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베어브릭을 구입했다.
이번에 구입한 친구들은 마음에 드는 새로운 베어브릭을 발견했다기보다는 기존에 이미 구입해 오던 제품들의 시리즈 구성 연장선에 있다.
베어브릭 자체가 아무래도 오랜 기간에 걸쳐 출시를 계속 해왔기에 이제는 대단히 새로울 것도 없는 것이 어쩌면 당연하겠지만 확실히 모으는 재미가 예전만은 못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코어한 컬렉터들은 지치지 않고 꾸준히 구매를 하고 있는지 여전히 인기 있는 제품은 구하기가 힘들고.
먼저, 이미 내 블로그에도 몇 차례 구입기를 올렸던 KITH의 베어브릭.
이번에 새로 출시된 제품은 역시나 컬러만 다르고 같은 디자인과 소재로 만들어진 제품이다.
KITH SS23 Flock Style Be@rbrick 100% & 400% – Harbour
2023 Spring/Summer 시즌 제품이라 그런지 항구(Harbour)라는 이름을 가진 밝은 하늘색류의 뽀샤시한 제품.
역시나 패키지는 스니커즈 박스의 형태 위에 네 가지 컬러 스트라이프를 두르고 있는 디자인.
Kith에서는 가끔 이것저것 구입을 하는 편이라 이번에는 아이들 옷을 사면서 함께 주문했다.
조만간 성수동에 Kith의 플래그십 스토어가 들어설 예정이라던데, 그러면 베어브릭도 국내에서 배송비 없이 주문할 수 있으려나?
가끔은 지역별로 한정된 콜라보레이션 제품도 출시하는 Kith에서 한국 한정 베어브릭 같은 걸 내줬으면 좋겠네.
늘 그랬듯 뽀송뽀송한 표면.
Flocked Style 제품은 아무래도 소프트한 컬러가 딱 어울린다.
이렇게 보니 뭔가 시멘트, 콘크리트 등의 이름이 붙었어도 어울릴 것 같은데 실제로는 이 사진보다 조금 더 채도가 높은 것 같다.
그렇다고 한들 Kith 사이트에 올라온 이미지처럼 화사한 컬러는 분명히 아닌데..
어쨌든 취향으로는 이쪽이 더 마음에 들긴 하다만..
표면에 Flock 커버링을 하더라도 내부 플라스틱 컬러는 일단 맞춰두는구나.
전에는 유심히 안 봤었나 보다. 다시 예전 포스팅들을 살펴보니 정말 모두 내부 플라스틱 컬러도 다르네.
어쨌든 발바닥에 보이는 속살로 확인이 가능하다.
다음은 My First Be@rbrick B@by RED & SILVER CHROME Ver. 100% & 400% 제품.
올해 3월부터 5월까지 홍콩에서 열렸던 Be@rbrick World Wide Tour 3 개최 기념으로 제작된 버전이라고 한다.
My First 시리즈야 뭐 베어브릭 컬렉터들에게 워낙이나 유명한 제품이라 수집하는 사람도 많은데 그렇다고 또 전부 디자인이 예쁜 건 아니라 난 마음에 드는 일부만 구입하고 있다.
특징은 역시 몸통 속에 들어있는 작은 구슬들.
택배 패키지 안에서도 사라락사라락 하며 플라스틱 구슬들이 돌아다니는 소리가 계속 나던데, 택배 기사님들이 내용물을 궁금해하셨을 듯.
그동안 여러 ‘My First’ 시리즈 제품이 출시되었음에도 별로 예쁘지도 않은 컬러 조합으로 색깔 바꾸기 놀이하는 느낌으로만 출시가 되어 구입 생각이 전혀 없다가 이 Red & Silver Chrome 버전은 뭔가 눈에 훅 들어와 구입을 하게 되었다.
아마도 대비되는 두 가지 컬러의 조합, 그리고 그 대비를 살리도록 디자인된 얼굴과 다리의 스트라이프, 그리고 나머지 부분의 폴카 도트 느낌이 마음에 들었던 것 같다. 뭔가 선물 포장 같은 느낌이 들면서도 발랄한 분위기?
이리저리 살펴봐도 딱히 이름처럼 Red & Silver Chrome 으로 보이지는 않는 레드 + 화이트 조합.
