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이비통과 나이키의 협업은 버질 아블로(Virgil Abloh)가 사망하기 이전부터 이야기가 되어왔고 실제 제품의 사진도 접할 수 있었다.
그러다 2021년 11월 버질 아블로가 41세의 젊은 나이로 세상을 떠나자 그가 준비하고 미처 런칭하지 못했던 콜라보레이션인 나이키 스니커에 대한 관심은 더욱더 높아졌고, 출시하게 되면 원하는 스타일로 두 세족은 구입할 수 있겠지라고 생각했던 나만의 상상은 그저 망상이 되어버렸다. 

 

source : sotheby’s

그렇게 진행이 멈춰 버린 줄 알았던 Louis Vuitton x NIKE 협업 스니커는 2022년 1월 소더비를 통해 경매로 가장 먼저 선보이게 되었다. 
US Size 5부터 18까지 전체 200켤레 한정으로 올라온 이 경매에는 Rihanna, Kanye West, Pharrell Williams 등이 참여했다고 하며 총 낙찰금은 2,530만 달러(약 300억원)에 이르렀다고..

가장 높은 금액으로 낙찰된 사이즈는 5 사이즈로 USD $352,800, 지금 환율로 보면 4억 6천만원 되겠다.
일단 200켤레의 평균 낙찰가가 10만 달러(1억 3천) 이상이니 뭐 무슨 말이 더 필요할까.

어쨌든 그렇게 한동안 이슈가 되었던 경매가 끝나고 일반 소비자(?)를 위한 협업 에어포스1의 소식이 들려왔고 국내 루이비통 VVIP 들을 대상으로 도 초대장이 전해졌다. 청담에 있는 루이비통 메종 서울 플래그십 스토어에서 협업 스니커를 구입할 수 있는..

 

5월에 주문해서 7월이 되어서야 손에 들어온 이것.

LOUIS VUITTON x NIKE, Air Force 1 by Virgil Abloh

 

1982년 최초로 디자인되어 40주년을 맞은 나이키의 에어포스1을 기념하여 디자인된 바로 그것.

독립적으로 보면 굉장히 세련되고 귀여운 패키지인데,
소더비 경매의 오렌지 컬러 파일럿 케이스와 비교해 보니 이렇게 허접하고 없어 보일 수가…
(솔직히 난 신발보다 그 오렌지 파일럿 케이스가 훨씬 마음에 든다)

 

그래도 파일럿 케이스와 비슷하게 나이키 스우시 + 루이비통 모노그램 태그 컨셉은 유지해 주었고,
카톤 박스에도 은은하게 모노그램 패턴을 음각으로 눌러(?) 준 모습.

 

내부에 별도의 신발상자가 따로 있을 줄 알았는데 바로 신발이네..
어쨌든 안쪽으로 다른 스니커즈와 크게 다르지 않은 구성품들이 보인다. 

 

오.

위쪽에 파란색 슈레이스를 보고 이미 눈치를 챘겠지만, 내가 선택한 에어포스1은 블루 컬러.
내 마음속에 1순위는 사실 레드였는데 내가 원하는 사이즈가 없다 하여 블루로 결정.
실제로는 그린이 가장 먼저 사이즈가 빠졌다고. 의외네?

 

이런 이슈가 있으면 바로바로 제품이 업데이트되는 파페치(Farfetch)의 패션 컨시어지 상품들을 보니 아니나 다를까 바로 해외의 부티크들에서 리셀러들에게 사들여(?) 제품들을 판매하고 있다. 

어, 그런데 지금 당장은 블루 컬러가 가장 가격이 높네?
뭐 나야 되팔 생각이 전혀 없지만 그래도 리셀 가격이 가장 높다는 것에 기분은 좋구만..
아니 그런데 이게 과연 3,480만원이나 할 신발인가? 
내가 결제한 금액이 정확히 351만원 이었으니 이미 10배 뻥튀기..

