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고의 브릭헤즈(BrickHeadz) 시리즈를 자주 구입하기는 했었지만 주로 아이들을 위해서 구입했었고 내가 원해서 구입한 적은 거의 없었다.
그런데 얼마 전 레고 공홈에서 신제품을 둘러보던 중 얼른 장바구니에 담게 된 제품이 있었으니 바로,
LEGO, 40619 EVE & WALL-E
대부분의 디즈니-픽사 애니메이션을 좋아하긴 하지만 그중에서도 손꼽는 작품이라 애정이 큰 Wall-E.
아!! 브릭헤즈 Wall-E와 EVE 라니.
패키지부터도 너무나 이쁘다.
브릭헤즈 시리즈의 대부분이 그렇듯 총 부품 수 155개의 소형 제품으로,
완성품 월-E의 높이는 5cm 정도, 이브의 높이는 8cm 정도라 책상 등에 전시해두기 딱 좋은 크기다.
역시나 스터드 6×6 플레이트 위에 올려 전시하게 되는 제품.
상자를 뜯기 전 가슴에 Wall-E 로고가 프린트인지 스티커인지 열심히 살펴보았는데,
막상 뜯어보니 프린트구낫!
부품이 몇 개 되지 않는 데다가 조립 방식도 단순해 대략 10분 정도 만에 뚝딱 만들어 버렸다.
브릭헤즈 시리즈답게 네모네모 각진 느낌이 나름 귀엽다.
월-E 에게는 두 개의 소품이 마련되었는데 하나는 식물이 심겨있는 부츠 그리고 가방.
포함된 부품은 공구함이지만 영화상에서는 백팩으로도 쓰이는 아이스박스이다.
동그란 눈이 귀여운 이브(EVE /Extraterrestrial Vegetation Evaluator).
영화상에서 발전된 미래형 로봇으로 그려져 대부분 곡선 형태를 한 외형과 마치 애플 제품을 보는듯한 모던한 디자인을 뽐내는 이브라서 레고로 표현하기가 상당히 어려움이 있었을 텐데, 브릭헤즈 시리즈답게 각진 디자인 위에서도 이브만의 특징을 잘 살린 것을 볼 수 있다.
오히려 위치를 뒤로해 포커스를 날리면 진짜 이브의 둥글둥글한 느낌처럼 보이기도..
적은 부품을 가지고 굉장히 단순하게 잘 표현한 멋진 제품인 40619 제품이었지만 금세 뚝딱 만들어 버리고 나니 월-E의 팬으로서 업그레이드 욕심이 살짝 들었다. 예전에 이미 출시되었던 676피스의 21303 월-E 제품도 있었고, 심지어 그 제품 출시 이전인 2014년 만들었던 개인 창작(MOC) 월-E(링크)도 존재했던 만큼 부분부분 좀 더 영화상의 느낌을 살려보고 싶은 충동이 일었달까..
그래서 만들어진 MOC 월-E.
사이즈나 몸체 구성이 브릭헤즈 제품의 형태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기 때문에 업그레이드 자체도 오래 걸리지 않았다.
사실 업그레이드라고 하기에도 조금 어폐가 있는것이,
브릭헤즈는 브릭헤즈이기 때문에 모델 디자인에 있어서 최대한 각지고 단순화시킨 것이 특징이기도 하기 때문에 굳이 따지자면 브릭헤즈 스케일로 리디자인한 부분 창작품이라고 할 수 있겠다.
전체적인 스케일은 거의 비슷하지만 실제로 뜯어보면 머리-몸-팔-바퀴까지 손대지 않은 곳은 없다.
먼저 머리는 양쪽 눈의 각도나 고개의 방향을 조절할 수 있도록 볼 조인트를 이용한 구조로 변경했고,
모서리는 조금 둥글게 깎아 영화상에서 보던 월-E의 형태와 조금 더 가깝게 수정했다.
단순히 회색 스냅 커넥터 부품으로 만들어졌던 목도 몸통 안쪽에서 볼 조인트로 고정되게끔 수정했으며,
실제 영화상에서는 목도 기본적으로 노란색인데 21303 제품이나 과거 내가 창작했던 월-E까지도 모두 목이 그냥 회색으로 표현되었던 점이 아쉬워 노란색 타일 부품으로 덧댔다.
브릭 헤즈의 특징이라고 할 수 있는 집게(holder) 부품을 이용한 짧은 팔 역시 월-E의 특징을 표현하기에 부족함이 있는 것 같아 관절 두 군데를 이용해 움직일 수 있도록 바꿔보았다.
그리고 너무나 단순하게 표현되었던 캐터필러 형태의 바퀴도 전체 형태와 옆면 디테일을 추가하는 형태로 변경해 봤다.
그 덕에 전체 높이가 한 스터드 크기 정도 커졌지만.
영화상에서 여닫히는 구조인 등 부분도 살짝 튀어나오도록 표현해 봤다.
별 건 아니지만 몸체의 상단을 타일 부품으로 마감해 스터드를 가렸고, SNOT(링크) 브래킷을 이용해 다크 그레이 컬러의 라인도 표현해 보았다.
미니 피규어용 한 피스짜리 공구함으로 표현하기엔 너무나 특징적인 소품인 아이스박스도 새로 만들어 보았다.
위로 뾰족하게 튀어나온 모습이나 좌우로 아래까지 내려와 있는 뚜껑 표현이 특징.
등 쪽의 부품을 몇 개 바꾸면 영화에서처럼 등에다 달고 다닐 수 있게 된다.
손목과 팔은 가로 방향으로 회전이 가능하기 때문에 눈 방향, 고개 방향, 그리고 살짝이지만 목의 방향과 더불어 팔의 각도까지 이용하면 꽤나 다양한 포즈와 느낌을 표현할 수 있게 된다.
사실 이브는 완전히 구 형태의 부품을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면 달리 멋지게 표현할 방법이 떠오르지 않아서 몇 군데 손대지 않았다.
일단 평평했던 얼굴에 일부 곡면을 추가하고, 지나치게 뾰족했던 팔을 둥근 타일 부품으로 교체했으며, 머리의 윗면과 뒷면을 살짝 만진 정도?
얼굴의 곡면이 잘 보이도록 찍어보았는데..
검은색으로 만들어진 부분이라서 크게 달라 보이지 않는다.
머리 윗면에도 살짝 높낮이를 주었는데.. 별로 더 나아 보이지는 않지만.. 어쨌든..
손을 잡으려는 이브와 월-E.
(월-E의 손목 홀더 부품을 버티컬 홀더로 교체하면 간단히 옆 방향 손을 표현할 수 있다)
날아다니는 이브와 하늘 쳐다보는 월-E.
역시 반짝이는 눈으로 하늘을 쳐다봐야 월-E의 느낌이 살지..
아.. 소화기도 하나 만들 걸 그랬나..
사실 손에 들고 있는 부츠도 조금 더 부츠스럽게 변경을 한 건데.. 티는 별로 안 나네.
간단하지만 즐거운 창작활동이었다.
오랜만에 월-E의 장면 장면도 떠올릴 수 있었고..
국내 물리 매체 시장에서 철수한 디즈니 덕분에 비록 UHD로는 감상하지 못하고 기존의 FHD 블루레이로 감상에 만족해야겠지만..
조만간 영화도 다시 한번 봐야지!
snz
오!! 눈 각도로 감정 표현되는 커스텀이 더 좋네요 🙂
vana
맞아, 눈이 움직여서 축 처진 표정이 만들어져야 월-E 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