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히 좋아하는 일 이외에는 전혀 계획적이지 못한 대문자 P인 나.  
당연하게도 올겨울 스키 시즌을 미리미리 준비하며 손꼽아 기다리고 있는 건 아니다. 

우리 집 네 가족 중에 나만 빼고 모두 골프, 수영, 스키, 프리다이빙 등.. 참으로 여러 가지를 열심히 하러들 다닌다. 
내가 움직이는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것을 슈이는 너무 잘 알고 있으니 특별히 강요나 압박을 하지는 않지만 주변에서 참으로 열심히들 꼬신다. 
특히 아이들이 크면서는 슬슬 압박이 거세지는 중인데..

 

그나마 몇 안 되는 즐기는 스포츠 중에 하나가 바로 스키.

사진은 올해 초에 다녀온 홋카이도의 “파크 하얏트 니세코 하나조노(Park Hyatt Niseko Hanazono)”.
저 정도의 시설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스키장이 한국에 있다면 나같은 게으름을 갖고도 참 자주 갔을텐데..

그래도 스키는 중학생 때부터 타서 한때는 친구들과 꽤나 자주, 무척 재미있게 즐기며 탔던 적도 있어서 그런지 다른 압박보다는 수용할 여지가 있는 편. 그 부분을 가족들이 열심히 공략해서 최근 자의반 타의반 정말 오랜만에 장비를 교체했다.

 

일단 플레이트.

아이들 스키 장비를 사러 갔다가 본 오렌지 컬러의 dps Carbon 플레이트가 너무 예뻐서 제대로 된 스키 세트를 사볼까 살짝 고민도 했었는데, 역시나 올 한 해는 그냥 늘 타던 짧은 스키보드를 구입하기로 결정했다. 

한 해만 이걸로 좀 타보다가 정 사보고 싶으면 오로지 디자인만 보고 dps나 AUGMENT 스키로 사봐야지.

 

내가 구입한 제품은 Summit(써밋)카본 프로 99 스키보드.

핸드 크래프트로 제작되며 카본 사용을 통한 경량화, 내구성, 안정성을 모두 갖춘 스키보드다.
샌드위치 방식과 캡 방식이 혼합된 하이브리드 구조로 제작된 것이 특징인데, 가운데 쪽은 탄성이 좋은 샌드위치 구조를 통해 강력한 에지 그립을 제공하고, 앞-뒤의 팁 쪽은 캡 방식을 적용해 보다 쉬운 턴을 구사할 수 있도록 했다고 한다.

 

길이는 제품 명을 보면 알 수 있듯 99cm, 높이는 5.6cm, 폭은 팁과 테일 쪽이 13cm, 가운데 허리 부분이 11cm로 살짝 잘록하다.

 

바인딩은 스키부츠용 분리형 안전 바인딩을 선택했다. 
Spruce Pro Series Riser 위에 Tyrolia Attack 14 GW Freeski Binding를 끼우기로..
(사진을 보면 알겠지만 아직 안 끼웠다)

 

부츠는 24/25 Tecnica(테크니카) Mach1 HV120 TD GW.

사실 전문가도 아니라 뭘 알고 산 건 아니고 그냥 사장님이 추천해 주시는 걸로 샀다.
일단 검은색과 오렌지색은 내가 가장 좋아하는 컬러라 마음에 든다.

 

테크니카(Tecnica)는 1960대 설립된 이탈리아 스포츠 장비 제조업체 테크니카 그룹(Tecnica Group)의 대표 브랜드.

테크니카 그룹의 대표 브랜드로는 Tecnica, Nordica, Rollerblade, Blizzard 등이 있다.

 

측면에 적힌 “CAS” 가 뭔가 하고 찾아보니 상당히 대단한 기술이란다.

CAS Shell
해부학적 발 모양과 일치하는 형태를 하고 있는 쉘을 맞춤형 열 성형을 통해 착용자의 발에 더 정확히 맞출 수 있다.

CAS Liner
이중 밀도의 마이크로 셀 소재를 사용해 내구성이 뛰어나고 열 성형, 펀칭, 그라인딩을 통해 향상된 핏 감을 제공한다.

아.. 뭔가 대단한 것 같은데 내가 체감할 수 있으려나?
일단 매장에서 뜨끈뜨끈한 상태로 열 성형을 해 내 발에 딱 맞춰서 오긴 했는데.

