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나오고 매년 바꾸는 아이폰이지만 바로 그 ‘아이폰이니까’ 늘 기대가 된다. 
비록 이번에 새로 출시된 14 Pro Max의 외형은 기존 제품과 거의 차이가 없지만 원래 디자인에 만족도가 높았기 때문에 따로 불만은 없다. 
뭐 불만이 있다고 안 살 것도 아니고..

여튼 국내 예약 출시가 열리자마자 바로 공홈에 두 대 주문을 넣었고 7일에 딱 맞춰 받을 수 있었다.

 

충전기가 빠진 이후에는 더욱 작고 가벼운 패키지라 두 개 합쳐도 블루레이나 책 한 권 배송되는 박스보다도 작다.
가격은 몇십 배나 되면서..

 

뭐 테크 리뷰어도 아닌 나까지 여기서 디테일한 분석을 흉내 낼 필요는 없을 것 같고,
늘 하던 대로 그저 일반 유저 입장에서 가벼운 개봉기와 더불어 내 생각을 덧붙여 보자면..

이번에 가장 크게 기대되던 변화는

다이내믹 아일랜드 (Dynamic Island)
AOD (Always On Display)
액션 모드 (Action Mode) 영상 촬영

이렇게 세 가지 정도.

더 밝아진 슈퍼 레티나 XDR 디스플레이나 충돌사고 감지 기능, 쿼트 픽셀 센서를 갖춘 48MP 카메라 등도 물론 대단하지만,
원래도 워낙 좋았던 기능들이라 일상적인 사용에서 크게 달라짐을 느끼기 쉽지 않을 것 같고..

그중 전면의 카메라와 센서들이 위치한 부분을 다이내믹 아일랜드라는 그럴듯한 이름을 붙여 활용한 센스는 정말,
애플이니까 가능한, 그리고 애플이라서 신경 쓰는, 애플다운 디테일이 돋보이는 포인트가 아닌가 싶다.

 

미쳤다 미쳤어.

흔히들 UDC(Under Display Camera), UPC(Under Panel Camera)라고 불리는 디스플레이 아래쪽에 보이지 않는 카메라를 적용한 제품들이 이미 꽤 있는 와중에 M자 탈모라는 놀림을 받았던 노치를 없애고 선택한 것이 카메라 홀과 센서를 그대로 드러내는 형태라기에 약간은 의아함이 있었는데, 그 부분을 저런 식으로 소프트웨어와 연계해 말 그대로 다이내믹한 UI/UX 구성을 하다니..

혹자는 저 부분에 손을 자꾸 대도록 만들어서 전면 카메라에 손지문이 묻게 된다는 지적을 하던데,
실제로 며칠 사용해 보니 실시간 보여주는 알림 공간이 지정되어 훨씬 직관적이고 쓸만한 기능으로 자리 잡은 것 같다는 생각이다. 
나이 많은 아저씨라 그런지 전면 카메라를 거의 사용하지 않는 것도 있고..

게다가 화면을 끌어올리는 방향에 따라서 다이내믹 아일랜드가 튕겨지는 애니메이션 방향까지 달라지는 디테일은 애플의 병적인 디자인 완성도를 엿볼 수 있는 부분이기도 하다.

 

다시 개봉기로 돌아와서..

내가 이번에 구입한 컬러는 두 가지.
슈이가 사용할 Silver(실버/좌측)과 내가 사용할 Space Black(스페이스 블랙/우측).

컬러에 대해 들리는 소문에 이번 초기 주문에서는 실버가 가장 인기가 좋고, 새로 선보인 딥 퍼플(Deep Purple)은 실물이 훨씬 더 낫다.. 라던데.
일단 늘 가장 어두운 무채색을 고르는 나와는 크게 관련 없는 정보이고..

 

케이스도 얼핏 똑같은 것 같지만 여기저기 조금씩 다르다.

 

구성품은 USB-C to Lightning  케이블로 끝.
아 도대체 언제 라이트닝을 버릴 거냐고..

