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per republic, grand voyageur


최근 문구(文具) 류에 아주 살짝 꽂혀서 조금씩 마음에 드는 문구들을 사모으고 있다.
원래도 문구에 관심이 없었던 건 아니라 좋아하는 연필이나 지우개, 펜, 노트 등은 챙겨서 사용하는 편이었는데 이게 관심을 갖고 들여다보니 엄청난 깊이가 또 있구나.. 그렇다고 또 뒤늦게 훅 빠져서 이것저것 죄다 사 모으겠다는 생각은 아니고 관심 가는 제품 몇 개씩만 사봐야지.. 

 

 

먼저 드로잉 노트를 하나 사보려고 찾아보는데.. 응?? 어째 파는 것들이 전부 종이가 작다. 
스프링 노트를 배제하고 찾아서 그런 걸까나?
보통 가방에서 손쉽게 꺼내 크로키 같은 걸 하는 사람들을 위한 제품인 건지..
나는 이걸 들고 어디 돌아다닐 건 아니라 A4 사이즈는 됐으면 좋겠는데 마땅한 제품을 찾기가 쉽지가 않네.

그래서 찾게 된 브랜드가 바로 “paper republic (페이퍼 리퍼블릭)” 이라는 브랜드. 

 

‘paper republic’은 글을 쓰거나 그림을 그리는 사람들을 위한 다양한 제품을 제작, 판매하는 오스트리아에 위치한 회사.

이미 노트나 종이 같은 아날로그 방식에서 벗어나 스마트폰으로 넘어가기 시작한 10여 년 전 오히려 종이로 무언가를 해보겠다고 시작된 브랜드. 
오.. 뭔가 멋지잖아! 

내가 구입한 제품은 그들이 제작하는 leather journal 시리즈 중 ‘grand voyageur‘ 라는 제품. 
그중에서도 꼬냑(cognac) 컬러의 A4 사이즈 제품 되겠다. 

 

가죽으로 노트를 덧대고 고무줄로 묶는 아주 단순한 형태. 

하지만 그 과정은 결코 단순하지 않다. 
무두질 과정에서 크롬을 전혀 사용하지 않는 이탈리아 토스카나 중심부의 무두 공장에서 가죽을 구입해 베지터블 태닝을 통해 색상과 질감을 자연스럽게 형성시켜 한 땀 한 땀 손으로 만들어 내는 장인 정신으로 부터 완성되는 소가죽 커버, 그리고 스웨덴의 제지 공장에서 FSC 인증 종이로 정성스럽게 만들어지는 내부 노트들까지 어느 하나 허투루 만들어지지 않는다고..

내가 이런 거 또 참 좋아하지..

 

이야기를 듣고 보니 촉감도 참 부드럽고, 별거 없는 거 같지만 그 단순함 안에서 만듦새도 훌륭하다. 

 

정품 이탈리아 식물성 무두질 가죽 컨소시엄(Pelle al Vegetale)의 인증서.
가죽을 만드는 데 있어서 친환경적인 공정으로 무두질 되는 것이 굉장히 중요한가 보다.

 

기본으로 들어있는 노트는 plain paper.
플레인 페이퍼 역시 FSC 및 PEFC 인증 용지만을 사용하고 모든 프린트에는 환경친화적인 식물성 기반 잉크로 비엔나에서 인쇄한단다. 

 

플레인 페이퍼는 48페이지 짜리로 이것 역시 연필로 낙서를 하기에 훌륭한 촉감과 컬러.
이 ‘grand voyageur’ 제품에 펜을 끼울 수 있도록 해주는 ‘le loop’ 라는 펜 홀더도 별도로 판매하고 있었는데 그건 별로 안 이뻐서 패스;

 

별도 구매한 A4 사이즈의 ‘drawing book‘을 끼워보았다.

가격이 좀 사악한데..
노트 리필용 속지? 같은 제품이 51,000원 이나 할 일인가? 싶긴 한데.. 어쨌든 구입해 봤다.

150g/m² 짜리 도톰한 용지로 수채화 색연필이나 마커를 사용하는 것까지 가능하고, 기본 용지와는 제본을 달리해서 완전히 평평하게 펼쳐지도록 만들어져 있고 앞/뒤로 두툼한 표지용 종이로 덮어두는 디테일도 보여주었다. 
총 80페이지로 기본 노트를 끼웠을 때보다는 살짝 두꺼워지지만 그다지 무겁거나 하지는 않다.

 

잘 보이지 않지만 표지 우측 하단에 vana 라고 각인된 모습. 

각인은 무조건 우측 하단에만 새길 수 있으며 3글자까지 무료, 그 뒤로 한 글자마다 5유로를 더 내야 한다.
2유로를 추가해 골드, 블루, 오렌지로 각인된 글씨에 컬러를 입힐 수 있었지만, 나는 굳이.. 컬러는 패스.

내가 가장 좋아하는 블루윙 펜슬로 살짝 끄적거려보았는데..
우와! 연필 지나가는 촉감이 마음에 들어!

뭔가 창의성이 반짝거리는 재밌는 일이 펼쳐질 것 같지만.. 몸에 밴 게으름 속에서 언제 그게 펼쳐질지는 잘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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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Comments

  1. JESS

    안녕하세요 종종 눈팅하던 학생입니다 ㅎㅎ
    너무 취저라서 첫 댓글을 다네요

    직구를 해야하는건가요? 어떻게 구매할 수 있을지, 몇일정도 걸리셨는지 궁금합니다!

    • vana

      vana

      저는 공식 사이트에서 직구를 했구요,
      나중에 찾아보니 구매대행 형태로 국내에서도 판매하는 사이트들이 보이는 것 같긴 합니다만..
      일단은 공식 사이트에서도 한국까지 배송을 해줍니다(물론 배송비는 내셔야 합니다)
      배송은 주말포함 일주일정도 걸린 것 같구요.

      공식사이트에 가입하면 20% 할인 코드를 발급해 주기 때문에 처음에는 무조건 제품가의 20% 할인금액으로 구입하실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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