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사다 뭐다 이것저것 신경 쓰느라 딱히 하는 거 없이 바쁘게 지냈더니 한참 전에 주문해뒀던 스니커즈와 옷 몇 가지를 엊그제서야 겨우 찾아오게 되었다. 
거의 늘 집에만 있던 편이었다가 운동을 한 이후에는 그동안 게을러서 못 만났던 사람들도 만나 밥도 먹고 좀 부지런해 보려고 무던히 노력을 하긴 했는데, 막상 쇼핑한 것 찾아오는 일 같은 우선순위에서 밀리는 일은 하염없이 뒤쪽으로 밀려 버리기 마련. 

 

그렇게 찾아온 아이템은
반팔 티셔츠 한 장과 스웨트셔츠 하나,
그리고 스니커즈 한 켤레.

 

첫 번째 아이템인 블랙 컬러의 Embroidered Signature T-Shirt (엠브로이더드 시그니처 티셔츠).

 

source : Louis Vuitton

원래는 위 모델 샷처럼 딱 맞거나 슬림 하게 입도록 나온 레귤러 핏의 티셔츠인데,
나는 크게 입는 걸 좋아해서 4L 사이즈로 구입했다. 
4L 사이즈면 아마 일반적인 사이즈 기준으로는 3XL 정도의 큰 사이즈지만 워낙 기본 스타일 자체가 크게 나온 편이 아니라 대단히 크게 느껴지지 않는다. 

 

가장 큰 특징은 역시나 가슴팍 디테일이다. 
Embroidered(수를 놓은) 디테일이야 티셔츠에서 굉장히 흔히 볼 수 있는 방식이지만,
이 건 마치 야자수 잎에서 채취한 섬유인 라피아(raffia)처럼 바구니나 모자 만드는 방식으로 로고를 새겨놨다. 

 

뒷면의 목 뒤쪽 부분도 마찬가지 디테일. 
별거 아닌 자수에 쓰인 재질만으로 뭔가 여름 같은 느낌이 느껴지는 게 신기하네.

 

이번에는 더더욱 특별할 것 없는 그냥 스웨트 셔츠. 
이 제품 역시 가슴팍에 은은하게 로고 자수가 놓여있어 제품명은 Embroidered Signature Crewneck (엠브로이더드 시그니처 크루넥).

워낙 기본 티셔츠라 컬러도 5종류로 판매되고 있는데 내가 고른 컬러는 밀키 화이트 컬러.

 

상당히 입체적으로 쓰여진 필기체의 ‘Vuitton’ 시그니처. 
자수가 옷 소재와 거의 같은 컬러라서 튀지 않고 예쁘다. 

 

칼라나 소매, 밑단 모두 널찍한 리브드 디테일.

 

뒤쪽에는 정사각의 Marque L. Vuitton déposée 로고 패치.

 

사실 위쪽의 의류들은 그냥 반찬 같은 느낌,
오늘의 메인 메뉴는 바로 이 스니커즈 되시겠다. 

 

source : instagram(@skateboard)

올해(2025) 초쯤인가?
남성 루이비통을 맡고 있는 ‘퍼렐 윌리엄스(Pharrell Williams)’가 엄청나게 다양한 컬러의 스니커즈 사진을 공개했다. 
일단 실루엣만 봐서는 기존에 있던 라인은 아닌 것 같고.. 약간 나이키 코르테즈 같기도 한데 뭔가 좀 더 통통하다?

그렇게 꾸준히 기대와 관심을 끌어모으며 출시된 바로 그 제품, LV 버터 소프트(BUTTERSOFT).

 

source : Louis Vuitton

2025 Men’s F/W 컬렉션에서 공개된 버터소프트는 클래식하면서도 캐주얼한 새로운 모습. 
위에서도 언급했듯 사진상으로는 나이키의 코르테즈와 비슷한 거 아닌가? 했는데 실제로 보면 체급 차이가 상당하다. 
코르테즈가 슬림 하게 잘 빠진 페더 급이라면 버터소프트는 라이트 헤비급 정도?

 

source : Louis Vuitton

약간은 아메카지나 6-70년대 클래식 빈티지 느낌도 나는데,
기본적으로 아주아주 부드러운 램스킨, 플레인 송아지 가죽으로 만들어진 데다가 아마도 가장 많이 노출되는 카멜 컬러(공식적으로는 베이지로 불리는)의 솔리드한 느낌 때문인 것 같다.

 

퍼렐이 인스타에 올린 사진의 종류만큼은 아니지만 공식적으로도 꽤나 다양한 컬러로 출시가 되었기 때문에 어떤 컬러로 구입할지 상당히 고민이 되었었는데,
결국 내가 선택한 건 크림색(공식 컬러 이름은 베쥬) 이다.

 

source : Louis Vuitton

마지막까지 고민했던 컬러는 카멜-크림-화이트.
카멜 컬러는 너무 예쁘긴 한데 다른 옷들과 매칭이 힘들 것 같고, 화이트는 안 그래도 부드러운 가죽 재질에 때가 너무 많이 묻을 것 같아 결국 크림색으로 선택했다. 

 

 

일단 부드러운 가죽이 주는 은은한 광택이 굉장히 멋지다.
원톤으로 솔리드하게 만들어진 화이트나 카멜 컬러와는 달리 앞/뒤쪽에 가죽 본연의 색이 드러난 패치가 달려있고, 아웃솔 사이드 쪽으로 화이트 컬러의 라인도 더 스포티해 보여 마음에 든다.

 

신발 바깥쪽에는 LV 로고가 입체적으로 가죽을 덧대 박음질 되어 있고, 
신발의 텅이나 발이 들어가는 라인을 따라 통통하게 패딩 처리가 되어 버터소프트만의 시그니처 디자인을 완성시킨다. 

 

텅 앞쪽으로는 퍼렐의 옆모습이 음각으로 그려져 있는 모습. 

 

텅 안쪽의 패치. 
Paris France, 3 Rue du Pont Neuf 는 아마도 루이비통 본사의 주소.

내가 구입한 사이즈는 9 사이즈 되겠다.

 

신발의 앞쪽과 뒤쪽에 카멜 컬러의 가죽으로 배색해 지루하지 않게 재미를 줬다. 
가죽 스티치 컬러까지 조합이 상당히 예쁘다. 

 

텅의 안쪽이나 신발의 안쪽 면은 메쉬 같은 재질이며, 인솔 역시 상당히 부드러워 착화감이 상당히 좋다.

 

밑창은 굉장히 심플한데, 앞-뒤꿈치에 음각 로고를 새겨놓은 것이 특이하다. 
나는 습관적으로 발을 좀 끌고 다니는 편이라 뒤쪽의 VUITTON은 곧 못 보게 될 디테일일 듯.  

 

 

계획한 건 아닌 것 같지만, 미묘하게 슈레이스의 컬러도 다른데.
다른 제품들처럼 전체적으로 원컬러 컨셉이었다면 신경이 쓰였을 것 같지만 이건 파츠 별로 오히려 재질감이나 광택감도 다 달라서 오히려 의도처럼 보이기도.

 

오랜만에 루이비통에서 취향에 맞는 신발이 나왔네. 

Dior, B23 Skater Sneaker (링크)
Rick Owens, Jumbo Lace Padded Sneakers (링크)

위의 두 스니커즈와 함께 패딩 들어간 통통이 삼형제 결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