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2021년) 10월 애플은 M1 Pro와 M1 Max 칩셋을 탑재한 완전히 새로운 폼팩터의 맥북을 발표했다.
14인치와 16인치 두 가지 디스플레이 크기로 발표된 이 맥북의 가장 큰 특징은 뭐니 뭐니 해도 끝내주는 성능의 칩셋이겠지만 그 이외에도 여러 반짝이는 변화를 찾아볼 수 있었다.
– 일단 차지하는 공간에 비해 사용성 면에서 효율이 떨어지던 상단 터치바를 삭제했고,
– 이런저런 이유로 없애버렸던 여러 입력 포트(풀사이즈 HDMI, SD카드 슬롯)를 부활 시켰다.
– 새로운 맥세이프3 탑재와 동시에 맥북 최초로 고속 충전을 적용했다.
– 상단 노치바를 적용하며 상부 베젤을 줄였고 거기에 ISP 뉴럴엔진이 적용된 1080p 카메라를 탑재했다.
– 리퀴드 레티나 XDR 디스플레이(최초의 미니LED 디스플레이)를 적용했고,
– 스튜디오급 마이크와 6개의 고성능 스피커가 탑재되었다.
디자인은 아주아주 예전에 사용했던 평평한 상-하판 형태로 회귀해 약간은 퇴보한 게 아닌가 생각되었지만 일단 궁금하니 주문을 해보기로.
선발매된 북미보다 조금 늦게 주문을 받기 시작해 국내에서는 작년(2021년) 12월 11일 주문을 받기 시작했고, 주문이 열리자마자 수강신청하듯 바로 주문을 넣었다. 물론 M1 Max 로!!

아.. 이런 메모리를 64GB로 올렸더니 배송이 6-8주.. 라니..
어쨌든 뭐 급하게 사용할 일이 있는 건 아니라 잊고 기다렸더니 어느새 시간이 흘러 2022년을 맞았고 1월 5일 드디어 내 손에 들어오게 되었다.



너무 작아서 부실한 것 같으면서도 내용물 보호는 또 기가 막히게 잘 되는 구조의 두툼한 카톤 박스.
게다가 바깥 패키지부터 안쪽 비닐까지 칼 하나 대지 않고 깔끔하게 뜯을 수 있게 만들어둔 센스까지..
역시나 애플의 패키지는 뜯는 맛이 일품이다.


Apple, MacBook Pro 16-inch (M1 Max)
발표 이후 호불호가 확실히 나뉘는 외관 디자인.
패키지에 그려진 이미지로만 보면 상-하판이 일정한 두께로 평행해 오히려 더 정리된 느낌이다.

뚜껑을 열면 아이패드 프로의 뒷면을 보듯 평평한 상판이 패키지에 꼭 맞게 들어차 있는 모습.



본체 아래로 간단한 설명서와 로고 스티커,
2m 길이의 USB-C to MagSafe 3 케이블,
그리고 140W USB-C 전원 어댑터가 들어있다.

모든 사람들이 하나같이 칭찬했던 MagSafe 충전 방식을 굳이 빼더니 이번에 다시 추가.
예전에 굉장히 편하게 잘 쓰던 입장에서는 정말 두 손들고 환영하는 소식이다.
도대체 왜 뺐던 거니?
물론 기존처럼 똑같이 썬더볼트 포트를 통한 충전도 가능하니 더할 나위 없는 편의성을 갖추게 된 것!

특히 이 140W 전원 어댑터는 앞선 여러 포스팅에서 긍정적으로 언급했던 ‘GaN’이 적용된 애플 최초의 어댑터인 점이 주목할 점!
굳이 또 반복하자면,
규소(Si)로 주로 만들던 반도체를 갈륨(Ga, Gallium)과 질소(N, Nitrogen)의 화합물인 GaN(질화갈륨)으로 만들어 같은 성능에서 훨씬 작게 만들거나 반대로 비슷한 크기에서 훨씬 좋은 성능을 발휘하게 하는 것이 바로 ‘GaN 어댑터’의 특징.
게다가 애플이 기존에 만들었던 전원 어댑터들을 분해해서 리뷰한 해외의 엔지니어 블로거들에 따르면 ‘모든 부품이 안전을 위해 설계되었거나 안전장치 그 자체’ 라고 평가를 할 정도이니 이 새로운 140W 어댑터의 성능은 굳이 의심할 필요가 없겠다.

사진으로 보면 얼핏 알루미늄 재질의 크래딧 카드처럼 보이기도 하는 평평한 상판이 굉장히 인상적인 탑뷰.
개인 취향으로도 상판만 놓고 보면 너무나 아름다운 외형이다.
외관 마감 컬러는 실버와 스페이스 그레이, 두 종류 중 선택할 수 있는데, 나는 역시나 좀 더 멋스러운 스페이스 그레이로 주문했다.
위 사진은 조명 때문에 마치 실버처럼 보이기도 하지만.
내 개인적인 기준으로 실버는 좀 더 화려하고 깨끗한 느낌, 스페이스 그레이는 묵직하고 포스 있는 느낌이랄까?


