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공식 홈페이지에 주문이 열리자마자 냉큼 주문했던 스튜디오 디스플레이를 엊그제 받아보았다.
아이맥을 정리한 이후에는 맥북 프로를 클램쉘 모드로 두고 별도의 LG의 5K UltraFine Display를 썬더볼트로 연결해 사용하고 있었는데, 디자인도 화면도 모두 훌륭해 충분히 만족스럽게 사용 중이었다.
하지만 아무리 UltraFine 모니터의 디자인이 괜찮다 한들 막상 책상을 보면 늘 약간의 아쉬운 마음이 들곤 했는데..
그렇다고 Pro Display XDR을 사기에는 구멍이 숭숭 잔뜩 뚫린 후면 디자인이 100% 취향이 아니라 구입이 망설여지는 상황?
모니터의 후면이 먼저 눈에 들어오게 되는 내 방의 구조상 계속 마음에 썩 들지 않는 저 구멍들을 보게 될 텐데 거기에 약 천만원을 쓸 가치가 있을까? 싶은 생각이랄까.
그러던 중 올(2022년) 3월경 애플 스튜디오 디스플레이가 발표되었는데.. 웬일이야! 딱 취향!
바로 주문!!
외부 카톤 박스부터 기대감을 높여주는 두근두근 화살표 뜯기 시작.
중국이 확진자 수를 0으로 떨어뜨린다며 칭링(清零) 정책을 시행하면서 중국을 통한 물류도 모두 마비되는 통에 중간에 한 번 배송일자가 미뤄졌었는데 다행히 우려했던 것보다는 빨리 받아보게 되었다.
항간에 떠돌던 루머로 나노 텍스처 버전의 제품은 7월에나 받게 될 거라는 설도 있었는데 어우…
아..역시 애플. 박스도 너무나 멋지다.
혹시 모르니 디스플레이가 포함된 제품의 박스는 보관해야 할 텐데 이 정도면 보관할 맛 나겠네.
다른 소형 제품들처럼 뒷면에는 뒷면 사진이, 앞면에는 앞면 사진이 그리고 측면에는 측면 사진이 인쇄된 화이트 컬러의 단단한 박스.
내가 주문한 제품은 정확히,
Apple Studio Display
+ 나노 텍스쳐 글래스 (Nano-texture glass)
+ 기울기 및 높이 조절 스탠드 (Tilt- and height- adjustable stand)
+ AppleCare+ coverage
당연히도 기울기 및 높이 조절 스탠드가 적용된 제품은 패키지 측면에도 그에 맞는 이미지가 적용되어 있다.
자 두 번째로 만나는 두근두근 화살표.
역시 뜯는 맛이 일품인 애플의 패키지는 포장 어느 한구석도 손톱이나 칼로 힘들게 뜯게 만들지 않았다.
패키지 안쪽의 구조와 재질은 훨씬 더 감동적(?)인데,
완충이나 스크래치 방지를 위해 흔히 사용하던 비닐이나 스티로폼 재질을 전혀 찾아볼 수 없을 뿐 아니라
종이 박스들이 접히고 접혀 완충이 필요한 부분에 완충 역할을 함과 동시에 제품을 넣고 빼기 수월하도록 펼쳐지는 구조로 만들어져있었다.
제품 자체에도 비소를 사용하지 않은 디스플레이 유리만을 사용한다든지, 수은이나 베릴륨 등을 사용하지 않는 다든지 하는 제로 폐기물 프로그램을 기반으로 생산을 하고 있다고 들었는데 패키지에도 확실히 다른 어느 제품들과 비교가 안 될 정도로 많은 고민과 노력이 담긴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위 사진처럼 상자의 양옆을 화살표 쪽으로 밀면 제품 본체를 쉽게 들어 올릴 수 있도록 펼쳐진다.
제품 아래쪽에 들어있는 작은 상자를 열어보면 1m 짜리 Thunderbolt 케이블과 나노 텍스쳐 광택용 천이 들어있다…(???!)
아니!!
