꾸역꾸역 하나씩 늘어가는 베어브릭 식구들. 
이런 것들에 관심 없는 지인들은 집에 놀러 와서 잔뜩 모아둔 베어브릭을 보고는 나온 거를 전부 다 산 거냐고 묻기도 하는데..
실제로 내가 가진 베어브릭은 지금껏 출시된 제품 중 극히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 

전시할 공간의 압박도 있고 하니..
지금까지 출시되는 열 개 중 하나 정도를 골라 샀다면, 앞으로는 스무 개 중 하나 정도로 줄여봐야지.

 

이번에 구입한 제품들 중 첫 번째는,
작년(2021) 말에 개봉한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Spider-Man: No Way Home)’ 버전의 스파이더맨 베어브릭.

Be@rbrick Spider-Man Upgraded Suit 100% & 400%

 

작년에 영화개봉 시즌에 맞춰 일본에만 한정으로 판매한 제품인데다가 구입 자체가 응모-당첨 방식으로만 판매가 되다 보니 해외에서 구입할 수 있는 방법이 굉장히 제한적이었다.

https://7net.omni7.jp/general/005101/210910spiderman?#gw_7net_bear

찾아보니 일본의 ‘7net(セブンネット/세븐넷)’ 한정으로 영화티켓과 함께 제공되는 제품인데,
세븐넷 쇼핑에서 1000엔 이상의 구매 이력이 있는 고객 한정으로 1회 응모가 가능했고;;
심지어 당첨 후 제품 수령은 가까운 세븐일레븐에만 가능했다고…

일단 나 같으면 귀찮아서 절대 안 했을 것 같은 과정이지만.. 어쨌든 웃돈 주고 일본 셀러에게 구입을 할 수 있었다.

 

어렵게 응모해서 당첨 후 저 영화티켓을 사용하는 사람이 있을까 싶지만..
어쨌든 베어브릭과 함께 봉투에 얌전히 담긴 영화티켓도 받아볼 수 있었다.

 

뒷면에 금색으로 스크래치 영역이 있는 무비카드.

 

베어브릭 자체는 디자인상 특별할 것 없는 그냥 스파이더맨.
업그레이드 수트는 ‘스파이더맨: 파 프롬 홈(Spider-ManL Far From Home)’에서 미스테리오와 싸우려고 스타크 제트에서 직접 조합해 만든 수트라 토니 스타크가 생전에 만들어 줬던 수트들에 비해 기능이 많지는 않지만 컬러 조합은 꽤 멋진 편.

 

클래식 버전의 빨간색-파란색 조합도 좋지만,
이렇게 블랙에 가까운 어두운 컬러와 빨간색 조합이 역시나 내 취향.

스파이더 로고도 사실 이렇게 각진 스타크 버전이 가장 취향인데, 
영화 마지막에 토니 스타크의 그늘에서 벗어나 자신만의 수트를 직접 만들어 입는 장면이 나왔기 때문에 아마도 앞으로의 스파이더맨 영화에서는 아쉽게도 더는 볼 수 없게 될 로고일 것 같다.

 

다음은 스타워즈 만달로리안(Mandalorian) 베어브릭.

“This is the Way.”

Star Wars Mandalorian 100% & 400%

 

2020년 말 발매된 제품인데 결국 구입했다. 
디즈니플러스가 국내에 들어오자마자 가장 먼저 챙겨 봤던 드라마지만 시즌 2까지 전부 보고 나서 베어브릭으로 출시된 게 생각나 뒤늦게 찾아 구입을 하게 되었는데 의외로 가격이 많이 오르지는 않았네?
미국에서 OTT 통합 최고의 시청률을 기록할 정도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고 들었는데 막상 베어브릭은 미국에서 별로 인기가 아닌가 보다.

 

지금의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시티 신드롬을 만들어낸 장본인이라고 해도 손색이 없을 ‘아이언 맨(Iron Man)’의 감독이자 ‘해피 호건’ 역할로 연기까지 했던 ‘존 패브로(Jon Favreau)’가 제작 총괄을 한 작품이라 믿고 보기 시작하긴 했지만, 작품 자체만 놓고 봤을 때도 원작의 내용을 해치지 않으면서도 전체적인 서사나 등장하는 캐릭터들 각각을 굉장히 매력 있게 보여주어 처음부터 끝까지 지루하지 않게 감상할 수 있었던 작품이다.

특히 주인공인 현상금 사냥꾼 ‘딘 자린(Din Djarin)’은 극중에서 거의 얼굴이 보여지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캐릭터를 이해하고 감정을 공유할 수 있었을 정도로 매력 있는 캐릭터.

 

아무래도 멋지게 휘날리는 망토의 표현이 조금 아쉽기는 하지만 반짝이는 베스카 강철의 재질 표현이 훌륭하니 참아줄 수 있다.

 

다양한 무장을 하는 만달로어인 답게 건틀릿에는 화염 방사기와 로프 발사기가 달려있는데 베어브릭에도 나름 건틀릿 표현이 디테일 한 편.
우측 허리춤(사실 다리)에는 IB-94 블라스터 피스톨이 보인다.