제대로 스페이스 그레이 컬러로 보이는 상판 모습들.
전체적으로는 매트한 재질이지만 반사되는 빛에 따라 살짝 컬러가 달라 보이기도 하고 반짝거리는 로고에는 알록달록 빛이 비치는 모습이 대비되어 더 조화롭다.
어차피 예전 디자인으로 돌아왔으면 로고에도 조명을 다시 넣어주지…
OLED로 커스텀 가능하게..


개인적으로 늘 맥북을 사면 가장 감탄하게 되는 부분은 바로 상판을 열기 위한 저 홈.
알루미늄 절삭 가공으로 칼같이 쭉 뻗은 엣지 사이에 자리하고 있는 저 기다란 홈이 너무나 마음에 든다.

기존에 다리보다 조금 더 크고 튀어나온 다리,
그리고 평평해진 바닥면 가운데에 음각으로 새겨진 MacBook Pro 글씨.
어차피 잘 보이지 않는 바닥면이긴 하지만 그냥 폰트 전부를 음각으로 했다면 더 멋졌을 것 같은데 아웃라인만 음각으로 파냈다.

좌측에는 MagSafe 3 단자와 Thunderbolt 4(썬더볼트 4) 단자 두 개, 그리고 3.5mm 헤드폰 잭이,
우측에는 SDXC 카드 슬롯과 Thunderbolt 4(썬더볼트 4) 단자 한 개, 그리고 풀사이즈 HDMI 포트가 달려있다.
나는 모든 입력 단자를 없애고 썬더볼트만 남겨두었던 정책도 외형적으로 정리되어 보여서 나쁘지 않다고 생각하는 입장이지만,
SDXC 카드 슬롯과 유선 연결을 위한 Ethernet 포트, 그리고 USB-A 포트까지 달린 멀티포트 어댑터(링크)를 늘 챙겨 다녔던 걸 보면 아무래도 이동 시에 짐이 조금은 줄긴 할 것 같다.

상판을 조금 열자 반가운 사운드와 함께 초기 세팅을 준비하는 맥북.
사실 처음으로 상판을 열기 전 가장 기대되는 점 중에 하나는 바로 디스플레이.
늘 디스플레이 개발에 진심이었던 애플이 그렇게나 자랑하던 Liquid Retina XDR(Extreme Dynamic Range) 디스플레이, 바로 그것이다.
1만 개의 미니 LED를 사용해 1,000,000:1의 명암비와 1,600니트의 밝기를 보여주는 엄청난 화면에
맥에는 처음으로 적용되는 ProMotion 기술을 통해 최대 120Hz 재생률이 제공된다.
사실 아이폰 13 프로 라인에 적용되어 이미 핸드폰에서는 사용 중인 ProMotion 기능 덕분에 이미 눈이 잔뜩 높아진 마당에 맥북까지 프로모션이라니 그저 감사합니다.


iCloud와 터치 아이디를 비롯한 몇 가지 세팅을 하니 바로 사용할 준비가 다 되었다.
어차피 이렇게 아이폰처럼 노치도 생긴 마당에 Face ID도 좀 넣어주면 좋으련만..
노트북이 오히려 Face ID를 적용하기에 더 적절하지 않나 싶은데 말이지..

본격적인 세팅에 앞서 이 신형 맥북 프로의 가장 큰 장점인 M1 Max 이야기를 빼놓을 수는 없겠다.
애플이 설계한 M1 Max 칩셋의 성능에 대해서는 ‘외계인을 납치해서 개발했다’ 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터무니없는 발전이 있었는데,
전력 소모가 많은 프로용 노트북임에도 불구하고 SoC(System on Chip)를 최초 탑재해 M1 Max 하나의 SoC에 통합 메모리, CPU, GPU, I/O, Neural Engine이 결합되어 있어 통합 메모리 풀 안에서 복사 과정 없이 빠르고 효율적으로 모든 일들을 처리할 수 있게 된다.
내가 구입한 M1 Max의 경우 최대 메모리 대역폭은 400GB/s 이며,
10코어 CPU, 32코어 GPU, 16코어의 Neural Engine으로 엄청난 성능과 독보적인 전력 효율성을 자랑한다.
특히 아이폰 13 프로 부터 지원하게 된 ProRes 코덱 등, 전문적으로 영상 편집을 업으로 하는 사람들의 후기를 들어보면 기존에 사용하던 고급 시스템들을 다 처분하고 무조건 넘어가야 할 정도로 어마어마한 성능 차이를 보여준다고.
나는 그냥 웹서핑하고 유튜브 보는 용도인데;; 호기심에 사보았다고 하기엔 너무나도 오버스펙이구나.

