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대형 아트페어인 Art Basel Paris(아트 바젤 파리)를 비롯한 여러 전시도 볼 겸, 개인적인 약속도 있어 프랑스와 스페인에 다녀왔다.
몇 개의 포스팅을 통해 다녀왔던 전시들에 대한 기록을 해둘 생각인데, 이건 그중 첫 번째.
어쩌다 보니 오랜만에 슈이가 없는 파리.
홀로 파리로 향하는 비행기 바로 옆자리에 이우환 선생님이 앉아 계셔서 파리행이 조금 더 실감이 났다.
파리에서 만난 지인분이 아내 없이 혼자 오니 좋지 않냐고 물으셨는데 주절주절 설명하기 그래서 그냥 웃고 말았다.
부지런하거나 계획적이지 못한 데다가 워낙이나 슈이와 함께 한 시간이 길어서 여러 가지 면에서 혼자보다는 함께가 훨씬 더 좋은데.
어쨌든 이번에는 기간도 길고 애들 학기 중이라 어쩔 수 없이 홀로 다녀오게 되었다.
내가 묵은 호텔은 Hôtel Plaza Athénée(호텔 플라자 아테네).
국내에는 블랙핑크의 제니나 다비치의 강민경이 묵어서 유명한 호텔이라고 해서 추천받아 예약을 했는데..
여러모로 지난 2019년에 묵었던 Ritz Paris(리츠 파리)(링크)가 훨씬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좋았다.
그렇다고 플라자 아테네가 나쁘다는 건 아니지만 리츠가 너무 좋았다는 거.
다만 이번에 이 호텔에 묵기를 잘했다 싶었던 포인트가 있었는데 바로 호텔의 위치.
위치만 봤을 때는 아트 바젤이 열리는 그랑 팔레(Grand Palais)까지 걸어서 코앞이라 굉장히 편했고,
자주 방문하는 313 파리 갤러리도 걸어갈만한 거리.
추가로 호텔이 위치한 몽테뉴가(Avenue Montaigne)에는 각종 브랜드 매장이 가득해 쇼핑하기도 좋고 안전한 지역이라 혼자 온 여행이 전혀 불안하지 않을 수 있었다.
게다가 호텔에서 에펠탑이 보여 파리에 와있음을 늘 체감하게 되는 장점까지..
혼자 온 여행이지만 프랑스에서의 조식은 단 하루도 빼지 않고 먹었다.
왜냐? 빵이 너무 맛있으니까 ㅠ _ㅠ)
아, 정말 프랑스 빵은 새벽같이 내려가 에어팟을 끼고 혼자 앉아서 먹는 조식임에도 참을 수 있을 정도의 맛.
첫 번째 전시는 파리의 샹젤리제(Champs-Élysées) 거리에 위치한 겔랑 부티크 내 메종 겔랑(Maison Guerlain)에서 열린 전시를 관람했다.
겔랑(Guerlain)은 너무나 유명한 프랑스의 향수 브랜드.
1828년 겔랑 가문에 의해 설립된 회사로 20세기에 들어서는 화장품도 판매하기 시작해 지금은 LVMH 그룹에 소속되어 있다.
1914년 오픈한 겔랑 부티크의 지하에 마련된 메인 전시관은 물론이고 부티크 구석구석에서 여러 작품들을 만날 수 있었다.
전시 제목은 “Good Morning Korea, In the Land of the Morning Calm“.
전시의 규모는 그리 크지 않지만 전시 제목에서 알 수 있듯 겔랑에서 선정한 한국 작가들의 다양한 작품을 볼 수 있는 현대미술 전시라서 꼭 가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방문하게 되었다.
백남준, 이건용 선생님의 작품을 비롯해 박서보, 이배, 이불, 우국원, 전현선 등 17명 작가의 작품을 고루 소개하고 있다.
부티크 2층에는 이우환 선생님과 협업한 한정판 향수 “Souvenir d’Orchidée”가 전시되어 있다.
전 세계에 넘버링 된 21점만 판매되며 국내에는 단 두 점만 들어온다고.
프랑스 도자기의 중심지인 리모주, 메종 베르나르도에서 제작된 흰 도자기에 이우환 선생님께서 환경 문제에 대한 의지를 담아 초록색으로 터치한 다이얼로그 작품이 담겨있으며 조향에도 작가님이 직접 참여하셨다고 하니 꽤나 의미가 있는 작품일 수 있겠다.
단순히 사진과 함께 가격이 7,500만원이라고 기사가 나서 사람들이 무슨 향수가 그렇게 비싸냐고 난리가 났던데..
사진에서 표현이 안되는데 일단 용량이 굉장히 크다. 그렇다고 가격이 싸다는 건 물론 아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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