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는 장지갑을 참 좋아해서 멋진 가죽 장지갑에 구겨지지 않은 빳빳한 현금을 넣고 다니는 것이 뭔가 남자답고 멋있다고 느꼈던 때가 있었다.
그래서 지갑에 카드와 신분증 등을 잘 분배해 넣어 뚱뚱해지지 않게 신경 써서 들고 다니곤 했다.
그런데 세상이 변해 현금을 들고 다닐 일이 없게 되자 지갑 자체를 들고 다니지 않게 되면서 신용카드 두 장과, 면허증 만 카드지갑에 넣어 가볍게 들고 다니게 된 지도 이미 상당히 오래되었다.

지금까지 사용하던 지갑은 2019년에 구입한 Louis Vuitton x Supreme, Porte Carte 카드 지갑.
평소 물건을 험하게 쓰지는 않는 편이라 아직도 깨끗한 상태이지만, 사용기간이 이미 5년을 훌쩍 넘겼고 외출 시마다 늘 지니고 다닌 아이템이다 보니 어느 정도는 사용감이 느껴지는 정도. 특히 Epi 가죽의 요철 때문에 튀어나온 부분에 칠해진 흰색 도장이 살짝 벗겨진 부분도 있다. 

 

뭐 그래도 아직까지도 충분히 예쁘고 마음에 들어서 그냥 사용할까 하다가 기분전환 겸 더 가벼운 카드지갑을 하나 구입해 보았다. 
에르메스 공식 사이트에 온라인 주문을 했는데, 역시나 주문부터 배송까지 상당히 잘 관리되는 느낌. 
담당자가 전화로 꼼꼼히 배송 주소 확인을 하는 것은 물론 배송날짜 체크나 배송받을 정확한 위치까지 어느 하나 빠뜨리는 부분 없이 체크하고 넘어간다. 

 

외부 패키지의 포장상태도 상당히 단단해서, 내부의 오렌지 박스나 쇼핑백 등은 구김이나 스크래치가 아예 없는 정도로 완벽하다. 
뭐 우리나라 택배 시스템이야 원래도 훌륭하지만 이 정도라면 고가의 명품 들도 온라인 구입을 망설일 필요가 없는 환경이 될지도 모르겠다. 
물론 옷 같은 거야 지금도 많이들 하고 있지만..

 

어쨌든 그래서 내가 구입한 카드 지갑은 바로,

Hermes, Horse MagSafe Card Holder

아이폰 뒷면에 MagSafe를 이용해 자석으로 붙이는 심플한 카드지갑 되겠다.

 

폭 6.6cm에 길이 9.5cm의 작은 사이즈로 카드 사이즈보다 아주 살짝 큰 컴팩트한 카드 홀더.
골드컬러의 스위프트 카프스킨으로 만들어졌고 심플하게 디자인된 말 패턴을 흰색 스티치를 이용해 귀엽게 바느질해 표현한 것을 볼 수 있다.

전에 한 번 잡지에서 보고 관심은 갖고 있었는데, 구입을 하려고 공식 사이트에 가봤더니 말 패턴은 품절 상태라 구입할 수가 없었다.
그러다 이번에 혹시나? 하고 찾아보니 말 패턴을 팔길래 냉큼 구입!

 

이게 내가 구입한 말(Horse) 디자인. 
내가 보기엔 이게 가장 에르메스스럽고 예쁘기도 예쁘다.

말 머리 뒤쪽으로 갈기에서 몸통으로 내려오는 라인이 카드를 끼우는 홈이 되는데,
아래쪽에 올린 다른 디자인들에 비해 곡선이 더 완만해 카드를 넣고 빼기가 조금 더 편한 것도 특징!

 

이건 바다코끼리(Walrus) 디자인.
으.. 이건 별로 안 예쁜데..

 

이건 고슴도치(Hedgehog). 이건 그래도 꽤 괜찮다. 
뾰족뾰족한 가시라 지그재그로 스티치로 표현되어 있고 구석에 얼굴도 귀엽.

 

이건 거북이(Turtle). 음.. 이것도 영 별로.

 

이건 코끼리(Elephant) 디자인. 
개인적인 취향으로는 말이 가장 예쁘고 그다음으로 예쁜 것 같다.

카드가 끼워지게 되는 덮개가죽 부분이 곡률은 살짝 다르기도 하지만 기본적인 형태는 다 똑같은데,
머리부터 코로 내려오는 곡선이 실제 코끼리 디자인과 딱 떨어져 억지스럽지 않고 너무 예쁘다.

다른 디자인도 또 있으려나.
일단 지금 검색되는 건 이 정도 인 것 같은데.

 

아이폰 후면에 붙게 되는 뒷면은 굉장히 심플하다.
사진에는 잘 보이지 않지만 음각으로 HERMES PARIS, Made in France 가 새겨져 있다.

 

iPhone 16 Pro Max 뒷면에 붙여본 모습.

오! 역시 깔끔하고 이쁘네.
게다가 나의 주 사용 신용카드 컬러가 Space Gray 컬러라 카드까지 끼우면 뭔가 블랙 티타늄 컬러의 아이폰과 찰떡. 

사실 구입해서 사용한 지는 한 달쯤 되었는데.. 일단 대체적으로 만족하고 사용 중이다.
대만족까지는 아닌 굳이 이유를 꼽아 보자면,

첫 번째, 원래 신용카드 두 장, 신분증 한 장을 가지고 다니던 걸 한 장으로 줄였더니 뭔가 좀 불안하달까.
모바일 신분증이 있기도 하고 애플페이도 되니 사실 조만간 익숙해지고 해소될 불안함이긴 하지만 아직은 뭔가 빼놓고 나온 느낌이 조금 있다.

그리고 두 번째는..
차에 타면 자연스럽게 맥세이프 거치대에 척 붙여두던 버릇이 있는데 카드 지갑을 떼고 붙이는 귀찮음이 있네.
그나마 다행이라면 운전하고 돌아다닐 일이 그리 많지는 않다는 거?

어쨌든 일단 너무나 만듦새가 좋고 예뻐서 볼 때마다 마음에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