고 있다. 
오빠와 숙모 모두에게 그저 어쩔 수 없이 떠맡아야 할 짐으로 여겨지며 살던 중 숙모와의 트러블로 집을 떠나기로 결심한다.

 

동네 식료품점에 들렀다가 우연히 생선 장수 ‘에버렛(Everett)’이 가정부를 구하는 이야기를 듣고는
글을 모르는 에버렛이 가게 주인에게 부탁해 가게 내부 지역 광고판에 붙였던 광고를 몰래 뜯어 에버렛의 집으로 찾아간다. 

 

 

그렇게 집을 청소하고 음식을 준비하는 등 에버렛의 집에서 머물며 허드렛일을 하게 되는 모드는 낡은 집 구석구석에 그림을 그리기 시작한다. 

 

생선 구입 문제로 에버렛의 집에 방문한 샌드라(Sandra)는 우연히 모드의 그림들을 보게 되어 큰 관심을 갖게 되었으며 추가로 그림을 구입하고, 더 많은 그림들을 주문하게 된다. 

 

외로웠지만 늘 혼자인 게 당연했고 그저 무뚝뚝하기만한 에버렛은 부족해 보이지만 순수한 모드에게 차츰 마음을 열게 되고 둘은 결혼을 해 서로를 보듬어주기 시작한다. 모드는 예전에 아기를 낳았었지만 기형이 심해 출산 후 사망했었음을 고백한다.

 

샌드라 덕분인지 모드의 그림들은 신문이나 매스컴에 노출이 되며 유명세를 치르기 시작했고 미국 부통령인 리처드 닉슨(Richard Nixon)이 작품 구매를 하게 되어 더 많은 세간의 관심을 끌게 된다.

 

나이를 먹어 쇠약해진 숙모는 방송에 출연한 모드를 보고 죽기 전에 그녀를 꼭 한 번 보고 싶어 한다.

“끝내 행복을 찾은 건 우리 집안에 너뿐이구나”
“You’re the only one in our family who ended up happy.”

시간이 갈수록 변해가는 것은 그녀가 아니라 주변이었다.
어느새 모드 없이는 살아갈 수 없게 된 에버렛뿐 아니라 그녀에게 모질었던 숙모 역시 자신의 과거를 후회하며 모드를 인정하게 된다.

숙모를 만나 예전에 모드가 낳았던 아기가 죽지 않았고 입양되었다는 사실을 전해 듣고 충격을 받고 방황했으나 에버렛은 그런 모드를 보듬어 주기에 많이 서툴어 모드에게 큰 상처를 주게 되고 그녀는 샌드라를 찾아가 의지한다.

 

 

자신도 모르게 모드에게 많은 의지를 하게 된 걸 깨달은 에버렛은 모드를 찾아와 사랑을 확인한다. 
그 후 에버렛은 모드를 데리고 가 성장한 그녀의 딸을 먼발치에서 볼 수 있도록 해준다.

 

건강이 좋지 않은 모드는 에버렛의 도움 속에서 계속 자신이 좋아하는 그림 작업을 하게 되지만 곧 건강이 많이 악화되어 병원에 입원하게 되고 얼마 남지 않은 그녀의 곁을 지키던 에버렛은 이미 자신의 일부가 된 그녀의 소중함에 스스로를 자책한다.

“내가 왜 당신을 부족하다고 생각했었을까?”
“How I ever thought you weren’t perfect? Huh?”

“난 사랑받았어, 난 사랑받았어, 에버렛.“
“I was loved, I was loved, Ev.”

그렇게 에버렛 곁에서 모드는 행복하게 숨을 거둔다.

 


영화에 관한 생각

 

영화는 처음부터 많이 불편했다.

그녀가 불편한 몸을 이끌고 홀로 먼 거리를 걸어가는 장면들이 계속되었고, 대인관계가 서툴어 불편하기만한 둘의 관계 때문인지 작디작은 에버렛의 집은 숨 막힐 것 같이 작은 공간처럼 인식되었다. 
어눌한 말투와 함께 답답한 결정과 행동을 반복하는 모드에 이입이 되어서 인지 그 답답함이 중반까지 계속되었으나 모드와 에버렛이 서로에게 차츰 편해지는 것처럼 나 역시 변해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조각 미남의 대명사, 에단 호크.

영화 ‘죽은 시인의 사회’에서 가장 먼저 책상 위에 올라가 “O Captain! My Captain!”을 외쳤던 그가 시골의 생선 장수를 연기하는 것이 과연 어울릴까? 라고 생각한 건 기우였다. 꼬질꼬질한 체크 셔츠도 명치까지 끌어올린 배바지도 그의 잘생김을 감출 수는 없었지만, 사랑은커녕 누군가에게 친절한 인사를 건네는 것조차 서투른 에버렛의 무뚝뚝하고 강압적인 연기가 그의 미묘한 표정 변화들에서 뿜어져 나올 때는 감탄할 수밖에 없었다. 

몸이 불편한 모드를 집에서 키우는 개보다, 닭보다 하찮게 여기던 그에게 조금씩 틈이 생기고 그 자리에 모드가 차츰 스며들어가는 모습, 그리고 그걸 천천히 받아들이게 되는 에버렛의 무심하고 모난 모습들이 더욱 둘의 관계를 드라마틱 하게 만든다.