사실 저격용 소총(?)이 메인 무기이자 딘 자린의 특징적인 무기이지만 베어브릭이라 표현이 안되네..

 

딘 자린 옆에는 그로구가 함께 있어야 뭔가 완성이 되는 느낌이지만, 
그로구 베어브릭은 없으니 대충 100%의 작은 베어브릭이 그 역할을 대신해 주기로 하자.

 

그렇게 C-3PO와 다스몰 사이에 자리하게 된 만달로리안.

 

일본의 일러스트레이터 Bridge Ship House의 대표 캐릭터 Matthew 베어브릭.
Matthew 100% & 400%

 

이 베어브릭은 패키지가 특히 이쁘다.
상-하단을 제외한 패키지 전면이 블랙 & 화이트 컬러로 그려진 일러스트 한 장으로 완성된다.

 

이 매튜라는 캐릭터는 네눈박이 토끼(?) 라고 하는데..
뭐 일단 토끼 같지는 않지만 확실히 귀엽긴 하다.

 

눈이 네 개면 뭔가 징그러워야 할 것 같은데 동글동글 귀엽고.

 

원래 캐릭터가 팔이 좀 더 길고 좌우로 통통하지만,
베어브릭으로 꽤나 잘 어울릴 수밖에 없는 디자인이긴 하다.

 

한쪽 팔에만 있는 동글동글 무늬도, 다리와 발바닥의 무늬도 너무 예쁘다.
아 그리고 전체적으로 도장 자체가 매트하면서도 촉감이 부드러운 게 참 마음에 든다.
모든 베어브릭의 도장을 이렇게 해주면 좋으련만..

 

허리 부분에 하얀색 배의 동그라미를 마저 그려둔 것도 귀엽.

 

‘Bridge Ship House’는 2005년 고교생 시절부터 왕성하게 활동해온 이바라키 현 출신의 일러스트레이터.
공식사이트(링크)에 가보면 알겠지만,
정상적인 눈은 별로 없고 주로 하나이거나 세 개-네 개의 눈을 가진 캐릭터들이 특징.
크게 관심을 갖고 있지는 않았는데 앞으로 눈여겨봐야지.

 

마지막으로
초대 타이거 마스크(初代タイガーマスク) 400%.

 

이걸 알면 사실 아재를 넘어 할아재(?) 수준인데..

어릴 적에 나는 프로레슬링에  관심이 전혀 없었지만 그 시절 언제쯤에 분명히 레슬링이 이슈가 되었던 시기가 있었던 것 같다.
당시에 들었던 ‘박치기왕 김일’이라든지, 어떻게 생긴지도 모르는 ‘안토니오 이노키’ 이런 이름이 얼핏얼핏 기억이 날 정도니..

어쨌든 나중에 WWF(World Wrestling Federation/현 WWE)가 유행하고 오락실에 게임으로까지 등장할 때도 나는 레슬링 자체에 별 관심이 없었지만 그 이전인 초등학교 시절에 VHS 비디오로 타이거 마스크는 챙겨봤던 기억이 있다.
레슬링이 좋아서 라기보다는 그냥 호랑이 가면을 쓰고 멋지게 싸우는 모습이 멋있어서? 아마 단순 히어로물 정도로 여겼던 것 같다.

정확하지는 않지만 지금 이리저리 웹서핑을 해본 결과 내가 봤던 애니메이션은 타이거 마스크 2세 TV시리즈 인 것 같다.
왜냐하면 얼굴에 물음표 가면을 쓴 캐릭터가 확실히 생각나거든.

 

어쨌든 이 타이거 마스크는 ‘내일의 죠(あしたのジョー)’로 유명한 ‘카지와라 잇키(梶原一騎)’ 원작의 유명 만화 주인공이다.
물론 수많은 블록버스터 영화, 만화들의 홍수 속에 살아가는 요즘 세대들이야 관심도 없을 테지만, 적어도 호랑이 가면을 쓰고 레슬링 하는 타이거 마스크라는 이름은 대부분 한 번쯤 들어는 봤을 것으로 생각된다.

 

이 만화나 애니메이션의 대단한 팬은 아니라 베어브릭까지 구입을 할까.. 싶다가도,
위에서 말한 것처럼 어릴 적부터 프로 레슬링이라는 종목에 워낙 상징적인 캐릭터인데다가 베어브릭 디자인 자체가 굉장히 귀엽게 잘 나온 것 같아 고민 끝에 구입을 하게 되었다.

 

뻣뻣한 베어브릭의 관절을 가지고 굳이 레슬링하는 장면을 연출해 보았지만.. 역시나 부족하다.

 

초대 타이거마스크 버전이라 그 당시의 코스튬을 고증해 만들었다.
벨트와 타이즈의 무늬부터 레이스업 된 부츠까지.

 

뒷면이야 정말 아무것도 없고.
전면의 상체 근육을 최소한의 묘사만 해두어 다행히 징그럽지 않았는데, 뒤쪽에 부족한 부분 채운다고 등 근육이라도 그려놨으면 굉장히 징그러웠을 뻔.

 

어쨌든 심플한 몸뚱이에 똘망똘망한 호랑이 가면은 마음에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