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쿠오카로 가족여행을 다녀왔다.
몰디브 휴양여행, 홋카이도 스키여행, 제주 미식 여행, 그리고 최근 푸꾸옥까지 함께 다녔던 내 오랜 친구 마르 가족과 함께한 여행이다.
원래도 여행이든 뭐든 계획하고 체계적으로 움직이는 편이 아닌 나는, 계획 잡는 걸 좋아하는 슈이가 대부분의 일정을 정하고 예약하는 여행에 숟가락 얹듯 잘 따라다니는 편인데, 이번 여행은 특별히 마르가 호텔부터 식당까지 예약을 도맡았다.

 

물론 워낙 자주 보는 사이라서 만날 때마다 여행 관련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고, 인스타그램 DM이나 카카오톡을 통해 식당 정보도 공유해 왔기 때문에 각자 원하는 바를 어느 정도 맞춰오긴 했지만, 마르가 아주아주 적극적으로 구글맵에 위치 표시를 하며 계획하고 예약까지 진행해서, 숟가락을 얹는 정도를 넘어 그냥 입에 떠먹여주는 걸 받아먹는 수준의 여행이 되었다.

5일짜리 짧은 여행이라 카메라를 들고 갈까 말까 한참 고민했는데,
역시나 아이들과 함께한 짧은 여행엔 큼지막한 카메라는 별로 쓸모가 없었다.
게다가 맛있는 걸 먹으러 떠난 여행이다 보니 음식점에서 카메라 꺼내 찍을 정신도 별로 없었고.
대부분의 식당에서는 음식 나오면 먹기 바빠 핸드폰 사진도 몇 장 못 남기게 되었다.

그래서 기록 차원에서 간단히 끄적여 두기로.

첫날 저녁은 규카츠(牛カツ),
둘째 날 저녁은 스시 오마카세(寿司 お任せ),
셋째 날 저녁은 야키니쿠(焼肉),
넷째 날 저녁은 야키도리 오마카세(焼き鳥 お任せ).

점심과 간식, 야식도 물론 야무지게 챙겨 먹었지만, 일단 메인 식사라고 할 수 있는 저녁은 이렇게 먹었다.

 

그중 특히 맛있었던 건 둘째 날 저녁에 갔던 ‘스시 자이쇼(在掌)’의 아지(あじ/ 전갱이) 스시!
와… 말도 안 되는 감칠맛.

그리고 내가 묵었던 리츠칼튼 후쿠오카 바로 옆에 위치한(사실은 같은 건물) Fukuoka Daimyo Garden City(福岡大名ガーデンシティ)에 있는 야키도리 집,
토리카미(鳥カミ)의 각종 야키도리와 끝내주는 풍미의 솥밥.
고기들은 그렇다 치고, 브로콜리는 왜 그렇게 열심히 굽고 또 왜 그렇게 맛있는 거야??

 

그렇게 매일 밤 늦게까지 잔뜩 먹고는 호텔 피트니스 센터에 올라가 걷기 운동을 두 시간이나 했다.
내가 여행지 호텔의 피트니스 센터에서 운동을 다 하다니…

이번 미식 여행 중 먹은 음식들 중에서 가장 맛있는 하나에는 들지 못했지만,
지금 와서 가장 생각나는 음식은 바로 프렌치토스트다.

 

역시 호텔 건물(Fukuoka Daimyo Garden City) 1층에 위치한 The CRAFT Bar and Grill 에서 먹은, 내 취향에 딱 맞는 프렌치토스트!!
5일 머무는 동안 혼자 4개나 먹었으니 말 다 했지.
다른 일행들이 전부 다른 곳에서 브런치를 먹을 때, 혼자 가서 먹을 정도로 완전히 내 취향의 프렌치토스트였다.

물론 커피도 라이트부터 다크 로스팅까지 여러 원두를 선택해 사이폰(siphon) 방식으로 내려주는데,
호텔에서 엘리베이터 타고 내려오기만 하면 바로 있으니 여러모로 내가 좋아할 수밖에 없는 조건.

 

두툼하게 자른 브리오슈로 만든 부드러운 프렌치토스트 위에 잘게 조각낸 버터와 버터 휘핑크림을 함께 얹어, 달지 않고 정말 맛있었다.
아, 지금 이 글을 쓰면서도 또 먹고 싶네.

 

어쨌든 결론은,
잘 먹고, 잘 쉬다 왔다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