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원하는 의미로 일찌감치 구매해 둔 얼리버드 티켓을 가지고 슈이와 옥승철 작가의 전시에 다녀왔다.
잠실 롯데월드 타워에 위치한 롯데 뮤지엄에서 열리는 그의 전시는 이미 8월 15일부터 하고 있었기 때문에 이미 지인들의 인스타그램 등을 통해 꽤나 스포를 당하면서 빨리 보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지만 라스베이거스로 가족여행을 다녀오는 일정 때문에 한참 미뤄진 엊그제서야 직접 가볼 수 있었다.
OK SEUNGCHEOL : PROTOTYPE
2025. 08. 15 – 2025. 10. 26
롯데뮤지엄
입구에서부터 엄청난 전시 규모를 실감하게 만드는 입체로 만들어진 전시 타이틀.
전시 제목인 ‘PROTOTYPE’에 대해 롯데 뮤지엄의 머리글에서 관련 내용을 발췌해 보자.
‘프로토타입’은 원래 반복될 무언가의 첫 형상을 뜻하는 단어이지만, 옥승철에게 그것은 완결된 원형이라기보다 가역적으로 작동하는 데이터베이스의 열림(open series)에 가깝다. 《프로토타입 PROTOTYPE》에 전시된 그의 구·신작 80여 점은 복제와 변형, 유통과 삭제의 흐름 속에서 끊임없이 ‘되어가는(becoming)’ 감각의 상태로 제시된다.
엄청난 규모의 전시 공간에 첫 발을 디디게 되면 초록색 네온사인으로 가득한 긴 통로를 지나게 된다.
진입하는 순간 이미 작가가 관람객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가 시작되는 느낌이랄까.
멀리 문밖으로 큼지막한 조형물의 일부만 보이는 모습이 기대감을 더욱 고조시킨다.
엄청난 스케일의 조형작품 세 점을 거울로 꾸며진 공간에 나열해두어 끝없이 반복되는 느낌을 준다.
나 이런 반복적인 느낌 참 좋아하는데.
인도네시아 발리 The Mulia의 석상들을 떠오르게 하는 압도되는 느낌.
옥승철(@aokizy) 작가는 1988년생의 젊은 아티스트로 이미 국내외에 탄탄한 팬층을 가지고 있다.
그는 만화나 게임, 애니메이션 등에서 수집된 인물들을 본인만의 느낌으로 재조합해 디지털로 만들어 내고 캔버스로 옮기는 형태로 작업을 진행하는데, 그렇기 때문에 이미 일반적으로 이야기되는 ‘원화’의 개념과는 생각을 달리한다.
작년 10월 파리에 전시 보러 갔을 때 좋은 기회로 작가님과 식사도 몇 번 하고, 전시도 함께 보러 다니게 되었는데,
훌륭한 작품은 차치하고 일단 인간적으로도 너무 겸손하고 인간적이어서 굉장히 호감을 갖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짧게나마 작품들에 대한 생각도 듣고 이런저런 일상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어서 그의 작품에도 엄청난 관심이 생기게 된 건 당연하고..
다양한 조형 작품들도 여러 가지 전시가 되어 있어 엄청난 규모의 전시임에도 전혀 지루함 없이 관람할 수 있었다.
슈이가 특히 마음에 들어 했던 밝은 채색의 작품들.
굳이 고르자면 나는 원색적이지만 컬러 종류가 많지 않은 작품이 더 취향.
개인적으로는 이 작품도 너무 마음에 든다.
티켓을 비롯한 포스터나 메인 광고에 쓰인 그 이미지.
이 작품 역시도 너무나 취향 저격.
전시에 갈 때 작가님께 따로 연락을 안 드리고 조용히 갔었는데,
평일 낮임에도 불구하고 마침 작가님이 계셔서 슈이와 함께 인사도 드리고 추가로 초대권도 받아왔다.
너무너무 대단하고,
너무너무 멋진 전시.
아직 안 보신 분들을 꼭 가서 보시길.
(전시장 내에서 카메라는 사용할 수 없고 핸드폰 촬영은 가능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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