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래도 추운 날씨엔 비교적 바깥에 나다닐 일이 적어서 그런가 쇼핑 의욕이 별로 없던 요즘이라 백화점에 가도 일상생활에 필요한 뭔가를 사거나 주로 먹으러 돌아다녔었다. 맛있는 건 왜 이렇게 많은지..
그러다 오랜만에 선물을 살 일이 생겨 겸사겸사 내 쇼핑도 할 겸 슈이와 썸머와 함께 디올 매장에 들렀다.

이날이 바로 그날.

이번 신제품 라인은 DIOR AND HYLTON NEL 콜라보레이션 제품들.
인스타그램 등에서 여러 번 스쳐가며 봤었는데 그다지 눈에 들어오는 아이템이 없어 보여 관심이 크게 없었는데 실제로 보니 꽤 괜찮네?
2025 S/S 시즌을 위해 킴 존스가 손을 잡은 인물을 바로 남아프리카의 개념 예술가 힐턴 넬(Hylton Nel).
남아프리카 카루에서 자라고 그곳을 기반으로 둔 아티스트인 그는 예술계에서는 굉장히 주목받는 인물이라고 한다.
세라믹 예술가로 특히 유명하다고 하는데 사실 나는 이름도 작품도 처음 보는 아티스트.
궁금한 마음에 그의 작품을 조금 찾아보니 초현실주의에 모티브를 둔 것 같은 그의 디자인들은 밝고 유머러스해 보이고 전통예술(?) 같은 느낌이 들었는데, 인터뷰 자료나 소개 글들에 따르면 문학이나 사회 이슈, 종교 등에 관해서도 자신의 작품에 녹여내며 자신만의 시각적인 언어를 만들어 낸다고..

이번에 그 콜라보레이션 제품 라인에서도 몇 개 구매를 했는데, 그중 첫 번째인 DIOR AND HYLTON NEL OverShirt.
앤트러사이트 그레이 컬러의 버진 울 실크 트윌 소재로 제작이 되어 그레이 컬러이긴 한데 뭔가 살짝 광택이 비치는 오묘한 그레이 컬러다.
공식 사이트의 설명으로는 ‘오버사이즈 실루엣의 스탠드 칼라 디테일의 지퍼 오버셔츠’ 라고 하는데, 뭐 그다지 오버사이즈 실루엣은 아닌 건 그렇다 치고..
스탠드 칼라??

매장에 디스플레이 되어있는 마네킹에서도 그렇고 위 사진처럼 칼라를 눕혀 뒀던데…
공식 사이트를 보니 세워 입는 걸 기본으로 보여주고 눕혀있는 꼴을 못 보겠네?

source : dior.com
이렇게 입는 거라고??
난 목이 짧아서 칼라 세워 입는 거 별로 안 좋아하는데..

어쨌든 가슴의 포켓에는 이번 콜라보레이션의 시그니처 문구인 “Dior for my Real Friends”가 자수로 새겨져 있고,
얼핏 정갈하게 일자로 떨어지는 것처럼 보이지만 밑단에는 크게 드러나지 않는 드로스트링 디테일이 숨겨져있다.
사이드포켓도 재봉선에 맞춰져 있어 눈에 띄지 않고..
재질은 버진 울 83%, 실크 17%.

위에 모델룩을 보면 알겠지만 상의와 셋업으로 나온 Tailored Track Pants with Christian Dior Couture Tag.
역시 앤트러사이트 그레이 버진 울 실크 트윌 재질의 깔끔한 테일러드 팬츠인데 자세히 보면 허리는 밴드 형태인 트랙 팬츠 되겠다.
아.. 고무줄 바지는 또 못 참지.


아래쪽만 보면 그냥 출근 룩으로 입을 법한 슬랙스 느낌이라 포멀하게도 스포티하게도 연출할 수 있는 아주아주 편안한 바지다.
바지 자체에는 특별할 것 없지만 옆면에는 슬릿 포켓, 뒷면에는 파이프 포켓으로 은은한 디테일.
셋업 상의와 마찬가지로 버진 울 83%에 실크 17% 재질이고 안감은 비스코스 100%, 입었을 때 촉감이 꽤나 좋다.

각자도 따로도 입기 좋고 한 겨울만 제외하면 대부분의 계절에 입을 수 있는 두께감이라 나름 활용도가 좋아 보인다.
아마 모델룩처럼 입을 것 같지는 않고 조금 더 편안하게 막 입을 것 같지만..

DIOR AND HYLTON NEL Zipped Shirt.
이번에 구입한 제품들 중 가장 마음에 드는 아이템.

체스트 버튼 플랩 포켓에는 얼핏 Dior Couture 로고처럼 보이는 자수패치가 달려있는데 역시나 Dior for my Real Friends 자수.

