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 부부와 베트남 서쪽에 위치한 푸꾸옥이라는 섬으로 일주일 정도 여행을 다녀왔다. 
휴양지를 좋아하는 편이라 여기저기 많이도 다녔는데 한국 사람들이 그렇게 많이 여행한다는 베트남은 이번이 처음. 

동남아시아의 다른 관광지들에 비해 비교적 치안이 괜찮은 편이라고는 하나 우리 가족은 원래 리조트 밖으로 돌아다니는 편은 아니라 풀 딸린 큼지막한 방을 얻어 쉬다 오기로 결정했다. 

 

그렇게 결정한 호텔은 ‘Regent Phu Quoc (리젠트 푸꾸옥)’.
일단 푸꾸옥 국제공항서 굉장히 가깝고, 인피니티 풀이 있는 큼지막하고 모던한 빌라에 다양한 바/레스토랑을 갖추고 있어 마음에 들었다. 

메인 레스토랑이라고 할 수 있는 Rice Market의 조식 뷔페도 나쁘지 않았고,
특히 ‘리젠트 클럽’이라는 클럽 라운지의 음식들에 굉장히 만족했다!!

 

빌라의 거실부터 방까지 이어지는 인피니티 풀도 밤낮없이 물놀이하기에 충분히 좋았지만, 곳곳에 위치한 큼지막한 풀들은 각각의 매력이 있었는데 오션클럽 앞의 풀은 바다를 보며 잔잔한 음악을 들을 수 있어 가장 좋았던 것 같다. 

 

아주아주 간단하게만 여행에 대한 기록을 하자면,

너무너무 편하고 좋은 친구 부부와 일주일 조금 넘게 편히, 그리고 재밌게 쉬고 와서 참 좋았던 여행이었지만,
그리고 호텔의 시설이나 서비스도 대체로 만족스러웠지만, 
결과적으로 다시 베트남에 가게 될 것 같지는 않다. 

큰 이유라면..
대략 6개월 전 다녀온 하와이 여행 기록(링크)에서 언급한 내용과 연장선상이긴 한데..

나이를 먹어서 그런지 여행지에서 가장 만족도를 높여주는 포인트는 날씨나 환경인 것 같다.
작년 초에 다녀온 홋카이도의 미칠듯한 폭설에서도 상당히 만족감을 느꼈던 것을 보면 단지 파란 하늘의 맑은 날씨만을 이야기하는 것은 아닌 것 같고 여행을 온 만큼 좀 평소의 환경과는 달랐으면 하는 마음일까?

베트남의 하늘은 여행 기간 중 하루 이틀을 제외하면 대부분 한국에서 보던 희뿌연 하늘이었는데 그게 영 별로였다.
미세먼지인지 중국발 황사인지는 모르겠으나 와이드하게 펼쳐진 바다를 바라보고 있어도 뻥 뚫리는 기분이 들지는 않는? 아쉬움.

비행시간이 비교적 짧긴 하지만 어차피 온 가족이 이 정도의 시간을 쏟을 거라면 맑은 하늘을 마주할 수 있는 다른 선택지가 많았을 것 같아 베트남을 다시 선택할 것 같지가 않다.

 

현지 음식이 어느 정도 커버를 해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도 해봤는데..

쌀국수는 물론 맛있었지만 서울서 충분히 경험할 수 있는 수준이었고,
껌승은 제주의 블루 사이공이 훨씬 더 나았고,
분짜나 반미 샌드위치도 그 맛이 특별하지는 않았을 뿐 아니라 호텔 밖 식당들의 위생상태가 대부분 좋지 않았기 때문에 여행지 선택에 영향을 줄 것 같지는 않다.

 

어쨌든 좋은 사람들과 함께라서 행복한 기억이었지만,
나의 처음이자 마지막 베트남 여행이었을 거라고 생각하니 조금은 안타깝달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