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공방에서 교육을 받으며 진행하는 작업물과 작업물 사이에 살짝 끼어들어온 소규모 프로젝트가 있었다.
제작 과정 자체도 워낙에 간단했고, 고민할 내용도 없어서 뚝딱 쉽게 만들었던 작업물.


VA26-06 ‘Cocotte Coaster’
슈이가 작은 냄비받침을 만들어 달라고 한다.
너무 작고 귀여워서 냄비라고 불러도 되나? 싶은 ‘꼬꼬떼(Cocotte)’라는 이름을 가진 미니 무쇠 주물 냄비.
이름까지 귀엽네.

1974년 프랑스 알자스 지방에서 Francis Staub가 설립한 주방용품 브랜드인 ‘STAUB(스타우브)’라는 회사에서 만든 대표 아이템인 Cocotte.
그중에서도 Pico Cocotte Round 10cm 제품이다.
(나는 이 냄비받침을 완성하기 직전까지도 STAUB가 아니고 Le Creuset 제품인 줄 알았지 뭐야)
손잡이를 제외하고 지름이 10cm 밖에 안되는 작은 사이즈지만 주철로 만들어진 제품이라 무게가 대략 0.7~0.8kg 정도로 꽤나 묵직하다.
이걸 6개 구입했으니 6개에 각각 맞는 전용 냄비받침을 만드는 게 이번 숙제.

모양 자체가 그냥 동그란 원형인데다가 별다른 디테일도 없기 때문에 3D 모델링도 없이 바로 제작으로 돌입했다.
그나마 특이한 점이라면 냄비 바닥의 돌출부에 딱 맞춘 얕은 홈을 파서 올려두면 가운데로 쏙 들어오게 된다는 점.
그리고 하단에 자석 두 개를 심어서 바닥에 착 달라붙게 된다는 점.
자재는 자투리 월넛 원목을 사용했고,
플러그 커터 비트를 이용해서 자석 삽입한 부분의 구멍을 메워 마감했다.
나름 결 방향을 맞춰 잘 끼워 붙이고 톱으로 잘 잘라낸 다음 대패질을 해서 면 마감을 했는데, 사실 6개 중에 하나는 대패질을 하다가 면을 파먹었다.
아직 작은 면에 올려 하는 대패질이 익숙지 않은가 보다.

워낙에 작은 냄비라 일반적인 냄비받침을 사용하면 받침이 냄비보다 훨씬 크게 보여서 이상하기도 하고,
식탁에 자리도 많이 차지했을 텐데, 작고 귀여운 냄비에 딱 맞는 전용 받침에 올려두니 이쁘긴 확실히 이쁘네.

볕이 좋은 날 전부 꺼내 하나씩 받침위에 올려보았더니 또 무리에서 오는 존재감이 있더라.
이름은 Cocotte Coaster 라고 붙였다.
뜨거운 냄비 아래에 놓는 물건이니 정확하게는 Trivet 이라고 부르는 것이 맞겠지만, 10cm Cocotte에 맞춰 만든 작은 크기의 생김새를 보면 일반적인 냄비받침보다는 어딘가 컵받침에 가까워 보인다.
게다가 이전에 만든 VA26-02의 이름이 ‘Magnetic X-Trivet’ 이었기도 해서, 이번에는 조금 다른 이름을 붙여보았다.


제작에 오랜 시간이 걸린 것도 아니고 특별한 기술이 들어간 물건도 아니지만, 필요한 물건을 필요한 크기로 바로 만들어 쓸 수 있다는 것 역시 목공의 재미 중 하나인 것 같다. 내가 목공을 하는 큰 이유 중에 하나이기도 하고.
그리고 무엇보다 의뢰인이 마음에 들어 하니 그걸로 충분하다.
답글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