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lmuda(발뮤다)’의 가전제품은 새로 나올 때마다 늘 뭔가를 기대하게 만든다. 

‘Apple(애플)의’ 제품들은 전 세계적인 엄청난 판매량을 기반으로 장인 정신을 뽐내며 고급 금속과 유리 등을 깎아 만드는 제품의 만듦새와, 
그동안 흩뿌려있던 각종 신기술 들을 애플 생태계 위에 안착시켜 제법 쓸만한 모습으로 멋들어지게 상품화하는 능력, 
그리고 그렇게 만들어진 상품을 몇십, 몇백 배 돋보이게 만드는 홍보 능력을 기대하게 된다면,

나에게 있어 발뮤다의 제품들에 기대하는 부분은 약간은 결이 다르다. 

일단 애플, 삼성 같은 글로벌 대기업이 아니다 보니 출시하는 상품들이 주로 소형 가전들에 치우쳐 있는데 그 기능과 디자인이 괜찮다는 것. 
대기업들도 물론 청소기, 가습기, 공기청정기를 만들기는 하지만 그 기업들에서 생산하는 제품들 중 차지하는 중요도가 낮아서인지 나오는 디자인이나 기능들이 영 시원찮다. 그리고 그들이 토스터나 커피포트, 탁상용 스탠드까지 만들어 줄 리도 없고..
어쨌든 그래서 대기업이 관심 없거나 등한시하는 제품들 중 어떤 제품을 또 만들어 줄까.. 하는 기대를 하게 된다. 
굳이 정리해 본다면 ‘제품의 선정’에 대한 기대?

또 하나의 기대하는 점이라면, 
많은 사람들이 발뮤다에 대해 가장 좋게 생각하는 점, 바로 ‘디자인’ 이다. 
디자인에 있어서 역시 Apple, Bang & Olufsen, Leica 등에 기대하는 디자인의 기대감과는 조금 다른데, 
알루미늄, 티타늄, 스테인리스 등을 깎아서 만들어내는 끝내주는 마감이나 미니멀리즘 디자인을 보여주는 위에 열거한 회사들과는 달리 늘 사용하고 보아오던 제품의 형태들에서 조금 정리된 느낌으로 만들어낸다. 물론 가습기(Rain)의 경우에는 항아리 형태의 제품에 상단 컨트롤 링을 사용하는 새로운 방식이었지만 ‘항아리’ 형태 자체는 주변에서 볼 수 있는 것이었으니까..
어쨌든 그렇게 소재와 컬러의 수를 제한하고 제품 기능을 사용하는 데에 문제없는 한도 내에서 UI/UX를 정리해 버튼이나 다이얼을 배치하는 등의 접근을 통해 익숙하면서도 사용성을 끌어올린, 뭔가 부족했던 1-2%를 채워서 제품화하는 느낌이 든달까.

많은 사람들이 발뮤다 제품을 보고 가성비가 떨어진다고 이야기한다.
내가 보기에도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價格對比性能)’는 분명히 떨어진다. 이 돈이면 같은 기능을 하는 수많은 선택지가 있으니.
하지만 제품 하나를 제작하는 데 있어 이 정도의 고민을 기울이고 사용성에 대해 고민을 하는 회사가 흔치는 않을뿐더러, 
그 고민들이 디자인에 잘 녹아들어 외형적으로도 잘 정리된 제품은 사실 찾기 쉽지 않다. 물론 가격을 더 준다고 해도.

 

source : balmuda

이번에 구입한 ‘Balmuda, The Cleaner’ 역시 그러하다. 
나보고 청소기의 기능적인 면을 보고 고르라면 난 고민 없이 ‘LG’의 ‘코드제로 A9’을 고르겠다. Dyson(다이슨)을 비롯한 다양한 제품들을 써봤지만 ‘LG’ 제품이 제일 쓸만해서 기존에 사용하던 걸 다 치우고 갤러리와 집에 총 9개를 구입해 사용 중 일 정도니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에 ‘The Cleaner’를 구입한 이유는?
온통 검은색으로 멋지게 만들어진 제품이니까.

 

source : balmuda

‘청소기’의 특성상 영상 등의 홍보자료를 보자면 화이트 컬러가 메인인 것 같지만 역시 남자는 검은색이지. 