몸통 속에 잔뜩 엉켜들어있는 빨간색과 흰색 플라스틱 구슬들이 땡땡이무늬와도 너무 찰떡이다.
몸통 속 구슬을 자세히 보니 아이들 비즈공예 할 때 쓰는 구슬들처럼 꿰어지도록 구멍이 나있다.
100%에 들어있는 구슬들은 정말 비즈공예용 구슬 정도 크기이려나? 하는 마음에 들고 자세히 뜯어보다 보니 파란 구슬도 섞여있네?
그래서 큰 녀석도 잘 흔들어 찾아보니 여기도 역시 파란 구슬이 섞여있다.
가차폰 기계에 레어 아이템 같은 느낌?
뒤쪽에 Designed by CHIAKI (CIROL & Co.) 라고 쓰여있어 궁금한 마음에 구글링을 좀 해보니.. 이럴수가!!
쿠엔틴 타란티노의 영화 Kill Bill(킬 빌)에 긴 체인에 달린 철퇴를 사용하던 그 교복 입은 여배우, 그게 바로 쿠리야마 치아키(Chiaki Kuriyama / 栗山千明) 란다. 대단하네. 상상도 못했..
배우는 물론, 가수로도 활동했었고, 현재는 디자이너로서도 상당히 성공한 모양이다.
베어브릭 모으는 사람 중에는 마퍼 시리즈 하면 모르는 사람이 없을 테니..
이번에도 역시 My First Be@rbrick B@by 시리즈 중 하나인,
My First Be@rbrick B@by COLOR SPLASH Ver. 400%
이 제품은 완전히 마음에 드는 디자인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알록달록한 물감이 자연스럽게 흩뿌려진 외형이 독특한 것 같아 구입을 해본 건데 패키지를 열어 보니 지금껏 못 보던 설명서(?)가 들어있다.
헐.. 뭐야.
발바닥 부분에 배터리를 넣으라는 설명서의 내용을 보고 다리를 들어보니 진짜 배터리 투입구가 달려있네?
이런 부가 기능이 달린 베어브릭은 또 처음이잖아!
평소 베어브릭에 뭔가 기능을 기대하던 것도 아니고 전체 틀에서 이런 식으로 벗어나 버리는 게 딱히 마음에 들지도 않지만 전혀 모르고 있다가 알게 되니 신기하긴 하네.
잘 사용하지도 않는 C형 배터리 두 개를 넣으라고 해서 혹시나 하고 찾아보니 마침 또 C형 듀라셀 두 개가 딱 있네.
그렇게 배터리를 넣고 설명서대로 스위치가 달렸을 엉덩이를 더듬더듬해봤더니 다이얼형 스위치가 달려있다.
짜잔!
우와.. 내부에 LED 조명이 달린 베어브릭이라니.
갑자기 조금 마음에 들어버렸다.
심지어 다이얼 형태의 스위치를 통해 디밍도 지원해 밝기 조절도 된다.
디자인이 알록달록해서인지 허리춤에 달린 스위치 역시 크게 눈에 띄지 않는다는 점도 마음에 들고.
뽑기를 잘 못한 건지 프린트 패턴이 사진으로 보던 것보다 좀 어두워 살짝 아쉬웠는데 재주가 있으니 좀 예뻐해 줘야 할 듯.
그나저나 양 다리에 하나씩 큼지막한 배터리를 넣어두니 무게가 상당하네.
저 상태로 베어브릭 장식장에 넣어 두었다가 나중에 배터리에서 액체 흐르고 그러는 거 아닌지 모르겠네..
베어브릭 망가지는 건 전혀 걱정이 안되는데 엄청 신경 써서 제작한 베어브릭 장식장은 내부가 천 재질로 커버링이 되어있다고..
그렇게 어느 정도 입주가 마무리된 베어브릭 아파트.
떨어뜨려 망가진 가리모쿠 하나도 얼른 수리를 해야 할 텐데.
(장식장 조명 외에 다른 조명을 꺼서 좀 으스스한 분위기가 되어버렸지만)
Kith 베어브릭도 어느새 여섯 종류로 세를 불린 모습.
마퍼 시리즈는 총 5종.
그래도 역시 뭐니 뭐니 해도 마퍼 화이트가 가장 예쁘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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