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가장 좋아하는 작가인 요시토모 나라(Yoshitomo Nara : 奈良美智).
지금이야 컬렉팅 짬밥이 좀 되어서 그 귀하다는 나라 작가의 원화도 가지고 있고, 판화 작품이나 작은 조형 작품들도 가지고 있지만, 아주아주 예전으로 거슬러 올라가면 작품을 소유하고 싶지만 어디서, 어떻게 구입해야 하는지도 모르고 그림 작품에 큰돈을 투자하는 것에 대한 확신도 없었기 때문에 아트북이나 프린트 액자, 소형 아트 굿즈들을 사 모으며 대리만족을 했었더랬다.
그렇게 결혼 전부터 사 모으던 아트북이나 굿즈들이 그동안 모았던 전부는 아니더라도 일부가 아직까지도 어딘가에서 툭툭 튀어나오는데, 그중에 대표적인 굿즈가 바로 Pup King Plush.


요즘도 내 방의 한구석에서 늘 자고 있는 Medium 사이즈의 Pup King의 모습.
어디에도 정확한 설명은 없지만 자고 있어서 그런지 Sleepwalking Dog(몽유병 강아지), Crown Dog(왕관 강아지) 등으로 불리는 이 강아지 인형은 굉장히 부드러운 하얀색 천 재질의 봉제인형이다.


2010년 신혼집의 서재 책장 모습인데,
한 벽면을 가득 채운 책장의 구석구석을 나라의 아트북과 인형, 프린트 액자 등으로 꾸며놓은 것을 볼 수 있다.
살짝 보이는 글루미베어 피규어도 지금까지 가지고 있는 걸 보면 뭔가 버리지 못하고 잘 모아두는 성격이 새삼 스스로 대단하게 여겨지기도.
NHK의 ‘피타고라 스위치(ピタゴラスイッチ)’ DVD도 보이네..
와 추억..

이건 2011년 2월의 사진.
역시 신혼집의 컴퓨터 방의 모습이다.
컴퓨터 왼쪽에 쌓여있는 Pup King Dog Plush S사이즈와 M사이즈.
두툼한 iMac도 생소하지만 구형 로고의 스타벅스 코스터, 그리고 당시엔 힙했던 Harman/Kardon의 사운드 스틱, 그리고 Nikon의 필름 스캐너인 Coolscan V ED도 눈에 들어온다.
그런데 사진의 저 에어론 체어에 지금도 앉아있는데!!??!
어쩌면 난 굉장히 알뜰한 게 아닐까?

이건 조금 더 시간이 지난 시점인 2012년.
비어있던 서재 쪽에 Fritz Hansen의 Essay Table와 The Series 7 Chair들.
Cecilie Manz(세실리에 만츠)의 Essay Table 역시 지금도 내 방에서 레고 테이블 겸 사진 촬영용 테이블로 사용 중이고,
Arne Jacobsen(아르네 야콥센) 디자인의 The Series 7 Chair는 친구에게 일부 주긴 했지만 아직도 어디에선가 현역으로 활동 중이다.
천장에서 내려온 빨간색 줄의 펜던트 Caravaggio 역시 Cecile Manz의 디자인.

이제 아이가 생긴 후인 2012년 말.
허리에 벨트형 아기 띠를 차고 아침잠이 없던 아들하고 놀아주다 찍은 사진.
저렇게 조막만 하고 통통하던 손의 어린 아들이 이제 엄마보다 큰 신발을 신고 있다니..

아이를 태우려고 구입한 Troja의 흔들목마에 태운 Pup King Dog들.
총 몇 마리 있는지 확인은 안되지만 어쨌든 나와, 그리고 우리 가족과 오래오래 함께해 온 추억의 인형이다.

그리고 현재로 다시 돌아와서..
이건 최근에 새로 나온 L 사이즈.
국내에서는 판매하는 곳을 찾지 못해서 홍콩의 쇼핑몰에서 구입을 했는데 재밌는 다른 제품들도 많아 추가로 주문을 걸어둔 상태.


오랜 기간 작은 크기의 강아지만 보다가 L 사이즈를 접하니 그 크기가 상당하다.

의자에 겨우 올려둘 수 있는 정도.
대략 긴 쪽이 85cm 정도의 길이나 된다.

같이 주문했던 Magnet Dog.
투명한 박공형 개집 형태의 패키지에 들어있는 모습이 너무 귀엽다.

약간 말캉한 재질(레진)로 되어있어서 몰딩이나 주입구 쪽에 레진 주입자국이 있는데 워낙 작아서 크게 거슬리지는 않는다.
대략 길이가 6cm 정도?

사진상에는 얼핏 같은 걸로 보이지만 이건 실제로 훨씬 커다란 Doggy Radio(링크).
10년 이상 늘 한결같이 내 책상 위에 올라가 있는 Doggy Radio와 형태가 완전히 같아서 더 귀엽게만 느껴지는 제품이다.

허리 부분이 자석으로 붙였다 떼었다 할 수 있어서 그 사이에 메모지나 명함 같은 걸 끼워둘 수 있게 만들어진 것이 특징.


나는 굳이 멀쩡한 허리를 분리해 두고 싶지 않아 그냥 키보드 앞쪽에다가 올려두었는데.. 볼 때마다 너무너무 귀엽다.
오랜만에 Pup King 사진을 찾으려 옛날 사진을 뒤적거리는데 와.. 시간 가는 줄 모르겠네 🙂
본격적으로 창고를 뒤지면 재밌는 아이템이 잔뜩 나올 것 같아서 설렌다.
한 10년 후에 보면 더 재밌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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