 

가끔 블로그를 보고 내 물건들에 대해 팔 생각이 없냐고 이메일이 오기도 하는데
돈 벌려고 하는 블로그도 아니고 내가 좋아하는 거 사서 좋다고 올리는 블로그 포스팅인데 그걸 팔겠냐고;;

구성품은 에어포스1 한 켤레, 그리고 슈레이스 전체 세 종(파란색 + 추가 흰색), 그리고 파우치.

 

이 파우치가 그간의 녀석들과 달리 굉장히 고급스럽다.
그간의 나이키 파우치만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고 루이비통이나 다른 브랜드를 포함한 모든 스니커 파우치들에서 보지 못했던 부드러운 재질.
앞쪽에서 뒤쪽으로 도톰한 가죽(?) 태그로 접혀있는 LOUIS VUITTON x NIKE AIR 로고도 멋스럽고.

 

기존에 이미 완성형 디자인이라 불리는 에어포스1이라 그런지 그 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전체적인 외형이지만,
오프화이트나 루이비통 제품에서 버질 아블로가 보여주던 시그니처 따옴표(quotation) “AIR”가 한 눈에 들어온다.

 

파란색 부분에는 조금 더 어두운색으로 모노그램 패턴이 은은하게 새겨져 있고 흰색에는 작은 모노그램 패턴이 음각으로 새겨져 있다.

 

버질 아블로 디자인의 슈레이스에는 보통 “SHOELACES” 가 새겨져 있지만,
이번 제품은 프랑스어로 구두끈을 뜻하는 “LACET”(래쎄)가 새겨졌다.

 

힐탭 부분에는 LOUIS VUITTON, PARIS가 금박으로 새겨져 있는 모습.

 

신발 안쪽에는 Beaverton Oregon USA, c.1982 라고 적혀있는데 아마도 스니커를 디자인한 도시가 오리건주의 비버튼이 아닌가 싶다.

 

특별할 것 없는 심플한 화이트 컬러의 인솔에는 루이비통과 나이키의 로고가 모두 새겨져있다.

 

두툼한 모노그램이 새겨진 텅의 바깥쪽에서 안쪽으로 접혀 달려있는 파란색 가죽은 한쪽으로만 치우쳐 달려있는데,
바깥쪽에는 LOUIS VUITTON x NIKE AIR 가, 안쪽으로는 MS 0222 10 US, Made in Italy라고 새겨져 있다.

 

잘은 모르지만 아마도 아웃솔 디자인은 일반 에어포스1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 같아 보인다.

 

모델은 조금 다르지만 LOUIS VUITTON x NIKE, Air Foce 1의 제작 과정을 담은 영상.

뭔가 만드는 과정을 보여주는 영상을 좋아해서 이 영상도 공개되자마자 유심히 봤었는데, 
위쪽 열심히 자르고 만들더니 아웃솔 붙이는 장면은 별거 없더라고..

 

 

이렇게 놓고 보면 정말 별거 없어 보이는 에어포스1 인데..
이걸 사겠다고 굳이 청담 메종까지 가서 신분증 확인하고 들어가 예약 걸고 한참을 기다렸다가 받았다니.. 게다가 터무니없는 리셀가;;
듣기로는 조만간 일반 판매도 일부 한다고 하던데, 그러면 조금 열기가 가라앉겠지만.

 

물론 가격이나 구입 과정을 빼고 생각해도 꽤나 이쁜 디자인이긴 하다.

 

과거에 비슷한 수준으로 열풍이 일었던 Air Dior, Jordan 1 High OG(링크)와 기념샷.
취향으로는 컬러도 그렇고 스타일도 그렇고 Air Dior이 조금 더 내 취향이지만 편하기는 에어포스1이 더 편하게 신을 듯.

 

Bobby Dazzler에게 신겨볼려했더니 너무 커서 한짝에 배처럼 타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