나노 텍스쳐 옵션을 넣으면 기본으로 제공된다고 미리 말을 했어야지..
아.. 25,000원 짜리 광택용 천을 따로 주문해서 가지고 있었는데..
기울기 및 높이 조절 스탠드 옵션 (Tilt- and height- adjustable stand)을 선택했는데 뒤쪽에 해당 부분을 보호하기 위한 박스가 또 달려있다.
역시나 또 만나는 화살표.
저 화살표를 당겨 뜯으면 움직이는 스탠드 모양에 꼭 맞춘 두툼한 종이 재질의 완충 박스가 양쪽으로 나누어진다.
전원 케이블은 예전 아이맥처럼 분리되도록 만들었어도 충분했을 것 같은데 굳이 일체형으로 만들었네..
뭐 기술적으로나 정책적으로 이유가 다 있겠지만.. 어쨌든 그래서인지 케이블을 돌돌 말아 고정하는 타원형 박스가 스탠드 뒤쪽에 또 붙어있다.
다음은 드디어 화면에 붙어있는 보호지를 제거하는 단계.
전면에 Studio Display 라고만 떡하니 쓰여있는 모습이 굉장히 시크하다.
우측 하단에 에너지스타 마크가 붙어있긴 하지만.
마지막으로 전원 케이블에 감겨있는 포장지를 뜯을 차례.
아마도 금속제 스탠드의 케이블 홀로 케이블이 위치하게 되니 문제가 생길까 봐 보호지를 감아둔 것 같은데,
이 포장 역시 아래쪽에 보이는 손잡이를 잡고 위로 당기면 아주 손쉽게 제거할 수 있게 되어있다.
드디어 제품의 본 모습이 드러났다.
제품 외관의 멋진 디자인이야 애플에서 공식적으로 공개한 사진이나 렌더링 이미지들이 훨씬 더 멋지게 보여줬기 때문에 내가 멋지게 사진 찍어보려 노력하는 게 큰 의미는 없을 것 같고.. 기록용으로 구석구석 몇 장 담아보았다.
일단 너무너무 마음에 드는 후면의 연결 포트들.
Thunderbolt 3(썬더볼트3) 포트 1개와 USB-C 포트 3개, 총 4개의 포트가 같은 크기와 모양으로 줄 서 있는 후면이 너무나 아름답다.
최근에 전 세계적으로 디자인이 훌륭한 수많은 테크기기들이 즐비하지만 이렇게 후면, 측면까지 완벽한 디자인을 보여주는 제품은 사실 많지 않다.
특히 저런 입력 포트들의 정렬 따위는 그들에게 큰 의미가 없는 건지, 아니면 외부에 보여지는 몇 밀리미터를 맞추기 위해 내부의 부품들을 별도로 맞춰야 하는 노력과 비용을 가지고 경중을 따져서 그런 건지는 몰라도 후면 포트들이 삐뚤빼뚤한 것 정도는 아주 흔히 볼 수 있다.
그에 비하면 애플은 외부 섀시를 벗기고 봐도 내부 구조나 기판까지 완벽하게 아름다울 정도.
티비도 그렇고 모니터도 그렇고 사실 디스플레이 제품에서 가장 중요한 건 뭐니 뭐니 해도 화면 자체이기 때문에 다른 부분이 최대한 보이지 않게 하는 것이 가장 아름다운 디자인일 텐데 이 제품이 바로 그렇다.
알루미늄으로 만들어진 군더더기 없는 깔끔한 디자인의 제품에 전면을 눈부심이 적은 나노 텍스쳐 글래스로 깔끔하게 마감해 화면 자체에 집중이 되도록 했다.
Pro Display XDR 발표 때 $999(국내 정가 1,249,000원)라는 가격으로 야유를 들었던 그 Pro Stand와 같은 형태인데,
다행히(??) 이번에는 54만원만 추가하면 선택할 수 있었다.
Pro Display XDR에는 기본으로 스탠드가 제공되지 않으니 Studio Display의 기울기 조절 스탠드 값을 빼야 절대 비교가 될 거 같기는 하지만..