얼핏 그냥 일반적인 화이트 셔츠로 보이는데 실제로 보면 상당히 두꺼운 재질인데다가 전면의 잠금 방식이 지퍼 형태라서 오픈해서 입는 순간 바람막이나 점퍼처럼 보이기도 한다.
일단 내가 마음에 들었던 점은 크게 두 가지인데,
하나는 셔츠에서는 흔치 않은 래글런 형태라는 점, 그리고 또 하나는 손목과 플랩 포켓 등에 달린 버튼 디자인이 튀지 않으면서 멋스러운 디테일이라는 점이다.

이 사진만 보면 완전히 셔츠 느낌.
하지만 손목에 금속으로 된 똑딱이 버튼을 보면 일반적인 셔츠 느낌은 확실히 아니다.

source : dior.com
공식 홈의 룩북인데..
사실 이거보다 훨씬 더 좋은 느낌인데.. 모델이 영 꺼벙하네.

DIOR AND HYLTON NEL Oversized Shirt.
지인 선물로 같은 디자인의 다른 컬러를 사줬는데 나중에 커플로 입고 함께 밥 먹으러 가기로 했다. ㅋㅋ

은은한 블루 컬러 스트라이프 장식이 된 화이트 코튼 포플린 소재의 셔츠.
역시나 DIOR AND HYLTON NEL 콜라보레이션 제품으로 체스트 포켓에 Dior for My Real Friends 시그니처 자수가 되어있다.

앞쪽의 버튼들을 가리는 히든 버튼 플래킷 형태인데, 사실 지 아이템의 더 큰 특징은 칼라에 숨겨져 있다.

6.5cm의 착탈식 칼라로, 단추를 풀어 떼어내면 차이나 칼라 형태의 셔츠로 변신시킬 수 있다는 것!
달고도 입어보고, 떼어내고도 입어봤는데 편안한 스트라이프 무늬라 그런지 둘 다 매력이 있다.


Dior Alias Sandal.
Dior Oblique 자카드 소재로 제작된 크로스 스트랩 샌들이다.
아주아주 편하게 잘 신고 다니던 루이비통 슬리퍼가 망가져 작년 여름에 급하게 다시 루이비통에서 슬리퍼를 구입을 했는데(링크)…
와.. 보기와는 달리 너무 딱딱하고 불편해서 발에 물집 생기고 난리가 났다.
그래서 지금은 그냥 집 앞에 잠깐 나갈 때 신는 슬리퍼로 전락.
어쨌든 그래서 새로 구입한 슬리퍼.

발 아플 이유가 전혀 없는 편안한 착용감에 인솔은 가죽으로 아웃솔은 러버 재질로 되어있어 어디 놀러 갈 때가 아니더라도 평소에 신기도 괜찮아 보인다.

검은색 오블리크 패턴의 크로스 밴드도 상당히 편하고 일단 부드러운 가죽으로 된 인솔이 은근 푹신한 느낌이라 오래오래 잘 신을 수 있을 듯.

바닥에 요철이 거의 없어 살짝 미끄러워 보이는 경향이 있지만 이건 뭐 실제로 신고 다녀봐야 알겠고..

다음은 사실 구입한지 좀 된 Woven Check Shorts.
이것도 얼핏 그냥 평범한 반바지 같은데 은근 디테일이 많이 들어간 아이템 되겠다.


일단 허리 뒤쪽에 굵은 스트랩으로 묶도록 되어있는 것이 특징.
자세히 보면 알겠지만 그냥 허리에 고무줄 밴드가 들어간 드로스트링 타입이 아니라 앞쪽으로 넓어지는 앞치마 형태를 뒤에서 끊으로 묶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그렇게 뒤에서 끈을 따라 앞으로 오면, 앞면 전체가 플랩 형태의 덮개가 달린 형태.
마치 여성복의 치마바지 같은 형태랄까? 상당히 독특한 타입의 쇼츠.

옆쪽에 단추를 열면 더 펄럭거리도록 만들 수도 있지만 완전히 떼어지지는 않는다.
뭐 그냥 디자인일 뿐 분리 합체 변신 같은 느낌은 아니고..
버진 울 100% 인데 약간 까슬까슬한 느낌?

Pantalon Chino Pants Dior Couture.
베이지 코튼 페일 소재의 턴업 치노 팬츠다.

편안하게 입을 수 있는 플리츠 디테일과 커프스 처리된 밑단이 특징이지만 일단 살짝 입어봤을 때 구김이 굉장히 잘 갈 것 같은 재질이라 마냥 편하게 입을 수 있을 것 같지는 않다.

슬릿 사이드포켓에 웰트 뒷주머니, 그리고 그 위쪽으로 꾸뛰르 로고.
면 100%에 안감은 비스코스 100%.로 아주아주 평범한 기본 아이템 되겠다.


매니저님이 선물로 주신 소바쥬 아이템.

소바쥬 애프터 쉐이브 로션 (Sauvage Lotion Apres-Rasage),
그리고 소바쥬 오 포트 (Sauvage Eau Forte) 향수.

일단 레이저 제모를 해서 쉐이빙을 안 하긴 하는데… 스킨로션 같은 느낌이니까 사용할 수 있다 치고,
향수는 쓰는 게 있어서 아무래도 안 쓸 것 같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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