 

T.DRIVE

T.DRIVE 다이내믹 카본 커넥터는 기존 부츠들에 비해 더 길게 적용이 되어 빠른 엣지 체인지가 가능하고 측면 안정성을 강화시켜주며 커프와 쉘 사이에 보다 강력하고 효과적인 연결성을 제공한다.

그냥 멋으로 해둔 게 아니구나?

 

밑창(아웃솔) 역시 GRIPWALK라는 기술이 적용되었다는데..
바닥을 걸을 때나 눈 위를 걸을 때 미끄러짐이 덜하고 밑창이 자연스러운 라운드 형태라 딱딱한 부츠임에도 걷기가 좀 더 편안하다고.

 

Celliant & Lambswool

셀리언트 라이너는 체온을 적외선 에너지로 변환하는 13가지 열 반응성 미네랄로 구동되는데 그 변환된 적외선은 산소 순환 및 혈류 증가에 도움을 준다고 하며 Lambswool은 추가 단열재가 제공된 버전이라고.

추위를 많이 타는, 특히나 발이 늘 시려운 나에겐 너무 반가운 기술.

 

마지막으로 스키 재킷.

Moncler Grenoble ANTUCO 울 다운 셔츠재킷.

스키 재킷이 아니고 평상시 입는 아우터처럼 생긴 점이 마음에 들어 구입했으나 구입하고 보니 몽클레르에서 파는 올 시즌 스키 재킷 중 최고가격;
알파인 스키를 위해 태어난 스키 재킷이라는데.. 저기요? 너무 오버스펙 아닙니까?

 

source : moncler

공식 사이트의 이미지로는 요런 느낌?
아니 저 모델이 메고 있는 백팩은 도대체 뭘까? 아무리 찾아도 안 나오는데..
장갑이랑 백팩이 뭔가 세트 아이템 같은 느낌인데 팔지를 않네.

 

방수 및 방풍 기능을 갖춘 2L 테크니컬 울 플란넬 소재로 제작되어 극한의 기상조건으로부터 몸을 따뜻하게 보호할 수 있다는데, 일단 울 소재인 점은 너무 마음에 든다.

개인 취향으로는 저렇게 칼라가 달린 재킷보다는 모자가 달린 형태를 더 좋아하긴 하는데 아쉽게도 재질과 스타일이 모두 마음에 드는 제품은 없었다.
그래도 뭐 목 부분부터 재킷 전면 쪽으로 탈착이 가능한 패딩 인서트가 들어 있는 부분은 디자인적으로 심심하지 않고 마음에 든다.

 

방풍, 방수, 단열, 통기, 경량까지 대단한 퍼포먼스!!
게다가 고급 제품에만 적용된다는 열 접착 솔기(Heat-sealed stitching) 까지.

 

안쪽의 미디어 포켓은 물론 외부의 덮개식 포켓을 포함한 모든 지퍼는 YKK® AquaGuard® 고성능 방수 지퍼 및 스냅 버튼을 사용했다.

 

왼팔 손목에는 스키 패스 포켓.

 

우측 팔 부분에는 RECCO® 리플렉터가 달려있다고 한다.
배터리가 필요 없는 이 리플렉터는 산악스키 등에서 고립되거나 실종되었을 때 구조 대원이 수색할 수 있도록 해준다고.
평생 사용할 수 있도록 설계되어 노화되거나 마모되지 않으며 직접적인 손상이 되지 않는다면 영원히 사용할 수 있는 기술.
이런 기술을 평생 사용할 일이 없어야 더 좋겠지만 만약에 고립되거나 길을 잃더라도 아이폰의 위성 구조요청 기능과 RECCO까지 있으면 조금 낫겠네.

 

허리 부분에는 재킷 안쪽으로 방풍을 위한 파우더 스커트가, 그리고 손목 부분 역시 스트레치 저지 손목 게이터가 달려있어 찬바람의 유입을 막아주는 구조.

 

등 부분은 정말 아무 디테일도 없어 스키 재킷이라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실루엣이다.
그래도 내부 패딩의 충전재는 몽클레르답게 거위 솜털 90%에 깃털 10%로 따뜻함을 챙겼으니 스키를 타면 또 땀이 나겠지.
그래서 양 팔의 겨드랑이 쪽 지퍼를 열면 통기성을 늘릴 수 있는 디테일까지.

오, 뭔가 안 하던 월동준비를 했더니 또 은근 기대가 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