최대 기울기 30°에 최대 105mm 범위의 높이 조절이 가능한 스탠드.
어쨌든 미관상으로도 너무 아름다울 뿐 아니라 실제 손으로 만져보고 조절해 보면 기능적으로도 너무 훌륭한 스탠드 옵션이라 만족스러운 옵션.
높이를 조금 더 높게 조절할 수 있었다면 좋았겠지만 뭐 일단은 후한 점수를 주고 싶다.
높이 조절 스탠드에서 구동되는 조절 부위에 관심이 집중되어 항상 큰 조명을 받지 못하는 바닥에 닿는 받침부.
기존 아이맥의 받침처럼 부채꼴로 펼쳐지지 않고 위에서 내려온 그대로 직각을 유지하며 이어지는 이 바닥 역시 굉장히 만족스러운 포인트다.
Studio Display에는 놀랍게도 Apple Silicon A13 Bionic 칩이 내장되어 있다.
센터 스테이지 기술이 적용된 12MP의 울트라 와이드 카메라를 운용하거나 스튜디오급 3 마이크 어레이, 4개의 포스 캔슬링 우퍼와 2개의 고성능 트위터로 구성된 총 6개의 스피커까지 입체감 있는 사운드를 들려주기 위해 A13 Bionic 칩이 적극적으로 활용된다고.
그와 관련하여 사운드 출력과 발열을 위한 타공이 상하단에만 작은 구멍으로 되어있는데 그 역시 만족스러운 디자인 포인트.
책상에 올려 연결을 해보았다.
아직 주문한 가구 중 일부가 해외에서 오는 중이라 완성된 모습은 아니지만 어쨌든 책상 위가 훨씬 더 깔끔해졌다.
보이는 가구는
Finn Juhl의
The Nyhavn Desk,
The Art Collector’s Table,
The 45 Chair.
Poul Kjærholm의
PK9
지금은 컴퓨터 옆에 케이블이 주렁주렁이지만 Finn Juhl의 The Panel System이 양쪽 벽에 세팅되면 더 깔끔하게 마감될 수 있을 듯.
연결 끝.
기존 UltraFine 모니터와 마찬가지로 전원 케이블과 썬더볼트 케이블 하나로 모든 연결은 마무리된다.
대부분의 장비는 책상의 왼쪽에 있고 모니터 케이블은 우측에서 나가는 터라 기본 제공되는 1m짜리 썬더볼트 케이블의 길이가 좀 타이트한데 썬더볼트는 특성상 길이가 늘어나면 가격도 훌쩍 비싸지니 이해는 간다.
가구가 모두 세팅되었는데도 케이블이 좀 짧다 싶으면 1.8m짜리 애플 정품 썬더볼트4 케이블을 구매해서 사용해야지.
연결하고 노트북을 켜니 펌웨어 업데이트가 떠있네.
최근 해외 리뷰어들 사이에서 일부 스튜디오 디스플레이 제품이 빛샘 때문에 말이 좀 나오는 거 같던데 나도 펌웨어 업데이트까지 완료한 후 최대 밝기로 방안에 조명을 끄고 빛샘을 확인해 봤는데 아주아주 양품이다.
FaceTime을 켜고 센터 스테이지도 체크해 봤는데 꽤나 카메라가 부드럽게 잘 따라오고,
Apple Music과 YouTube에서 음악과 영상을 재생해 보았는데 사운드도 적당히 들을만하다.
6개의 스피커로 굉장한 사운드를 낼 줄 알았더니, 지난 16인치 인텔 맥북프로나 지금 사용하는 16인치 M1 Max 맥북프로의 스피커를 처음 들었을 때처럼 놀라움이 있지는 않았다. 그냥 뭐 깔끔한 책상의 유지를 위해 별도의 스피커를 두지는 않아도 될 정도?
32인치 7K 스튜디오 디스플레이 루머도 있던데, 당장은 32인치까지 갈 필요는 없을 것 같고 당분간은 아주아주 만족하면서 잘 사용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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