 

와.. 새로 꺼내 보았지만 원래 쓰던 폰 같은 친숙함.
달라진 게 전혀 없다..

 

빛에 비춰보면 살짜쿵 보이는 다이내믹 아일랜드의 흔적.

 

뒷면에 전보다 더욱 튀어나온 카메라들이 조금 달라지긴 했지만.. 그래봐야 몇 밀리미터 차이라서 육안으로 구분은 쉽지 않아 보인다.

 

원래 사용하던 iPhone 13 Pro Max Graphite (좌측)와 함께 놓고 비교.
아 정말 ‘오빠 나 오늘 달라진 거 없어?’ 하는 느낌이다.

아무래도 컬러 이름 자체가 Graphite와 Space Black 이다 보니 톤 차이는 조금 나는 편.

 

측면의 컬러도 자세히 보면 차이가 나는데 기본적으로 측면 재질은 광택히 많은 편이라 사진으로는 잘 담기지 않는다.
굳이 글로 표현하자면 13 Pro Max의 측면은 어두운 회색에 반짝거리는 느낌이고 그에 반해 14 Pro Max의 측면은 광택은 똑같지만 어느 쪽으로 비춰 보든 그냥 완전히 까만색으로 보인다.

 

튀어나온 카메라 범프가 13 Pro Max 의 4.05mm에서 14 Pro Max 4.17mm로 늘어났다고 하는데..
이러다 iPhone 20쯤 되면 ㄱ자 되겠어..

 

늘 케이스 없이 생폰을 쓰는데도 불구하고 흠집 하나 생기지 않은 외부 모습.
심지어 주머니에서 빠져 몇 차례 강하게 떨어뜨리기도 했었는데 흠집은 거의 없는 편이다.
수술도구급 고강도 스테인리스 스틸을 쓴다고 하는데 확실히 예전의 아이폰들에 비해 세대를 거듭할수록 강도도 우수해지는 듯.

 

드디어 전원을 켜고 세팅시작.

 

다이내믹 아일랜드가 선명히 드러난다.

늘 하던 대로 기존 사용하던 폰을 옆에 두고 데이터 이전을 실행했는데, 체감상 그전보다 훨씬 더 빨리 마무리가 되었다.
네이버 앱을 비롯한 몇몇 애플리케이션의 2단계 인증 기기변경 그리고 뱅킹 앱의 세팅만 손보면 사실상 거의 바로 쓸 수 있는 수준.

 

이틀 사용 후기.

카메라.. 원래 좋았기 때문에 특별히 더 좋아진 건 잘 모르겠음.
동영상.. 아직 안 찍어봤음. (액션 모드를 며칠 만에 경험해 볼 만큼 움직임이 많지 않은 편;;)
AOD.. 적응이 안 되어서 자꾸 화면을 꺼야 한다는 강박이..

다이내믹 아일랜드..
짧은 사용이지만 굉장히 만족스러움.
FaceID 사용이나 음악 재생 등에서 보여지는 디자인적 만족감은 물론이고 기능적으로도 정말 훌륭하다는 생각.
일단 에어팟 프로와 에어팟 맥스, AirPlay를 이용한 여러 스피커나 홈팟들에 연결이 잦은 내 패턴상 어디에 연결되어 있는지 바로바로 확인이 가능해서 굉장히 편함.
추가로 모바일 게임할 때 디스코드를 이용해 친구들과 음성 채팅을 늘 하는 편인데 마이크 사용 여부가 늘 확인되는 점도 만족스러움.
이틀 만에 이 정도의 만족감이라면 아마 새 제품 나올 때까지 사용하면서 훨씬 더 많은 장점을 만나게 될 것 같음.

그리고 이 모든 것을 부드럽게 가능케 하는 A16 Bionic 칩.
보이지 않지만 어찌 보면 가장 대단한 애플의 기술력.

 

매년 혁신은 없는 것 같지만 티 나지 않게 실 사용에서 조금씩 편리함이 추가되는 이것이 바로 혁신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