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고 신제품에 대한 기대감이 느슨해질 때마다 늘 고삐를 조이며 멱살 잡고 지갑을 열게 하는 LEGO Ideas 시리즈.
이번에 조립한 제품은 바로 LEGO Ideas, 21345 Polaroid OneStep SX-70 Camera.
올 초에 출시하자마자 구매를 해두었지만 게임하느라 바빠 꺼내만 두었었는데 문득 생각나서 오늘 새벽에 꺼내 조립해 봤다.


어린이들에게도 다꾸(다이어리 꾸미기)과정에서 일부 사용되는 인스탁스 미니 같은 즉석사진이 인기를 끈다 하지만 이건 누가 봐도 어린이보다는 어른이를 위한 제품이다.
SX-70 이라는 기계의 베이스 모델 자체는 1972년 발표된 제품이며, 직접적으로 레고제품의 모델이 된 이 SX-70 OneStep 제품의 경우도 1978년 출시한 제품이란다.
필름카메라 시절부터 카메라에 관심이 많던 나도 이 제품에 관심을 둔 적이 잠깐 있었는데, 아마 영화 러브레터 여주인공이 굉장히 클래식하면서도 멋진 구조를 가진 이 SX-70으로 사진을 찍었던 장면 때문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여하튼 이 모델은 그중에서도 OneStep Rainbow 버전이라는데..
뭔가 블랙+화이트 바디에 레인보우 패턴 포인트가 애플 초창기 제품의 느낌을 주네?
쓰지도 않을 거면서 하나 구해서 갖고 싶은 마음도 살짝 들고?

구글링 해서 찾아보니 나름 아직도 여기저기서 판매가 되고 있는 인기 제품이구나?
예전 같으면 미개봉 신품이나 신품에 가까운 제품을 어떻게 해서라도 구해보곤 했겠지만 사도 어딘가에 처박히게 될 걸 아는 지금은 의욕이 떨어진다.
내 라이카 SOFORT 초기 버전도 지금은 아이가 사용하고 있으니..

어쨌든 레고로 돌아와서..
레고 부품이 아니라 실제 필름처럼 얇게 만들어진 가짜 사진도 세 장 들어있는데 사진들이 너무나 귀엽.

들어있는 세 장의 사진 중 남자 캐릭터는 폴라로이드의 발명가 ‘에드윈 H. 랜드(Edwin H. Land)’의 사진을 그림으로 표현한 것.
그 원본 사진과 함께 폴라로이드 카메라의 역사와 SX-70의 탄생에 관한 짧은 설명이 담겨있는 설명서 앞쪽.

일단 완성.
부품 수가 516개밖에 되지 않는 소형 제품이라 눈 깜짝할 새에 조립이 끝나버렸다.
조립과정은 상당히 단순한 편인데 간단하면서도 내부 구조가 탄탄하게 자리 잡아 실제로 사진을 넣고 셔터를 누르면 촬영이 되어 인화된 것처럼 탁! 하고 튀어나온다.

카메라 뒤쪽의 경사진 부분이나 옆면은 타일 형태로 마감하지 않고 스터드를 그대로 남겨둔 모습을 확인할 수 있는데 뷰파인더나 바디 코너 등의 라운딩을 표현한 부분에서 새로운 마감 부품을 몇 개 볼 수 있었는데 개인적으로는 상당히 반가운 추세가 아닐 수 없다.
스터드를 그대로 드러내 레고스러움을 표현하는 것도 물론 매력이 있지만 개인 취향으로는 부품들끼리 딱딱 맞아떨어지며 깔끔하게 마감되는 외관을 디자인하는 것도 상당한 재미요소라고 생각되기 때문에 새로운 마감 부품은 언제든 환영이다.

크게는 SX-70 바디와, Time-Zero Supercolor SX-70 Land Film 팩으로 구성되어 있는 모습.
필름팩은 얼핏 보면 그냥 제품 박스처럼 보일 정도.
카메라의 노출 보정 다이얼과 OneStep 로고, Polaroid Land Camera 부분이 스티커로 되어있는 건 조금 아쉽지만 필름팩의 글씨들은 전부 프린팅 브릭인 점도 좋다.
필름팩에서는 레인보우 컬러를 타일 부품의 전면이 보이게, 카메라 앞쪽에는 옆으로 눕혀 얇게 표현한 느낌도 구성이 마음에 든다.

뷰파인더는 실제로 뚫려있어서 카메라를 들어 앞쪽을 보면 창문 부품을 통해 뭔가 실제로 촬영을 하는 느낌이 난다.


전면의 하단부를 아래로 열면 뭔가 진짜로 필름이 들어가고 나오는 것처럼 롤러도 설치되어 있는데,
사진을 투입하면 살짝 튀어나오는 빨간색 셔터, 그리고 누르면 탁! 하고 튀어나오는 느낌이 상당히 그럴듯.


카메라 크기는 폭 9cm x 높이 9cm x 깊이 15cm로 상당히 컴팩트하다.
인테리어 오브제로 어딘가에 가볍게 올려두기에도 나쁘지 않은 외관.

지금 이 상태로도 너무나 예쁘지만 바디 위쪽에 설치하는 같은 컨셉의 플래시인 Q-Light 라는 제품도 레고로 제작해서 달면 더욱더 완성도를 높일 수 있을 것 같다.
가죽으로 된 스트랩도 하나 어딘가에 달면 더 예쁠 것 같고.
아마 귀찮아서 나는 안 할 것 같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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