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이비통(Louis Vuitton)이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버질 아블로(Virgil Abloh) 사망이후 후임을 찾는 데에 꽤나 고심을 하다 작년 초쯤? 퍼렐 윌리엄스(Pharrell Williams)를 그 자리에 앉히겠다고 발표했다.
물론 개인적으로는 버질 아블로의 팬이기도 하고 살아생전 그의 멋진 행보들에 늘 관심을 쏟아왔었지만, 사실 버질 아블로가 루이비통 컬렉션들에서 보여준 과하게 컬러풀하고 개성있는 스타일들이 나 같은 일반인들 입장에서는 쉽게 손대기 어려웠던 게 사실이라 차기 디자이너가 조금은 차분한 누군가로 결정되기를 속으로 바래왔었다.
지금은 같은 LVMH 소속 브랜드 DIor을 맡고 있는 킴 존스(Kim Jones)가 루이비통에 있을 때 디자인이 너무나 취향에 맞았기 때문에 딱 그 정도의 누군가가 또 없을까? 하고 혼자 찾아보기도 했었는데, 그러던 와중에 피어 오브 갓(Fear of God)의 제리 로렌조(Jerry Lorenzo)가 내정되었다는 뜬소문에 혹해 ‘아! 뭔가 딱 어울린다’ 하고 하고 혼자 반기기까지 했었는데..
어쨌든 작년 6월 퍼렐은 루이비통 본사 근처 퐁뇌프 다리에서 첫 쇼를 시작으로 자신의 스타일을 선보이고 있고 안타깝게도 퍼렐의 컬렉션들 역시 내 취향과는 거리가 좀 있다.
특히 얼마 전 열린 2024 F/W 컬렉션에서 보여준 카우보이 모자와 웨스턴 부츠들, ‘프린지’ 라고 하나? 코트와 셔츠 밑단에 술 달린 서부영화 스타일까지..
쇼 자체는 그냥 쇼로 재미있게 봤지만 버질 때와 마찬가지로 퍼렐의 루이비통도 평소 즐겨 입을 수 있을 것 같지가 않다.
이 제품은 퍼렐 컬렉션 이전 제품인데 미리 주문했다가 엊그제 찾아온 것.
박스가 너무너무 크다.
지금껏 본 박스 중에 가장 큰 것 같기도?
키폴 가장 큰 제품 넣어줬던 박스보다도 크니..
내용물은 시뻘겋고 큼지막한 여행 가방.
본 목적은 여행 가방이라지만 나는 원래 큰 가방을 좋아해서 평소에 들기 위해 구입해 봤다.
LOUIS VUITTON ALMA Travel GM.
에피 XL 그레인 가죽 소재의 큼지막한 트래블 백인데 강렬한 레드 컬러다.
아마 알마 백 라인 중에서 가장 큰 사이즈가 아닐까 싶다.
source : louis vuitton
공식 사이트에 모델이 들고 있는 사진을 보면 알겠지만 건장한 남성 모델이 들어도 상당히 큰 크기다.
하지만 이렇게 오피셜하게 남자가 들고 있는 사진들만 올라와 있는 걸로 봐서 이건 무조건 남자의 백이지..
버밀리언 레드 컬러가 상당히 강한 인상을 주는데,
그래서 그런지 가방 상단 모서리 곡선을 따라 볼드한 화이트 폰트로 새겨진 음각 로고도 특별한 포인트가 된다.
두툼한 양쪽 핸들을 묶어주는 핸들 클립도 확인할 수 있다.
은근히 이런저런 디테일이 주렁주렁 달려있지만 가방 자체가 크다 보니 크게 눈에 띄지 않는 편.
은은한 모노그램 패턴이 새겨진 네임 택.
반짝이는 팔라듐 컬러의 하드웨어들 역시 레드 컬러와 잘 어울리는데,
보통의 여행 가방과 마찬가지로 두 개의 지퍼를 모아 잠그면 자물쇠를 잠글 수 있게 된다.
텍스타일 소재로 된 내부는 별도의 칸막이 없이 널찍한 공간을 제공하고 한쪽 면에는 조그만 지퍼 주머니가 달려있다.
지퍼 주머니 밑으로 고리가 하나 달려있는데 저긴 열쇠 같은 걸 거는 걸까?
이 가방을 조금 더 편하게 사용할 수 있게 해주는 널찍한 숄더 스트랩.
오프 화이트 컬러의 숄더 스트랩이 가방과 은근 찰떡이다.
가방이 너비 64cm x 높이 42cm x 깊이 22cm 정도 되는데 최대 스트랩 길이는 57cm.
어깨에 걸고 이것저것 뒤적뒤적 하기 딱 적당한 길이 되겠다.
옛날 우체부 아저씨 느낌 풀풀 풍기면서 평소에 열심히 한 번 써봐야지.
이번엔 Short-Sleeved Cotton Intarsia Crewneck, 반팔 티셔츠다.
이번에 나온 퍼렐 컬렉션 중 하나.
원래는 티셔츠 사이즈에 꽉 채워 그림이 새겨진 형태인데 내가 크게 입고 싶어서 4XL를 주문했더니 그림이 작아 보이네?
원래 오버사이즈 타입으로 나온 티셔츠가 아니다 보니 4XL 사이즈가 대단히 크지는 않다.
전면에 크게 루이비통을 대표하는 트렁크를 그려 넣은 모습이 상당히 귀엽다.
처음에는 니트 짜임의 티셔츠인가? 생각했을 정도로 굉장히 부드러운 재질감.
목 부분도 그렇고 뭔가 기존의 티셔츠와는 느낌이 다르다.
하지만 소재는 그냥 면 100%.
그림이 그려진 부분은 프린트 같은 게 아니라 각각의 컬러로 짜여진 자카드 인따르시아 소재.
그래서 그림 있는 부분만 두툼하다.
뒷면은 모노그램 플라워를 들고 있는 손이 그려져 있다.
다음은 역시 미리 주문해두었다가 찾아온 가방들.
와.. 여기까지 보면 진짜 가방 두 개 더 산줄.
Micro Alma Bag Charm 그리고 Speedy Monogram Bag Charm.
미니 사이즈의 백 참이다.
source : louis vuitton
이런 형태로 백에 달고 다니는 액세서리.
이렇게 고리가 함께 보이니 사이즈가 조금 가늠이 되긴 하지만..
실제로 이런 사이즈 되겠다.
너무너무 귀여운 마이크로 알마.
실제와 똑같이 천연 카우하이드 가죽 소재로 만들어진 핸들과 마감, 지퍼와 금속 디테일까지.
구석구석 대단히 꼼꼼하게 만들어진 제품이다.
내부 마감도 실제와 거의 흡사.
동전 주머니로도 많이 쓴다고 하는데.. 요즘 동전을 누가 쓰나..
스피디 백 역시 실제 제품과 똑같은 방식으로 마감해 6cm 폭으로 제작된 백 참이다.
알마와 달리 별도의 금속 고리 없이 가죽 스트랩으로 고정하도록 만들어졌다.
내부와 옆면 디자인도 너무너무 귀엽 ㅠ_ㅠ)!!
키폴과 노에 백 버전으로도 있지만 실제로 보니 이 두 개가 가장 귀엽다.
원래 이 목적은 아니었지만. 뭔가 너무 잘 어울리네..
어느 가방에 달고 다닐지 일단 조금 더 감상을 하며 고민을 해보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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