 

평생 보잘것없는 취급을 받던 모드 역시 그림을 통해 자기의 시선을 공유하고 이해받기 시작하며, 
한 남자에게 사랑을 받게 되고 평생의 아픔을 치유해가는 따뜻한 이야기.

결혼식 날 밤, 좁은 다락방에서 어색하게 춤을 추며 주고받는 이야기가 너무 따뜻하다.

 

“낡은 양말 한 쌍처럼”
“Like a pair of.. odd socks.”

낡은 양말 한 쌍처럼 살자고 이야기하는 그녀의 말이 따뜻하게 와닿았고,
결혼식 날 낡은 수레 웨딩카 위에 모드를 태우고 달리는 에버렛의 모습도 그 어떤 화려한 결혼식보다 멋져 보였으며,
온갖 낙서로 가득한 작은 집도 이제는 편안하고 사랑스럽게만 느껴진다.

 

부족했던 둘이 만나 그렇게 힘들게 혼자 헤쳐나가야 할 것 같던 길을 서로에게 의지하며 함께 간다.

 

자신이 모질게 상처를 줘 모드와 떨어져 지내다 모드를 데리러 샌드라의 집에 찾아간 날, 에버렛은 모드와 그네 의자에 앉아 이야기를 나눈다.
모드는 자신에게 사과를 하고 싶지만 서투른 에버렛에게 하늘에 떠있는 구름이 펑퍼짐한 엉덩이 같다며 농담을 건넨다. 

 

모드 :봤지? 당신 보고 있네.”
“See? She’s looking right at you.”

에버렛 :난 안 보이는데.”
“I don’t see her.”

모드 :안 보여?”
“You can’t see her?”

에버렛 :당신은 잘 보여.”
“I see you.”

모드 :나한테 뭐가 보이는데?”
“What do you see?”

에버렛 :내 아내가 보여, 늘 그랬어.”
“I see you as my wife. I always have”

 

 

모드 이전에는 누군가와 함께 했던 기억이 없기에 그녀가 죽고 나서 더 크게 느껴지는 그녀의 빈자리. 
모드의 화구 필통에서 소중히 접혀있던 가정부 구인 공고 쪽지를 발견한다.

주인공인 모드 루이스의 일생을 담은 영화이기도 하지만
가정부를 구하는 글도 스스로 쓰지 못하고 셈을 하는 것도 어려울 정도로 배움이 부족했던,
거칠고 무뚝뚝하기만 했던 에버렛이 어렵게 자기 옆에 빈자리를 내어주고 투박하게 사랑하는 방법을 배워가는 영화이기도 하다.

 

넷플릭스에서 이 영화를 보고 당연하게도 국내에는 블루레이 등이 출시되지 않았을 거라 생각하고 아마존에 블루레이를 주문했다. 
그렇게 북미판 블루레이 배송을 받고 늘 하던 대로 Numbers에 블루레이 리스트를 업데이트하려고 보니 어? 이미 갖고 있네? 
심지어 아무것도 없는 북미판 블루레이와는 다르게 내용물이 알차게 담긴 풀슬립 한정판이??!

확인하자마자 제주 갤러리에 하나 가져다 두려고 풀슬립 버전을 얼른 추가로 하나 더 주문했다.

 

그리고 아마존에서 함께 구입한 모드 루이스의 책자 두 권.

Maud Lewis : Painting for Sale / Milroy, Sarah
Christmas with Maud Lewis / Woolaver, Lance

 

그리고 캐나다의 한 갤러리에 요청해 구입하게 된 Maud Lewis의 그림 작품.
제안받은 리스트 중에 풍경화를 구입하려고 한참을 들여다보다가 이 나비와 고양이 그림이 더 마음에 들어 구입했다. 

Maud Lewis의 1967년작 “Portrait of White Cat”

 

그리고 모드 루이스의 친필로 작성된 편지봉투. 
‘Maud Lewis(모드 루이스)’가 ‘Gerald Griffin(제럴드 그리핀)’에게 보냈던 편지.

모드의 삐뚤빼뚤한 글씨도, 옛스러운 우표가 붙어있는 봉투와 스탬프도 굉장히 마음에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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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Comments

  1. 그림 그릴 때 집안 일 좀 해달라하니
    츤츤대며 빗질하던 에버렛
    왠지 이 영화는 에버렛이 주인공 같아요

    • vana

      vana

      너도 봤구나. 서툴지 에버렛 표현하는 게.
      그런 연기를 하는 것도 대단하고.

  2. Avatar

    천안대군

    친구가 하는 출판사에서 출간한 모두루이스의 책이 있어서 첨부합니다.
    남해의 봄날이라는 통영의 출판사인데
    취향에 맞는 책들이 좀 있을거에요

    http://namhaebomnal.com/books/?q=YToyOntzOjEyOiJrZXl3b3JkX3R5cGUiO3M6MzoiYWxsIjtzOjc6ImtleXdvcmQiO3M6OToi66Oo7J207IqkIjt9&bmode=view&idx=1198955&t=board

    • vana

      vana

      와,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바로 가서 주문했습니다.
      친구분께서 굉장히 멋진 책들을 만들고 계시네요.
      천천히 더 둘러봐야겠습니다. + _+)

      • Avatar

        천안대군

        제친구 남편분은 건축가시니 통영가보시면 좀 재미나실수도 있어요
        서동운 제이름 파세요 ㅎㅎㅎ

        • vana

          vana

          앗, 완전히 취향저격이네요.
          나중에 통영에 가게된다면 꼭 들러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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