그동안 온통 검은색의 청소기가 없었던 건 아니다. 내 방에서 기존에 사용하던 ‘±0(plus minus zero)’의 청소기 역시 완전 블랙 컬러의 심플한 청소기였지만 전체적으로 영 시원찮다. 유광 블랙 외형까지는 마음에는 안 들어도 사용하는 데에 불편함은 없었는데, 좁디좁은 헤드의 움직임이 바보 같다든지, 사용을 마치고 스탠드에 끼워 세우는 부분이 잘 맞춰지지 않아 세우는데 꽤나 신경을 써야 한다는 점, 그렇게 세운 후에 따로 전원 케이블을 상단에 끼워 넣어야 한다는 점 등, 사용성에서 너무 수준 떨어지는 제품이었다. 

엘지 코드제로 A9은 기능적으로는 나무랄 데가 없을 정도로 훌륭했고, 디자인도 꽤 준수하지만 보이는 데에 놓아둘 정도는 아니었다. 
청소기 중에는 외형적으로 괜찮을지 몰라도 잘 보이는 데에 꺼내두기에는 부품들이 주렁주렁 달린 충전 스탠드가 꽤나 지저분해 보여 어딘가 구석에 안 보이게 두게 되는 정도랄까.

 

source : balmuda

그런데 이번에 Balmuda에서 나온 ‘The Cleaner’의 경우는 제품 자체의 디자인이 훌륭할 뿐만 아니라 스탠드에 독립적으로 세워 두었을 때도 그다지 지저분해 보이지 않는다! 고작 구입을 결정하게 된 계기가 그거뿐이냐고 할 수도 있지만 별거 아닌 이런 부분에 나처럼 구입을 결정하게 되는 사람들이 꽤나 많다고. 일단 Balmuda는 그 포인트를 잘 아는 것 같고.

 

어쨌든 그렇게 ‘moonns collaboration(문스콜라보)’를 통해 구입해 집에 도착한 Balmuda The Cleaner.

 

내부에 별도의 설명서가 들어있지만 박스를 열면 3단계로 정리된 간단한 사용 설명이 프린트되어있다.

 

작은 부품들이 들어있는 작은 카톤박스와 함께 큼직큼직한 청소기 부품들을 끄집어 냈다.
청소기가 사진으로 보던 느낌 보다 크고 무겁다.

 

구성품은 다음과 같다.
충전 거치대, 본체, 어댑터, 청소용 브러쉬, 틈새용 노즐, 핸디 핸들, 스틱 핸들, 메인 브러쉬 헤드.

아.. 전부 블랙!! 그것도 무광!
아 마음에 들어.

 

빗자루 컨셉에서 시작되었다는 전체 디자인 때문인지 굵은 원기둥 형태로 생긴 본체는 별도로 보면 생각보다 크고 무거웠는데,
막상 스틱 핸들과 브러쉬 헤드를 끼우고 나면 전혀 무겁다고 느껴지지 않았다. 

 

본체의 뒤쪽 면에는 먼지통 유닛이, 앞쪽에는 배터리 팩이 끼워져 있다.
아무래도 저 길쭉한 원기둥 형태 안쪽에서 먼지통과 배터리를 모두 감당하려니 먼지통도 작고, 배터리 용량도 작다. 
나처럼 집의 일부 공간에서만 사용할 목적이 아니고 집 전체를 청소할 목적이라면 맞지 않을지도. 

 

먼지통 용량은 0.13L 라고 하는데.. 손바닥만한(손가락 빼고 진짜 손바닥) 먼지통이라니 너무 작다.
먼지통 상부에 달린 메시 필터와 주름 필터는 물로 세척이 가능하다고.

 

반대쪽에 장착된 ‘Li-ion(리튬-이온)’ 배터리는 3,000mAh로 완전 충전하는 데에 4시간 정도 소요된다.
아니.. iPhone 11 Pro Max가 3,969mAh고 iPhone 12 Pro Max가 3,687mAh 라고..
훨씬 두툼해 보이는 애가 왜 이렇게 용량이 작냐..

 

아마도 이 청소기에서 가장 특징적인 부분일 브러시 헤드(Brush Head).

앞, 뒤로 달린 두 개의 브러쉬가 호버 방식으로 부드럽게 움직이도록 만들어졌는데,
오! 진짜 가볍게 움직인다.
청소하는 데에 힘이 거의 들어가지 않는다.

아래쪽에 치우친 묵직한 본체 부분으로 인한 저중심 설계로 헤드를 원하는 방향으로 이동시키는 것이 전혀 부담스럽지 않은 점이 장점.

