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너무너무 재미있게 즐겼던 ‘호라이즌 제로 던(Horizon Zero Dawn)’에 등장했던 ‘톨넥(Tallneck)’이 뜬금없이 레고로 정식 출시된다는 소식을 접하고 정말 출시를 손꼽아 기다렸었는데 2022년 5월 1일 드디어 구매가 열려 구입할 수 있었다.
정확히는 2017년작 ‘호라이즌 제로 던(Horizon Zero Dawn)’이 아닌 2020년 발표된 후속작 ‘호라이즌 포비든 웨스트(Horizon Forbidden West)’ 버전의 톨넥 되겠다.
나는 ‘호라이즌 제로 던’의 엔딩을 두 번 본 이후에 DLC로 출시된 ‘호라이즌 제로 던: 더 프로즌 와일드(Horizon Zero Dawn: The Frozen Wilds)’까지 마무리한 후 이런저런 이유로 바빠 포비든 웨스트는 플레이하지 않았는데.. 워낙 즐겁게 즐겼던 게임이라 아마도 언젠가는 반드시 플레이하게 되지 않을까 싶다.

뭐 게임 출시 당시 2주 만에 260만장을 팔아 치울 정도로 흥행을 했다고는 하나 갑자기 2022년에 레고로 등장이라니..
처음 들었을 때는 조금 뜬금없다고 느꼈는데, 조금 찾아보니 소니 인터렉티브 엔터테인먼트의 사장인 짐 라이언(Jim Ryan)이 호라이즌 제로 던 시리즈의 넷플릭스 드라마 제작을 발표했었다고 하니 아마도 장기적인 관점에서 이 IP의 미래를 그려봤던 게 아닌가 싶기도 하다.

가만 보자.. 게임 자체가 오픈월드 방식의 액션 RPG라 방대한 지역에서 다양한 몬스터들을 만나볼 수 있는데 그 몬스터들이 대부분 기계다.
이 얼마나 레고로 만들기 좋은 컨텐츠냐!!
인류의 문명이 대부분 망해 없어진 미래 세계를 고도로 진화된 기계들과 함께 대자연이 새롭게 지배하게 된 세상에서 에일로이(Aloy)라는 어린 사냥꾼이 자신의 운명을 찾아 떠나는 기나긴 여정을 그린 게임.
포비든 웨스트는 아직 플레이하지 않아서 모르겠지만 호라이즌 제로 던 까지는 대략 이런 배경.
게임 속에 정말 수많은 기계 짐승(?) 들이 등장하는데, 플레이어의 입장에서 그 각각의 짐승들을 만나게 되는 타이밍이나 분위기가 끝내주게 멋진 배경과 연출에 힘입어 정말 소름 돋게 다가오게 된다.
개인적으로는 그중 가장 인상적인 기계 짐승을 꼽아보라면 바로 이 톨넥(Tallneck)과 썬더조(Thunderjaw).


톨넥은 이름처럼 긴 목을 가지고 있는 대형 기계 짐승으로 원반 형태의 큰 머리를 갖고 있다.
기린을 모티브로 만들어졌다고 들었는데, 실제 게임 내에서 맞닥뜨리게 되면 그 어마어마한 크기가 주는 압박이 어마어마하다.
처음에는 근처에만 가도 톨넥이 발을 옮길 때마다 흔들리는 바닥에 끝도 안 보이는 머리를 올려다보고 싸울 의욕도 나지 않을 정도였는데,
나중에 목을 타고 올라가 해킹을 하고 나면 송전탑처럼 크고 원반형 안테나처럼 생긴 머리와 어울리게 통신장치(?) 역할을 한다.

이번에 레고로 출시된 톨넥은 총 부품 수 1222개에 높이가 약 34cm나 되는 큰 사이즈로 만들어졌음에도 가격이 114,900원으로 책정되어 레고를 꾸준히 즐기는 사람들에게는 굉장히 저렴(?) 하게 출시된 제품으로 이야기된다.
물론 레고라는 제품 자체가 ‘부품 수 x 개당 단가’로 계산되는 제품들은 아니지만 비교적 혜자로운 가격임에는 틀림없다.
(그래서인지 공홈에는 며칠째 품절 상태)

널찍한 머리 위에 에일로이 미니 피규어를 올려두면 정말 게임 속의 장면처럼 발 쪽은 아찔하게 느껴질 정도.