맥북 프로에는 처음으로 적용된 풀사이즈 펑션키 12개를 포함한 78키 키보드와 Touch ID,
그리고 압력 감지 및 정확한 커서 제어 기능을 담은 Force Touch 트랙패드는 이제 없으면 불편해서 컴퓨터를 못 쓸 정도..
물론 잘 사용하는 사람도 있더라마는,, 일반적인 경우에 굉장히 사용 효율이 떨어졌던 상단 터치바를 빼고 풀사이즈 펑션키를 넣기로 한 건 정말 잘 생각한 일, 칭찬해 주고 싶다.
또 중요한 한 가지!
기능적인 건 아니지만 심미적으로 훌륭한 변화가 있었는데 바로 키보드 배경이 블랙 컬러로 바뀐 점..
굳이 알루미늄을 키보드 하나하나에 맞춰 타공해 끼울 필요가 있었나.. 싶었는데..
어쨌든 굉장히 깔끔하게 직사각형으로 묶인 키보드 덕분에 디자인적으로 좀 더 미니멀하고 정리된 느낌이 든다.

가로 35.57cm x 세로 24.81cm, 두께 1.68cm 크기에 무게는 M1 Max 모델의 경우 2.2kg.
기존에 사용하던 16인치 맥북프로가 35.79cm x 24.59cm x 1.62cm 에 2.0kg 이었느니,
가로 폭은 조금 작게 세로가 조금 길게 변했으나 큰 차이가 없는 수준이나,
기존에 가장 두꺼운 부분 기준으로 나와있는 사이즈다 보니
상-하판이 평평해지면서 전체적으로 수치상으로 6mm 정도 두꺼워진 두께보다 훨씬 더 두꺼워진 것처럼 느껴진다는 것.
물론 그 두꺼워진 두께 이상으로 말도 안 되는 성능 향상이 있었지만 아무래도 슬림 하고 쫙 빠진 느낌은 없어진 게 사실이다.

아직 애플 정품 전용 가죽 슬리브를 판매하지 않아서 기존에 사용하던 16인치 가죽 슬리브에 넣어보았다.
확실히 두께가 두꺼워져서 그런지 구겨 넣는 느낌이 조금 나긴 하는데.. 뭐 일단 그럭저럭 들어가긴 한다.

아마 두세 번 더 넣고 빼면 가죽이 늘어나서 자리 잡을 것 같기는 하지만.. 뭔가 딱 맞는 느낌은 아니라 아쉽.


맥북 슬리브를 자꾸 검색해서 그런가 인스타그램에서 자꾸 광고를 띄우길래 하나 사봤다.
그 제품은 바로 PacknFold Sleevemat Pro.
피드 중간에 광고 나오길래 딱 한 번 스크롤 멈추고 영상 봤는데 정말 꾸준히 광고를 띄우네.. 집요한 놈들.


Sleevemat(슬리브매트)라는 제품명처럼 폴딩형의 슬리브를 펼쳐 노트북을 꺼내면 마우스패드 겸 매트가 되는 독특한 형태의 제품이다.
전체 매트의 테두리 부분에 N35 등급의 네오디뮴 자석을 넣어두어 접어 붙일 수 있게 되어있는 구조.

발수 가공된 멜란 펠트(?) 라는 재질로 만들어져 보들보들하면서도 사용하기에도 괜찮을 것 같다.
아직 본격적으로 사용해 보기 전이라 잘 모르겠지만.

추가로 미리 준비해 둔 액세서리들.
일단 키보드에 손을 올려두면 전기 통하는 느낌이 날 때가 있는데 그게 영 싫어서 늘 구입해서 사용하는 접지형 두들 플러그,
그리고 두들에서 나온 100W 접지 충전기.


두들의 접지형 100W 충전기는 새로 나왔길래 한번 구입해 봤다.
역시나 GaN이 적용된 충전기.
기존에 다른 회사에서 출시된 접지형 GaN 충전기를 두 종류 정도 사봤는데 발열도 너무 심하고, 하나는 몇 번 사용하지도 않았는데 맛이 가버려서 신뢰도가 급하락.. 두들 충전기는 처음이지만 일단 플러그 자체는 오랜 기간 동안 여러 개 사용하는데 전혀 문제가 없었으니 한번 써봐야지.


맥북의 140W 어댑터의 일반 플러그를 빼고 두들 접지형 플러그를 끼웠다.
역시나 정품 같은 일체감!
직전의 포스팅(링크)에서 언급했지만
현재 사진을 제대로 찍을 여건이 되지 않아 임시 거처의 어두침침한 방 조명에 대충 사진을 찍었더니 영 마음에 드는 사진이 안 나온다.
너무나 게을러 가능할지 모르겠지만,
다음번에는 낮에 자연광에 사진을 찍어 간단하게라도 새 맥북의 사용기를 남겨보도록 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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