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있는 거 먹으러 다니기를 좋아하기는 하지만 평소 맛집에 대한 포스팅은 거의 안 하는 편.
항상 부지런히 카메라를 챙겨 다니며 기록해 둘 만큼 맛집 방문하는 일에 적극적이지도 못할뿐더러 객관적으로 맛을 평가할 만큼의 전문적인 지식도 없어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근 이런저런 일 때문에 이곳에 포스팅이 너무 뜸했기에 인스타말고 여기에다가도 일기 적듯 주절주절 공개 포스팅을 올려보기로 했다.
예전에 제주에 ‘여행’을 오면 정말 제주의 방방곡곡을 다 돌아다니며 여행지나 맛집을 찾아다녔던 것 같은데,
갤러리가 생기고 나서는 꼭 필요한 일이 아니면 갤러리에서 멀지 않은 곳에서 해결하려는 경향이 있다.
내 성향상 움직이기 싫어하고 게을러서 그런 것도 물론 있지만 그렇다고 이 현상을 단지 나의 귀차니즘으로만 설명하지는 못한다.
이제는 스스로 제주를 여행지가 아니라 하나의 거점으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해야 하나.. 최근 몇 년 전부터는 여행으로 제주를 오갈 때 보다 구석구석을, 그리고 맞닥뜨리는 상황들을 훨씬 더 편안하고 정겹게 느끼게 되었다.
하지만 그러면서도 가끔 인스타그램이나 블로그 글들을 통해 제주에 여행 온 사람들이 남기는 기록을 보고 여행객으로의 자극을 받기도 하는데,
최근에는 꽤 뜬금없는 경로에서 제주를 다시 바라볼 수 있는 계기를 만났다.
바로 넷플릭스(Netflix)의 ‘먹보와 털보(The Hungry and the Hairy)’
우리 세대 레전드 예능 프로그램인 무한도전의 김태호 PD가 제작한 예능인 만큼 공개 이전부터 꽤나 이슈가 되었었는데,
노홍철과 비라는 의외의 조합이 새롭기도 했지만 그저 ‘재미’만 놓고 본다면 후한 점수를 주기는 어려워 보인다.
하지만 코로나 때문에 다들 여행도 못 가는 요즈음 훌륭한 영상미, 듣기 좋은 음악을 배경으로 대리만족을 하기에는 충분한 컨텐츠라고 생각된다.
지금까지 공개된 먹보와 털보 총 10편 중, 총 3회(1회, 2회, 10회)에 걸쳐 방문했던 제주.
그중 1회에 바로 등장했던 함덕 근처 햄버거 맛집, 무거버거.
평소에 버거를 참 좋아하는 편이라 궁금하던 차에 늘 궁금했는데 오늘 갑작스럽게 방문하게 되었다.
아마 슈이의 실제 목적은 월정리의 베이글림림에 베이글 사러 가는 것이 메인인 것 같았지만..
무거버거는 함덕 바닷가에 모던한 블랙 컬러의 커다란 독채 건물로 자리하고 있는데 규모가 큰 만큼 주차공간도 널널하다.
이미 사람들이 바글바글했지만 주차 자리는 꽤 많이 남은 상태.
1층에 넓은 자리가 남아있었지만 아무래도 대부분의 손님들이 바다가 보이는 2층 자리를 선호하기 때문에 2층은 자리가 모자란 편.
주문을 하면 그때 제작에 들어가 4-50분가량 대기를 해야 하기 때문에 꽤 많은 사람들이 핸드폰을 보고 멀뚱히 앉아있는 모습이다.
짜잔!
50분가량을 기다려 받은 메뉴.
마늘버거 / 당근버거 / 시금치버거
세 가지의 버거 중, 나와 아들은 마늘버거, 슈이와 딸은 당근버거를 골랐다.
사진의 하얀색 번이 마늘버거, 당근색 번이 당근버거 되겠다.
심지어 시금치 버거는 연두색!!!
소프트드링크 세트로 주문을 해 프렌치프라이가 함께 나왔고, 음료는 스파클링 워터와 콜라를 선택, 아쉽게도 제로콕은 없었다.
마늘버거는 볶은 양파/스위스 아메리칸 치즈(?)/소고기 패티/편마늘,버섯볶음/양파/마늘소스/마늘번 으로,
당근버거는 튀긴 당근/아메리칸 치즈/소고기 패티/토마토/양파/청상추/당근소스/당근번 으로 구성되어 있단다.
개인적인 평을 해보자면,
‘썩 맛있지만, 대단히 맛있지는 않다’
‘자연과 가까운 버거를 만듭니다’라는 슬로건을 내세운 걸 알았을 때 눈치챘어야 했는데, 꽤나 건강한 맛이다.
버거가 건강한 맛을 내는 건 반댈세!!
한 번 정도 가볼 만은 하지만 갤러리에서 훨씬 가까운 거리에 다운타우너가 있는데, 굳이 함덕까지 이걸 찾아가서 다시 먹지는 않을 듯.
아 먹보와 털보 2화에 나온 치저스(Cheesus)도 가보고 싶은데..
JOO
저도 건강한 버거는 반대입니다. 🙂
vana
역시, 뭔가를 아시는 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