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아주 오랜만에 Rick Owens(릭 오웬스) 에서 스니커즈를 구입했다. 
평소 신발을 참 좋아하는데 그중에서도 가장 좋아하는 건 역시 ‘하이탑 스니커즈’.
또 그중에서 가장 좋아하는 브랜드를 하나만 꼽으라면 나는 큰 고민 없이 ‘Rick Owens’를 꼽게 될 것 같다.

 

Rick Owens의 하이탑과 관련한 지난 여러 포스팅에서 늘 비슷한 이야기했을 것 같은데, 2010년쯤인가 국내에 청담 플래그십 스토어가 오픈하자마자 슈이와 커플템으로 예약 구매했던 Geobasket High-top Sneakers를 시작으로 총 10켤레 이상은 신은 것 같다.

같은 브랜드의 수많은 제품을 신어본 결과 일단 장단점이 확실한데,
장점으로는 발이 굉장히 편하다는 것.
물론 신발에서 가장 중요한 가치일 수는 있겠으나 어디까지나 하이탑 스니커즈 중에서의 이야기.

단점은 고무 재질을 사용하는 미드솔-아웃솔의 내구성이 별로 좋지 못하다는 점, 그리고 그 고무들이 쉽게 변색된다는 점. 
나는 땀이 없는 편이라 해당사항이 없지만 더위를 많이 타는 사람들은 발이 더울 수 있다는 점과 높은 가격도 큰 단점일 수 있겠다.

 

내가 이번에 구입한 제품은 Jumbo Lace Padded Sneakers 제품인데 지금까지 거의 비슷한 스타일로 5-6개쯤 사본 것 같다.
아주 미묘하게 조금씩 다르긴 하지만 기본적인 디자인 방향성은 같다고 볼 수 있는데 이번에 구입한 녀석은 그중에서는 확실히 도드라지는 특징을 가지고 있는 아이템 되겠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 아주아주 굵은 신발 끈(Jumbo Lace)을 가진, 뚱뚱한 소재(Padded)의 스니커즈.
작년에 구입해서 즐겨 신고 다니는 Dior, B23 Skater Sneaker(링크)와 어찌 보면 결을 같이 하는 스니커즈라고 할 수 있겠다.

 

상자를 열어보니 패드가 들어가 뚱뚱한 가죽 소재와 굵은 슈레이스가 벌써 볼드한 느낌이 확!!
아무래도 내가 이런 디자인을 참 좋아하는 것 같다.

 

꺼내 세워보니 신발 끈과 신발 끈 사이의 틈이 하나도 안 보일 정도로 존재감이 확실한 점보 레이스 스니커즈.
게다가 패딩 하이탑이라니.. 마침 이 겨울에 딱이네.

 

원래 신발을 정 사이즈 보다 크게 신는 걸 즐기지만 이번에는 좀 더 큰 사이즈로 주문했다.
평소 43 정도를 신는 편인데 44로.
뭐 거기엔 나름의 이유가 있는데..
기존에 내가 사던 제품과 다르게 이 제품에는 안쪽 면에 열고 닫는 지퍼가 없다!

굳이 신발 끈을 건드리지 않고도 지퍼를 여닫아 신고 벗기가 굉장히 편하면서도 슈레이스로 꽉 조여진 디자인을 유지할 수 있는 것이 장점 중 하나였는데 지퍼가 없다니??

이 제품군은 ‘Rick Owens’와 서브 브랜드 ‘Rick Owens DRKSHDW’를 통해 10여 년간 거의 비슷한 디자인으로 출시해 왔지만 사실 미묘하게 내부적으로 여러 라인드로 구분되어 있고, 안쪽에 지퍼가 달린 버전도 있다.
지금 대충 찾아보니 점보 레이스 + 내부 지퍼가 달린 버전은 ‘Lido’ 라는 이름이 붙어있는 것 같고 패딩이 들어가지는 않았으며 뒤쪽에 세로로 길게 라인디 덧대어져 있는 것이 차이점.

이미 온-오프라인상에 내가 원하는 사이즈는 모두 품절이라는 사실이 안타깝지만..
어쨌든 패딩 버전의 매력도 있으니 지금의 선택을 후회하지는 않는다.

 

바닥은 역시 열가소성 고무로 제작된 심플한 디자인.
Rick Owens 로고만 양각으로 작게 새겨져 있는 모습.

 

출시된 여러 컬러들 중에 내가 구입한 건 Gray 컬러.
정확하게는 Gray Porterville Jumbo Lace Padded Sneakers 되겠다.

베지터블 태닝과 왁스로 처리된 송아지 가죽의 패딩 스니커즈로 실제 만져보면 재질이 상당히 부드러워 신었을 때도 발이나 발목이 편할 수밖에 없는 구조.

텅에도 패딩이 잔뜩 들어가 있어 두툼한데 양옆으로 넓게 펴져 신발 자체가 넙데데한 느낌을 준다.
텅 안쪽으로는 힐을 신은 Rick Owens 사진이 반전된 이미지로 붙어있다.

 

안감 역시 엄청 부드러운 송아지 가죽.
안쪽에 채워진 패딩 소재 때문에 부드러운 가죽에 자연스러운 주름이 생겨있는 것을 볼 수 있다.

 

곧 지저분해질 흰색 미드솔과 아웃솔.
초기에 구입한 Geobasket 같은 경우는 뒤쪽에 스테이플러 같은 걸로 찍어서 고정을 해 출시했었는데..
아마 그 제품도 버리지 않고 어딘가에 갖고는 있을지도..

 

내가 가장 좋아하는 Rick Owens DRKSHDW의 하이탑 스니커즈와의 비교.
기본적인 바디의 날씬함에서 확연한 차이가 보여지고,
앞코에 고무가 덧대어지지 않은 것과 가느다란 슈레이스를 통한 여러 단계의 레이스업 디자인도 큰 차이.

 

지저분한 걸 고려하지 않고 신발장에서 보이는 애들을 그냥 다 끄집어 내 사진에 담아보았다.
신발장이 여기저기 다른 층에도 있어서 아마 찾아보면 더 있겠지만 일단 지금 찾은 건 이렇다.

캔버스 천 재질의 흰색 제품은 사놓고 아직 한 번도 안 신었던데..

 

와, 알고는 있었지만 나 릭 오웬스 하이탑 스니커즈 진짜 좋아하는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