 

코너 부분에 눈에 잘 띄지 않는 바퀴가 달려있는데 벽을 따라 이동하며 청소를 한다든지 할 때 유용한 장치이다.
어릴 적 가지고 놀던 미니카에 달려 있던 그런 바퀴 같다고 생각을 했는데,
진짜로 ‘Tamiya(타미야)’의 ‘ミニ四駆(미니사구/Mini 4WD)’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고 한다.

 

브러쉬 헤드 상단의 이 스와이프 구조는 360 ° 어느 방향으로도 쉽게 조작할 수 있도록 만들어졌는데, 
실제로 좁은 구간에 방향을 틀어 머리를 밀어 넣는다든지 계단 칸칸을 차례로 청소할 때는 정말 손쉽게 청소를 할 수 있게 도와준다. 
자세한 구조는 모르겠지만 가운데에 굵직한 스프링이 탄력있게 힘을 지탱해 주고, 브러쉬 헤드 쪽과 본체(스틱) 쪽을 연결해 주는 크롬 컬러의 조인트가 모든 방향으로 쉽게 움직일 수 있도록 해주는 것 같다.

 

스틱 핸들의 가장 위쪽에는 전원 버튼이 하나 달려있는데 이것이 이 청소기의 유일한 조작 버튼.
기본적으로 ON/OFF 기능을 하며, 길게 누르면 표준 모드 – 강력 모드로 전환된다.

 

브러쉬 헤드의 실루엣을 따라 끝이 올라간 충전 거치대.
그래서 그런지 세워두었을 때 착 올라가 딱 맞게 결합되는 느낌이 든다.
본체를 받쳐주는 부분 역시 굉장히 자연스럽게 고정이 되고 전체적으로 드러나지 않아 마음에 드는 거치대.

 

사진에는 잘 보이지 않지만 거치대 하부에는 전원 어댑터를 끼우고 남는 전원 케이블을 말아서 고정할 수 있는 고리가 달려있다.
월 플러그 바로 앞에 세워두는 경우에 굉장히 깔끔히 선 정리가 가능하겠지만 생각보다 어댑터에 연결된 전원 케이블이 길지 않아 월 플러그 바로 앞에 세워두는 게 아니라면 전원 케이블(1.2m)이 짧다고 느낄 수도 있겠다.

 

좁은 부분의 먼지를 빨아들일 수 있는 틈새용 노즐.
차량용, 침구용 등의 5종 다용도 노즐 세트를 별도 판매할 계획이라고 하는데..
솔직히 나는 틈새용 이외에 다른 노즐을 사용한 적이 없어 기본 세트로도 충분히 만족하지만, 노즐을 별도로 파는 건 좀 아닌 것 같다.

 

AC100V-240V의 충전 어댑터, C-A110.

 

핸디 핸들을 본체 후면과 옆면 두 곳에 밀어 넣어 끼우면 핸디 청소기 형태로 전환이 된다.
다른 청소기들처럼 청소기에 짧은 노즐만을 끼워 핸디 타입으로 청소하는 것과 달리 손잡이의 방향이나 파지법에 있어 마치 원래 핸디 청소기로 나온 것 같은 모습이 된다.

 

시험용 청소 시작.
청소기의 각 상태를 본체 상단의 심플한 LED로 파악할 수 있는데 내용은 다음과 같다.

표준 모드 – 하늘색
강력 모드 – 파란색
충전 중 – 빨간색
충전 완료 – 꺼짐
먼지통 비우기 – 오렌지색 깜빡임
안전기능으로 정지 – 오렌지색 켜짐
에러 발생 – 빨간색 깜빡임

 

본격적으로 사용해 보기 전이지만 첫 느낌을 적어보자면,

장점.

역시나 발뮤다답게 만듦새가 좋다.
올 매트 블랙의 통일성도 마음에 든다.
청소하는 데에 힘이 거의 들지 않는다.
그냥 세워 두었을 때에도 미관상 나쁘지 않다.

 

단점.

핸디 핸들이나 틈새 노즐을 어딘가에 별도 보관해야 한다(이런 식이면 다른 회사 제품들도 얼마든지 깔끔하게 만들 수 있을 거 같은데??).
내 사용 방식에는 크게 부족함이 없지만 먼지통 용량이나 배터리 용량이 작다.

 

총평.

누가 봐도 가성비를 생각하는 사람을 위한 제품은 아님. 
남달리 예쁜데 성능도 꽤 괜찮고 청소에 대한 많은 고민을 한 제품임은 확실함. 
청소 본연의 기능만 생각한다면 난 LG를 추천하겠으나, 감각적인 디자인으로 청소할 때나 충전할 때도 심미적으로 만족스러운 제품은 이만한 게 없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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