발아래쪽은 타원형의 베이스 플레이트를 만들어 소소한 배경들을 디오라마로 꾸며두어 전시효과가 꽤 훌륭하다.
톨넥의 발 앞쪽으로 정찰 기계인 ‘와처(Watcher)’가 작게 자리하고 있는데,
기본 푸른 눈 이외에 게임에 등장하는 다른 버전으로 바꿀 수 있도록 붉은 눈과 노란 눈이 추가로 들어있다.
와처도 크기는 작지만 동세도 형태도 제대로 표현되어 있어 기회 되면 추가로 여러 마리 만들어 보고 싶다.

다리 자체도 워낙 길어 몸통까지 높이가 상당하기 때문에 게임 내에서는 나무나 언덕 같은 지형지물에서 기다리다 지나갈 때 목 등으로 점프해서 기어 올라가 머리로 올라가게 된다.
게임이 출시된 2017년부터 2020년 후속작이 발표되고 지금까지도 생김새 때문에 늘 놀림을 당하는 주인공 에일로이(Aloy).
게임을 하다 보면 어린아이 시절을 제외하면 딱히 외모가 거슬리지는 않는데, 아무래도 기존에 사람들 머릿속에 자리한 미녀상은 아니라 그런지 게이머들에게 여러 가지로 비난을 받고 있다.


돌아다니는 사진들이 특히 이쁜 사진과 특히 못생긴 사진을 비교해놔서 그런 것도 약간 있지만,
여성을 단지 외모로만 평가하겠다거나 주인공은 무조건 예뻐야 한다는 억지도 아니다.
그저 에일로이의 모델이 된 것으로 알려진 1987년생 네덜란드 배우 ‘하나 훅스트라(Hannah Hoekstra)’의 그대로만 모델링 해줬으면 좋았을걸.. 하는 원망이랄까..

뭐 어쨌든 에일로이 외모야 그렇다 치고..
레고의 미니 피규어는 꽤 정교하게 에일로이스럽게 만들어졌다.
위 사진의 귀쪽을 보면 게임에 중요한 요소로 등장하는 증강현실기기 ‘포커스’도 볼 수 있다. 마치 스카우터 같은..
어깨나 팔에 프린트도 상당히 디테일하고.

조금 더 게임 속 느낌을 내볼까 해서 푸른색 조명을 추가해 보았다.

정확히 맞아떨어지는 스크린샷은 찾을 수 없었지만..
내 기억 속 톨넥의 이미지 중 가장 강한 이미지는 안개 낀 어두운 숲속의 푸르스름한 실루엣이라서..



약간 이런 느낌?

숲도 좀 더 고요한 것 같고..



톨넥 뒤쪽의 디테일들.
스티커가 덕지덕지인 건 좀 아쉽지만..
스티커를 제외하고라도 충분히 기계적인 멋스러움이 잘 표현된 제품이다.

의외로 다리는 좀 뻣뻣한 편이다.
일반적인 자세를 잡는 데에 어려움은 전혀 없지만 무릎이 전혀 굽혀지지 않는 형태.
대신 발목이나 몸통 연결 부위 움직임은 자유로워 앞이나 뒤로 기울이는 포즈를 만드는 정도에는 적당하겠다.

기린을 모티브로 했으니 새끼 기린이나 사슴의 허둥지둥 포즈는 만들어봐야지.

목 뒤쪽으로 플레이어가 잡고 올라갈 수 있는 장치가 칼 부품(?)을 이용해 지그재그 끼워져있는 모습.


원반 형태의 헤드 파츠 만드는 방식도 꽤나 재미있었다.
역시나 여기도 빙 둘러 스티커.


두툼한 책자형 인스트럭션에는 게임 내 톨넥에 대한 설명과 더불어 레고 디자이너의 인터뷰 내용도 담겨있다.

레고야..
‘썬더조(Thunderjaw)’도 꼭 출시해 줘!! 제발!!
물론 스톰버드나 데스브링어 같은 애들까지 해주면 더 좋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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