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에 위치한 호암미술관에서 ‘루이즈 부르주아(Louise Bourgeois)’의 대규모 회고전이 열린다. 

 

루이즈 부르주아: 덧없고 영원한
Louise Bourgeois: The Evanescent and the Eternal
2025. 08. 30 ~ 2025. 01. 04

 

나는 슈이와 엊그제 29일, 삼성증권의 초대로 전시 시작 전 프리뷰에 방문해 관람하고 오게 되었다. 

 

아침 일찍 부지런히 움직여 용인 에버랜드 옆에 위치한 호암미술관에 도착했다. 
분명히 날씨 예보는 흐림이었는데 정말 어마어마하게 화창하고 무더웠던 날이었지만 워낙에 주변 풍경이 아름다워 그나마 눈은 참 즐거웠다. 

 

호암미술관은 삼성그룹 창업주 호암 이병철 선생의 호(號)에서 이름을 딴 미술관으로 삼성문화재단이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프리뷰 행사임에도 굉장히 관람객이 많아 1, 2 전시실 모두 상당히 북적였다. 
프리뷰에 이 정도라면 본 전시에는 굉장한 인파가 모일 것으로 예상되는데, 일찍 올 수 있어 다행이라는 생각이…

 

루이즈 부르주아(Louise Bourgeois)는 프랑스 출신의 미국 아티스트. 

사실 이 작가에 대해 크게 관심이 없어 자세히 알지 못하고, 작년에 다녀온 스페인의 빌바오 구겐하임 미술관(Guggenheim Museum Bilbao) 앞에 놓여진 거미 조각으로 유명한 작가라는 정도만 알고 있었다. 

런던의 테이트 모던(Tate Modern, London)에도 그리고 도쿄의 롯폰기 힐즈 모리타워(Roppongi Hills Mori Tower, Tokyo)에도 설치되어 있는 그 거미는 바로 Maman(마망)이라는 이름의 조형작품. 

 

부르주아의 전시장 초입에 적혀있는 글을 읽어보니 그녀는 그림이나 조형작품 이외에도 상당히 많은 글을 남겼다고 한다. 
자전적 기록은 물론 작품에 대한 심리적인 해석까지 거의 매일 글을 썼다고 하고, 그 글들을 통해 자신의 내적 불안과 상처를 분석하고 시각 예술과 연결을 하는 수단으로 활용했다고 한다. 

그녀의 작품 분위기에 맞춰 대부분 어두웠던 전시장에는 작품과 함께 거의 대부분 긴 글귀들을 함께 볼 수 있도록 했는데, 상당히 심오하고 문학적인 표현으로 꿈과 무의식, 두려움 등을 분석적 글이나 시처럼 표현해 둔 것이 인상적이었다. 

 

어린 시절 상당히 불안정한 가정사 속에서 자라면서 평생을 불안과 분노, 외로움 같은 감정을 안고 살아가며 우울증이나 분노조절 문제로 치료를 받기도 했다고 하는데, 작품들은 전체적으로 어둡고 그로테스크 한 경우가 많고 보기 불편한 작품들도 상당했다. 
아이들과 함께 왔다면 꽤나 무서워했을지도. 

 

어머니는 늘 병약했고 아버지가 장기간 불륜을 통한 외도를 저질렀다고 하던데, 그로 인한 상처 때문인지 성(性)을 주제로 한 작품들이 꽤나 많다. 

 

뭔가 보편적인 감성에서 많이 벗어나 지독하게 심오하고 성적 표현이 너무 노골적이라 사실 개인 취향에서는 많이 벗어난 작품 세계였지만,
뭐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 세계적으로 인정을 받는 데에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겠지.. 하며 공부하는 마음으로 보고 나왔다. 

 

역시 아는 작품이 멋있어 보이네. 

야외공간에도 대형 거미 작품이 전시되어 있었는데 사진 찍는 분들이 너무 많아서 그냥 바로 지나쳐 새로 오픈했다는 호암 카페로 갔다. 
오, 이 집 음식 깔끔하게 잘하네.
디저트도 맛있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