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NNG에서 심준섭 대표의 여섯 번째 소장전이 열렸다. 
그야말로 대단한 열정과 추진력.

미술품 컬렉터야 뭐 정말 엄청나신 분들이 주변에 허다하다지만, 
자신의 공간에서 소장하고 있는 작품들로 여섯 차례나 전시를 할 정도의 열정이란 건 그저 미술품의 양이나 그 가격으로 이야기될 수 없는 꾸준한 안목과 성실함이 없이는 불가능한 것을 알기 때문에 더더욱 찬사를 보내고 싶은 행보가 아닐 수 없다.

 

 

OPNNG 6th Collection Exhibition
Beauty Beyond Beauty
아름다움 너머의 아름다움

 

이번에 소개된 작가들은 한국 현대미술의 흐름을 이끌어온 1920-30년대생 거장들.
이우환, 김창열, 정상화, 박서보, 하종현, 이승택, 윤형근, 김구림, 김종학.
이미 미술사에서 큰 의미를 갖고 있는 인물들로 그림에 관심이 없는 사람들도 살아가며 한 번쯤은 작품을 자연스레 접했을 법한 인물들이다. 

 

아직 한참 젊은 심 대표가 (최소 90세의) 이 같은 작가들의 작업을 하나하나 모아 이번 전시를 구성한 사실도 놀랍지만, 그것이 단순한 수집의 결과가 아니라 작품들을 어떤 맥락 속에서 보여줘야 보는 이로 하여금 그 작품들을 새롭게 바라보게 될지를 잘 알고 구성한 것 같은 기획자로서의 뛰어난 감각이 더 관심이 간다. 

이번 전시는 물론이고 이건용 선생님의 전시도, 그라플렉스 작가의 작품 전시도 그랬다.
대부분 여기저기서 보아왔던 작품이고, 작품이 대단해 보일지언정 새롭게 보이지는 않았던 작품들이 심 대표의 이야기들과 엮여 다시 한번 쳐다보게 되고 알던 것도 새롭게 보인다. 

 

현실적인 전시 후기로 돌아와서.

사실 이건 전시라고 하기에 무리, 마치 팬미팅을 방불케하는 엄청난 인파에 깜짝 놀랐다. 
원래 같았으면 전시 오픈 시간인 2시에 맞춰 갔을 텐데 컬렉터 프리젠테이션 시간인 4시에 맞춰 현장에 도착했더니 이미 전시장은 인산인해. 
오후까지 비가 와서 그런지 실내의 온도와 습도는 미치도록 높아져 가만히 서있기가 쉽지 않은 정도였다. 
심 대표가 워낙에 인싸 중에 인싸인 건 알았지만 RSVP only 행사임에도 이 정도 인파라니…

 

프리젠테이션이 끝나고는 국립무용단 단원분의 무용 퍼포먼스가 있었는데.. 
그냥 멀리서 기운만 느낄 수 있었다.

 

아마 당분간 오프닝에서 전시가 진행되겠지만 아직 생각도 안 했을 다음 전시는 어떤 작품들을 어떤 이야기와 함께 어떻게 묶어 낼지가 벌써 궁금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