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포스팅(링크)에 잠깐 언급했던 걷기 운동이 지금껏 이어져 5개월 가까이 계속되고 있다. 

평생 운동을 미치도록 싫어하고 멀리했던 나로서는 정말 어마어마한 성과가 아닐 수 없다. 
지금까지 거의 매일 걸으러 나갔지만 단 하루도 좋아서 나간 적은 없다는 게 슬픈 현실이지만.. 

어쨌든 그렇게 꾸준히 운동을 이어온 결과를 간단히 기록할 겸 살펴보자면,

 

(최근의 결과 중 가장 좋았던 수치인 8월 19일 데이터, 지금도 큰 차이는 없다)

체중 76.5kg
골격근량 37.5kg
체지방률 13.9%

어마어마한 변화가 아닐 수 없다.
체중 자체는 운동 전의 평균보다 5-6kg 가량 늘었으나, 골격근량이 7kg 가량 늘었고 체지방률이 7%가량 줄었으니 정말 꾸준함을 이길 건 없나 보다. 
심지어 이 결과가 식조절은 하지 않은 결과라는 게 너무 만족스럽다.

내가 좋아하지도 않는 운동을 하는 이유는 물론 근본적으로는 ‘건강하려고’ 겠지만, 조금 더 현실적인 이유라면 ‘먹고 싶은 음식을 마음껏 먹고 싶어서’ 이다. 
여전히 늘 배가 터질 정도로 식사를 챙겨 먹고, 햄버거, 피자, 치킨, 떡볶이 등 간식도 음료도 가리지 않는다. 
특히 좋아하는 수박 같은 건 앉은 자리에서 반 통씩도 먹고 옥수수도 한 번에 3-4개는 기본. 

뭐 나이가 더 들면 또 기초대사량이 지금보다 떨어지면서 식조절까지 겸해야 하는 상황이 펼쳐질 수도 있겠지만, 
일단 지금은 먹고 싶은 대로 먹고 체지방이 계속 우하향 곡선으로 흘러가는 것이 너무나 만족스럽다. 

운동은 여전히 매일 걷기 + 주 2회 PT (가벼운 근력운동).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거의 10년이 가까워지는 것 같은 PT를 맡아주고 계신 선생님은 체육을 전공하시고 그야말로 엄청난 몸을 가지고 계신데, 
그런 만큼 운동기구나 운동복, 운동화에 대한 정보 역시 빠삭하시다. 

내가 본격적으로 걷기 시작할 즈음 선생님께서 추천하셨던 운동화가 바로 ASICS.
따로 블로그에 구매 기록을 올리지는 않았지만 가장 대중적인 것 같은 ‘젤카야노 14(GEL-Kayano 14)’를 사서 요즘 운동할 때 주로 신고 있는 중이다. 

 

진짜 운동용 신발이라고는 나이키, 아디다스 밖에 모르던 터라 아식스를 접하기 전에는 백화점 나이키 매장에 가서 추천받아 구입한 페가수스.. 뭐 그런 걸 신었었는데, 정말 아식스를 신었더니 확실히 더 편한 것 같다??

그렇게 디자인 취향에는 전혀 맞지 않는 아식스 제품을 그저 운동용으로 신다 보니 괜히 다른 아식스 제품을 슬쩍 찾아보게 되었는데 아니 2024년에 마음에 드는 제품이 출시되었었네!!

바로 레이 가와쿠보(川久保玲 / Rei Kawakubo)의 ‘꼼데가르송(COMME des GARÇONS)’ 서브 브랜드 ‘꼼데가르송 셔츠(COMME des GARÇONS SHIRT)’와 아식스의 콜라보레이션 제품이 바로 그것.

 

source : justfreshkicks.com

꼼데가르송은 지금껏 여러 스니커즈 콜라보레이션을 진행했지만 대부분 블랙 & 화이트 테마였었는데, 이 협업은 완전히 원색적인 세 가지 컬러로 발매했단다. 
나 역시 무채색을 더 선호하기는 하지만, 오렌지 컬러는 또 굉장히 좋아하기 때문에 오렌지 컬러 매물을 여기저기 찾아보기 시작했다.
(지금 보니 블루 컬러도 상당히 매력 있는 블루!)

 

협업이 진행된 운동화 모델은 GEL-Nunobiki (젤 누노비키).

2000년대 초반에 출시된 트레일화를 오마주한 운동화라고 하는데, 역시나 GEL 쿠셔닝을 기반으로 한 편안한 착용감을 제공한다고 한다. 

 

상자를 열었더니 생각보다 훨씬 더 쨍한 오렌지 컬러가 눈에 들어온다. 
사실 내가 좋아하는 오렌지 컬러는 테라코타(Terracotta) 쪽 탁한 오렌지색인데. 

 

오! 상당히 잘 빠진 운동화 디자인. 
내가 요즘 운동할 때 신고 있는 화이트+골드+실버 컬러가 섞인 젤 카야노 14에 비하면 디자인적으로는 훨씬 마음에 드는 제품이다.

 

일단 이 색 저 색 마구 복잡하게 섞여있지 않고 오렌지 원톤으로 전부 통일한 점이 굉장히 마음에 든다.
아식스가 요즘 젊은 친구들한테 인기가 상당히 많다는데, 고리타분한 중년의 입장에서 사실 이해가 잘 안되는 부분. 
디올이나 발렌시아가에서도 비슷한 컨셉의 복잡하고 어지러운 디자인의 스니커즈가 발매되는 걸 보면 노땅들은 이해 못 하는 어떤 포인트가 있긴 한 거 같은데..
어쨌든 뭐 컬러를 통일해 놓으니 복잡한 디자인이 가려져 마음이 편안해진다.

 

안쪽의 인솔까지 모두 쨍한 오렌지 컬러.

 

미드솔은 충격 흡수와 진동 분산에 효과가 크다는 EVA(Ethylene Vinyl Acetate) 재질, 아웃솔은 탄탄한 러버. 
파츠 별로 텍스처가 다양한데 한 톤이라 깔끔하게 정리된 뒷모습이다. 

 

아웃솔 측면뿐 아니라 바닥까지 이어지는 오렌지 컬러.
눈으로 보기엔 물러 보이는 밑창이지만 실제론 상당히 단단하다. 
잠깐 신어보니.. 오 이 신발도 굉장히 편하네.

아식스가 최근 다시 핫해진 이유가 있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