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수요일, 이번 시즌 처음으로 스키를 타러 다녀왔다.
시즌권도 미리 끊어 놓았고, 슈이가 발 빠르게 움직인 덕에 동선 좋은 1층에 위치한 프리미엄 시즌 락커까지 잡아놔 굉장히 수월하게 타고 올 수 있었다.
몇 번 타고 내려와 보니 최근에 구입한 스키보드가 재미있기는 한데 뭔가 제대로 된 스키를 하나 갖고 싶어졌다.
물론 그럴 줄 알았다. 심지어 작년 11월에 스키보드와 부츠 구입을 기록한 포스팅(링크)에서 슬쩍 운을 떼놓기도 했었다.
dps나 AUGMENT로 사봐야지.. 라고는 했지만, 실제로 제품을 보았기 때문인 건지 처음부터 dps 쪽으로 마음은 상당히 기울어져 있었다.
오로지 디자인과 컬러가 마음에 들어서..


source : dps
위 사진에서 보다시피 dps 스키는 굉장히 심플한 디자인에 원색적인 컬러가 특징이다.
DPS Skis (Drake Powderworks Skis)는 스키 엔지니어 ‘피터 터너(Peter Turner)’와 프로 스키 선수 ‘스테판 드레이크(Stephan Drake)‘가 2005년 미국에서 공동 설립한 브랜드.
파우더 스키를 중심으로 한 하이엔드 퍼포먼스 스키 브랜드인 dps는 경량, 고강성, 정밀한 플렉스를 핵심가치로 생각하며, 카본(Carbon) 복합소재를 스키 구조에 본격적으로 활용한 선구자적인 역할을 해 온 브랜드라고 한다.


source : dps
2013년 솔트레이크시티로 이전하여 지금까지 줄곧 그곳에서 프레스, 마감, 테스트 등을 진행하고 있으며, 제작의 전 과정을 핸드메이드로 만들고 있는 뚝심 있는 회사다. 95% 이상의 자재를 미국 현지에서 조달하며 직원들조차 전부 현지인 만을 고용하고 있다고.

source : dps
dps는 여타 브랜드처럼 스키어를 홍보대사로 계약하는 것이 아니라 직원으로 고용해 제작에 밀접하게 관여하고 있다고 한다.
올림픽 챔피언인 테드 리게티(Ted Ligety), 빅-마운틴 개척자 크리스 데이븐포트(Chris Davenport), 노르딕 금메달리스트 빌리 데몽(Billy Demong)은 제품팀에서 디자인, 테스트, 모든 컨셉 개선에 참여하고 있다고.

source : dps
그래서 내가 구입한 스키가 뭐냐면, 바로 dps, Kaizen 100.
여러 라인업 중 ‘올-마운틴(All-Mountain)’ 제품군이며, dps의 파우더 특화 이미지를 완화한 데일리 스키 제품이다.

일단 짙은 오렌지 컬러가 굉장히 내 취향.
사실 슈이도 세트로 같이 맞췄는데, 슈이는 리미티드 에디션으로 나온 하늘색을 사고 싶어 했지만 맞는 길이의 재고가 없어서 같은 오렌지로 구입했다.

앞쪽 끝이 컬러가 좀 밝아 보이는데 실제로 은은한 그라데이션이 들어가 있다.

source : dps
스키 플레이트의 좌우 폭이 상당히 넓은 편.
가장 좁은 허리 부분의 넓이가 공통적으로 100mm이며, 앞쪽 팁과 꼬리의 너비는 사이즈 별로 편차가 있지만 가장 크게는 앞쪽 팁이 134mm까지 된다.
나는 매장에서 길이 179cm 짜리를 권해주셨지만 최근 계속 짧은 스키보드를 타다가 너무 길게 넘어가는 것이 부담스러워 171cm 짜리를 골랐다.
그래서 내가 스키 플레이트 앞쪽의 팁 너비는 131mm, 꼬리의 너비는 116mm, 무게는 1677g 되겠다.

성조기와 함께 HANDMADE IN THE U.S.A. 라고 새겨져 있는 부분에서 국가에 대한 굉장한 자긍심이 느껴진다.
제작자의 친필 사인도 볼 수 있다.

Carbon Kaizen 100 제품은 회전반경 15m에 로크웰 48 스틸 엣지로 모든 조건에서 오래 지속되는 날카로움과 내구성을 자랑한다.
dps와 유타 대학교에서 공동 연구를 통해 개발한 팬텀 글라이드(Phantom Permanent Waxless Glide)라는 기술로 코팅이 되어 영구적으로 왁스가 필요 없는 활주를 할 수 있는 나노코팅? 같은 걸 해준다.
영구적인 것도 좋지만 왁스 등에 비해 훨씬 더 환경친화적인 기술이라고 하니 뭐 그것도 마음이 더 좋네.

플레이트 센터에도 성조기..



바인딩은 이것저것 올려 보았는데 지금의 스키보드에 끼워져 있는 것과 같은 브랜드인 TYROLIA 제품으로 했다.
좀 투박한가 싶어서 유색의 바인딩을 끼워보려고 했는데 검은색 제품이 플레이트의 쨍한 컬러를 가장 잘 살려주는 것 같아서 그냥 블랙으로 결정.


검은색 바닥면의 앞쪽에는 dps 로고타이프가, 뒤쪽에는 로고만 심플하게 새겨져 있는 모습.


이름표를 붙여봤다.
크. 스티커 하나로 완전 딱 내 거.

다음은 스키 폴.
스키 폴도 dps 제품으로 맞출까 했지만 손잡이가 코르크? 같은 걸로 된 모습이 너무 취향에서 벗어나서 그냥 사보고 싶었던 브랜드의 제품으로 골랐다.
VAN DEER – Red Bull Sports, Free Carbon Ski Pole.

VAN DEER – Red Bull Sports는 비교적 최근인 2021년 설립된 오스트리아의 회사.
알파인 스키 역사상 가장 성공적이라고 꼽히는 선수인 ‘마르셀 히르셔(Marcel Hirscher)‘가 설립했으며 레이싱 전문 브랜드이다.
월드컵, 레이싱 전용의 제품들을 주로 생산하며 순수하게 경기용 스키에 집중하는 브랜드라고 한다.
이름에서 유추할 수 있듯 레드 불(Red Bull)이 투자하고 브랜딩과 스폰서쉽 파트너로 있는 회사인데, 그저 단순히 스폰서로서의 위치만은 아니고 제조와 기술방향성을 제외한 다른 분야에 대해서 밀접하게 참여하는 공동 프로젝트 개념이라고 한다.
내가 구입한 프리 카본 폴은 카본 파워 락으로 길이 조절이 가능한 110-140cm 짜리 제품이며, 가볍고 견고한 텔레스코픽 폴이다.
탈착이 가능한 에르고 클릭인 스트랩, 고무 그립 존이 특징이며 별도의 파우더 바스켓이 들어있어 파우더 스노우에서는 장착을 하고 사용하면 된다.

파우더 바스켓을 끼우지 않은 모습.
아마 국내에서는 주로 이렇게 쓰게 될 듯.

귀여운 순록 로고에 레드불의 황소가 돌진하는 그림이 독특하다.
내가 구입한 Sand 컬러에도 무척 잘 어울리지만 화이트 컬러의 부츠나 화이트 컬러의 스키 플레이트에 새겨진 순록 로고는 정말 너무너무 이쁘다.
내가 살 일은 없겠지만.
또 이렇게 스키와 폴까지 새로 장만했으니 올해부터는 좀 더 열심히 스키장에 다녀볼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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