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 KAWS의 ‘CHUM’ 시리즈 재발매 소식을 듣고 KAWS 공식 사이트인 kawsone.com에서 연결되는 ToyTokyo에 가서 5종 모두를 주문해놓고 손꼽아 기다리고 있었는데.. 이게 웬 날벼락 ㅠ_ㅠ.
Medicom Toy 측으로부터 일방적으로 주문을 취소당해 약속을 지킬 수 없다는 메일이 왔다.
아.. 안 그래도 인기 많은 KAWS이기에 이미 다른 곳에서 구입하는 것도 거의 힘든 상황이고..
어쩔 수 없이 주문 취소를 하려고 했다가.. 자기들이 가지고 있는 다른 KAWS의 아트토이들 중에서 선택하거나 추가금을 지불하고 교체도 가능하다는 이야기에 솔깃해 리스트를 받아보았다. 

다양한 Karimoku 협업 베어브릭이나 Javier Calleja(하비에르 카예하)의 아트토이들, Daniel Arsham(다니엘 아샴)의 작품들까지.. 탐나는 아트토이들이 한가득이었지만 먼저 눈에 들어오는 건 아무래도 KAWS의 작품들. 
대부분 내가 이미 가지고 있는 아이템들과 꽤나 겹치는 터라 4FT(높이 약 1.2m 정도) 사이즈의 대형 작품이 자꾸 눈에 걸리네..

그렇게 여러 통의 메일로 의견을 주고받는데 아주아주 좋은 가격에 준다고 하는데도 워낙 비싸고 덩치가 커서 망설이던 중에 눈에 또 들어온 제품이 바로 Good Intentions 2021 Open Edition!!

 

source : the guardian

source : we-heart.com (© Jonty Wilde)

KAWS Good Intentions 2021은 영국의 Yorkshire Sculpture Park Exhibit 2016에 처음 선보였던 거대한 나무 조각품의 축소 버전.
안 그래도 2016년 포스팅(링크)에서 “저거 보러 영국 가고 싶다”고 했던 바로 그 작품 되겠다.

원래 작년 여름경에 100개 한정판으로 제작을 했던 사이닝 에디션이 있지만 그건 지금 와서 구할 수도 없을뿐더러 리셀가 1억 근처에 거래될 정도기에 기대도 하지 않고 있었는데 Open Edition이 추가로 제작되었었더군!!

 

어쨌든 그렇게 내 손에 들어오게 된 KAWS Good Intentions 2021 Open Edition.
발바닥에 사인이 빠지긴 했지만 뭐 크게 아쉽지는 않다.

 

1947년 설립된 일본의 가구회사 카리모쿠(カリモク)는 K Chair 등으로 이미 꽤나 알려져 있지만 가구에 딱히 관심이 없더라도 베어브릭 등과의 협업으로 이미 유명한 브랜드이기도 하다. 
북유럽 가구를 좋아해 거의 북유럽 가구 위주로 구입을 하는 우리 집에도 어린이용 K 체어가 두 개 놓여있고, Kiyola(링크)라는 Roland 협업 피아노도 갖고 있다. 현재는 떨어뜨려 제대로 부숴먹긴 했지만 카리모쿠 베어브릭도 하나 가지고 있고..

 

여튼 그렇게 KAWS와 Medicom Toy, 그리고 카리모쿠와의 협업을 통해 만들어진 Companion 세트.

 

내가 좋아하는 Walnut Wood(월넛/호두나무)로 만들어져 꺼내기 전에 이미 컬러도, 무늬도 너무너무 멋지다.

 

(사진은 좀 더 어둡게 나왔지만) 이미지로 보던 것보다 훨씬 어두운 컬러의 제품.
큰 컴패니언이 어린아이로 보이는 작은 컴패니언을 보호하는 형태를 하고 있다. 

 

컴패니언들의 팔, 손목, 발목, 머리는 일부 움직일 수 있어 원하는 자세를 잡도록 되어있는데,
작은 컴패니언은 양 팔로 다리를 감싸고 있는 포즈이기 때문에 한 팔을 내리고 큰 컴패니언 쪽으로 바짝 붙여 세운 후 나머지 팔을 올려 최종 포즈를 취하게 된다.

 

큰 컴패니언의 우측 팔은 뒤쪽으로 60˚가량 돌아가기 때문에 포즈를 잡는 동안 뒤로 젖혀두었다가 작은 컴패니언의 포즈가 완료되면 머리 뒤쪽에 자연스레 올려두면 된다.

 

어두운 컬러의 월넛 우드의 자연스러운 무늬가 굉장히 멋스럽다.
몸통만 보면 나뭇결이 완전히 달라지는 구간이 두 군데 정도 있는데 원목 자재를 단단히 붙여놓고 기계로 깎나 보다.
만드는 과정도 한 번 보고 싶네.
나 그런 거 되게 좋아하는데..

 

작은 컴패니언의 망설이는 다리 포즈가 굉장히 귀엽다.

 

source : we-heart.com (© Jonty Wilde)

Yorkshire Sculpture Park에 설치하는 과정 사진인데.. 
대형 작품은 양 발이 모두 바닥에 붙어있지만 아트토이 버전에는 동세 때문인지 뒤꿈치가 살짝 들려있다.

 

머리 부분 디테일.

 

원래도 참 멋지지만 나무 제품으로 보았을 때 더더욱 마음에 드는 반바지 부분.
다리로 꺾어지는 반바지의 엣지 부분도 통통하게 올라온 아랫배에 귀엽게 달린 단추도 모두 너무 귀엽다.

 

큰 컴패니언 피규어가 40cm 정도의 높이이고 작은 컴패니언 피규어가 대략 절반 정도인 20cm 높이.
저 작은 사이즈의 원목을 잘도 깎았네.

 

 

MEDICOM TOY
2021
JAPAN
カリモク

오픈 에디션이 아니라 한정판 초기 버전이라면 나머지 발에 KAWS의 사인과 에디션 넘버가 적혀있게 된다.
총 100개에 20개의 AP(Artist Proof)

내가 가진 오픈 에디션은 몇 개나 만들었으려나.. 

 

이제 꽤나 빽빽해진 Finn Juhl의 The Panel System 한 쪽 면.
월넛 가구에 월넛 아트토이가 좀 묻히는 게 아닐까? 걱정을 했는데.. 와.. 포스봐라.. 오히려 돋보이네.

와.. 너무너무 이쁘고 마음에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