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에도 한 번 설명한 적이 있는 KAWS의 조형물 전시 투어 KAWS: HOLIDAY. 
2018년 서울 잠실의 석촌호수에 거대한 컴패니언(companion) 조형물을 띄웠던 행사를 시작으로 지금까지 꾸준히 세계 곳곳에서 지속되고 있다. 

그런데 대단히 규모도 크고 대중들로부터 주목받는 행사임에도 불구하고 뭔가 정리된 기록을 찾기가 힘들다.
주최하는 회사에도, 피규어를 제작/판매하는 곳에도 투어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나 히스토리를 확인할 수 없었는데, 그래서 그런지 여기저기 부정확한 정보들이 흩어져 있기만 해서 안타까웠다. 

그냥 개인적인 답답함에 ChatGPT에게 투어에 대한 자세한 사항을 정리해달라고 부탁해 봤는데, 부정확한 정보를 주섬주섬 모아오는데 급급하길래 퇴짜를 여러 번 놓으면서 열 번도 넘게 다그치고 또 다그쳤더니 일단 큰 오류 없는 자료를 얻게 되었다.
(물론 아직도 확실한 정보라는 믿음은 없다)

 

KAWS: HOLIDAY SEOUL (Seoul / Korea) 

KAWS: HOLIDAY TAIPEI (Taipei / Taiwan)

KAWS: HOLIDAY HONG KONG (Victoria Harbour / Hong Kong)

KAWS: HOLIDAY JAPAN (Mt.Fuji / Japan)

KAWS: HOLIDAY SPACE (Bristol/U.K.)

KAWS: HOLIDAY VIRGINIA BEACH (Virginia Beach / U.S.A.)

KAWS: HOLIDAY SINGAPORE (Marina Bay / Singapore)

KAWS: HOLIDAY MELBOURNE (Melbourne / Australia)

KAWS: HOLIDAY CHANGBAI MOUNTAIN (Mt. Changbai / China) 

KAWS: HOLIDAY PRAMBANAN (Prambanan / Indonesia)

대략 이런 순서.

 

source : hypebeast

이번 포스팅을 통해 기록될 피규어는 가장 최근에 열렸던 KAWS: HOLIDAY SHANGHAI 투어의 피규어.

해마다 중추절에 행운을 기원하는 의미의 등불을 켜는 전통을 기념하기 위해 주최자인 JFJ Productions 와 협업하여 제작된 조형물이라는데, KAWS: HOLIDAY 시리즈 최초로 조형물에 조명이 설치된 형태.
너무너무 멋있었을 것 같은 투어인데, 2024년 8월 29일부터 9월 1일까지 진행되어서 아쉽게도 지금은 이미 끝난 상태다.

 

후드티와 머그컵, 그리고 실제로 불이 켜지는 Big Moon 피규어 램프까지 다양한 아트상품이 제작/판매되었는데 나는 그중 아트 피규어 세 종만 구입했다. 사실 대단히 예쁘다는 생각이 들지는 않아서 그냥 하나만 살까 하다가 프리오더 알람 맞추고 칼같이 접속한 게 아까워서 세트로 구입해 봤다.

왼쪽부터 Grey, Brown, Black.

 

패키지는 대충 베어브릭 400% 패키지와 비슷한 크기.
긴 쪽이 25cm 정도 되는 비교적 작은 사이즈의 피규어라서 패키지도 아담하게 제작이 되었다.

 

처음 상자를 만졌을 때 질감이 기존의 다른 KAWS 피규어 패키지와 달리 약간 거친(?) 느낌에 그림 인쇄 부분이 양각으로 살짝 더 튀어나온 느낌?

 

나중에 보니 피규어가 들고 있는 달 부분과, 패키지의 컴패니언 이미지에 야광(fluorescent) 처리를 해서 빛을 받은 후 어두운 곳에서 스스로 빛을 내게 된다!

오, 멋있어!

 

먼저 그레이 컬러부터 열어보기로.

정사각형 사이즈의 작은 카드가 들어있고 패키지 안쪽으로 투명 플라스틱 커버가 씌워져 있다.
사진에는 없지만 배송을 받을 때 아주 두꺼운 카톤박스 패키지가 또 있었기 때문에 패키지에는 작은 흠집 하나 나지 않은 채로 배송되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안쪽으로 플라스틱 커버가 벗겨지지 않게 감싸는 비닐을 또 감아둘 정도로 꼼꼼한 패키지가 인상적이다.

 

출시하자마자 FEDEX로 바로 받아서 그런지 뚜껑을 열자 본드냄새? 같은 게 훅 들어온다.
행여나 도장면이 상하지 않도록 아주아주 꼼꼼하게 내부 비닐로 감싸져 있고 그 위에 완충 스티로폼으로 추가 고정되어 있는 모습.

 

피규어는 항상 보던 그놈.
KAWS Companion. 

Ɛ( X.,X )3

 

가슴 위쪽으로 달을 안은 채로 누워서 무릎을 세우고 있는 형태의 피규어.

 

기본적으로 누워있는 포즈를 하고 있다 보니 발-엉덩이와 등-머리 부분이 평평하게 표현되어 있는 모습.

 

늘 보던 세 가지 컬러의 컴패니언 피규어. 역시 세트로 사길 잘했나?

 

확실히 블랙 컴패니언의 노란 눈은 귀엽고 강렬하지만 피규어의 포즈나 전체적인 실루엣이 한눈에 들어오지 않는 점은 아쉽다.
사실 검은색 피규어는 먼지도 가장 잘 보이기도 하고.

 

단순화된 KAWS 컴패니언과 달리 달 표면은 상당히 사실감 있게 묘사된 걸 볼 수 있다.

달 부분은 야광 처리가 되어있다고 하는데 그래서인지 사진을 찍다 보니 얼핏얼핏 진짜 달이 빛나는 느낌도 드는 것 같고?
그런데 막상 빛 아래 두었다가 어두운 곳에 가져가 봐도 패키지의 그림처럼 야광이 크게 눈에 도드라져 보이지 않는다.

 

 

양 발의 위치가 살짝 달라 줄 맞추기가 좀 까다롭네.

아무래도 누워있는 형태라 전시효과가 그리 좋지는 못할 것 같았는데, 보통 이전에 출시되었던 다른 KAWS 피규어들 중에서 가끔 엎어져 있는 애들을 투명한 아크릴판이나 유리에 올려두고 높은 곳에 전시도 해두는 것을 볼 수 있었다.
그렇다고 내가 그렇게 유리 선반 같은 걸 따로 설치할 정도로 이 피규어에 애착이 있지는 않지만..

 

어떻게 올려둘지 고민을 좀 하다가,
대각선으로 놓인 책 선반 위에 눕혀서 전시하기로.

달이 컨셉인데 두 번째 칸 애들처럼 빛을 아예 못 받는 건 좀 아쉽고, 그나마 반달처럼이라도 달에 조명을 받으면 좋겠다.. 싶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