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이비통에서 꽤나 재미있는 소재를 적용한 제품들이 새로 나왔다.
이름은 Louis Vuitton Silk Tech (루이비통 실크테크).
워낙에 좋아하는 브랜드라 평소 루이비통의 신제품에는 늘 관심을 두고 있는 편이지만, 이번에는 새 시즌의 새 제품보다는 이 새로운 소재가 먼저 궁금해졌다.
실크는 실크인데, 거기에 ‘Tech’ 라니??
뭔가 서로 잘 어울리지 않는 단어를 붙여놓은 느낌이기도 하고, 루이비통에서 처음 선보이는 소재라고 하니 실제로 어떤 물건인지 한 번 직접 보고 싶어졌다.

그래서 구입해 본 것이 Louis Vuitton, Speedy 30 Bandoulière Silk Tech.
우선 이름만 보고 실크의 질감을 흉내 낸 합성소재 정도로 생각했는데 실제로 그렇지만은 않았다.
Silk Tech는 실크 51%와 재생 나일론 49%를 능직(Twill)으로 함께 직조한 소재. 그러니까 절반 이상이 실제 실크다.
실크 특유의 부드러운 촉감과 은은한 광택은 살리면서, 나일론을 섞어 가볍고 튼튼하게 만든 일종의 하이브리드 원단이라고 보면 될 것 같다.
루이비통에서는 여기에 발수성과 구김 방지, 올 풀림 방지 특성까지 갖췄다고 설명한다.

이번에 이 실크테크라는 신소재를 적용하면서 처음으로 낸 제품은 가방뿐 아니라 각종 의류와 모자, 신발까지 다양한데 나는 그중에서 가장 기본이라고 할 수 있는 Speedy 백을 골랐다. 살짝 백팩이나 토트백으로도 마음이 기울었었지만, 역시나 사용 빈도가 가장 높을만한 아이템은 Speedy인 것 같아서.

일단 Speedy는 30, 40이 판매가 되고 있었고, Keepall 50으로도 나와있었지만 내가 고른 건 Speedy 30.
평소에 좀 편하게 이것저것 툭툭 넣어 다닐 수 있는 사이즈로 골랐다.
보통 30 하면 긴 쪽의 길이가 30cm 이기 마련인데, 이 Silk Tech Speedy 30은 34 x 22 x 19cm로 일반적인 모노그램 Speedy Bandoulière 30 보다 조금 크다.
아마 부드럽게 처지는 Silk Tech의 성질을 감안한 비례가 아닐까 싶지만, 이 부분에 대해서 루이비통이 별도의 이유를 설명하고 있지 않으니 어디까지나 내 추측.

루이비통의 모노그램이라고 하면 아무래도 단단하고 질긴 코팅 캔버스의 인상이 강한데, 이건 완전히 반대쪽 성격.
사진에서 보듯 훨씬 얇고 부드럽게 움직이고, 원단 자체가 자연스럽게 접히고 처진다.
그러면서도 실크 가방처럼 조심스럽게 다뤄야 하는 소재가 아니라 일상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기능성을 보완했다는 것이 이 소재의 핵심이다.
얼핏 늘 보아오던 모노그램처럼 보이지만 자세히 보면 훨씬 더 자연스럽고 편한 모습에서 그 매력이 살아나는 느낌이다.

내부에 형태 유지를 위한 에어포켓이 들어가 있는 모습을 보면 또 원래 보던 Speedy의 느낌도 나고?
가방 끝단 파이핑과 핸들 등에는 천연 소가죽을 사용했고, 금속 하드웨어는 골드 컬러가 적용되어 전체적으로 차분한 느낌을 준다.
일단 가죽 손잡이와 금속 하드웨어들이 달렸음에도 기존 모노그램 코팅 캔버스에 비해 훨씬훨씬 가벼워 평소 자주 사용하기에는 딱 좋겠다.
최근에는 Keepall 25를 가장 많이 들고 다니는데, EDC(Everyday Carry) 아이템만 들고 다닐 때는 불편함이 없었지만 최근 여행을 간다고 선글라스에 물티슈에 OSMO Pocket 까지 넣었더니 내용물을 뒤적거리기가 영 불편하던 차라, 앞으로 여행에는 거의 이 Silk Tech Speedy 30 이 함께 하지 않을까 싶다.


내부 가죽 태그와 별개로 실크테크 태그가 붙어 있는 모습.
내부는 일정 간격으로 굵은 보강사를 넣어 직조하는 립스톱(Ripstop) 이라는 안감이 쓰였고 플랫한 포켓이 양쪽으로 세 개나 달려있다.
이렇게 내부가 그냥 확 열려있는 가방의 경우 이런 플랫 포켓이 은근히 유용한데, 세 개로 분리가 되어 있으니 훨씬 더 유용하게 나눠 사용할 수 있겠다.

열쇠 같은 걸 거는 용도이려나?
요즘에는 자동차 키 외에는 열쇠를 쓸 일이 없긴 하지만, 어쨌든 내부에 목적을 정확히 알 수 없는 고리가 하나 달려있다.

source : louis vuitton
쇼에서 선보인 Silk Tech Speedy 30 Bandoulière의 모습.
저렇게 핸들을 들지 않고 옆구리에 대충 구겨서 들고 다니는 게 더 멋지던데.
아 물론 나는 귀찮기 때문에 숄더 스트랩으로 대충 걸고 다닐 예정.

제품명 뒤에 붙어 있는 Bandoulière는 프랑스어로 어깨에 메는 스트랩 또는 숄더 스트랩을 의미한다.
당연히 숄더 스트랩이 함께 제공되는데, 미니백들과는 달리 널찍한 숄더 스트랩이 있어서 이것도 실제 사용에서 굉장히 편하겠다.
결국 이번 구입은 가방이 필요해서 라기보다는 Silk Tech라는 새로운 소재가 궁금해서였던 것 같다.
실크가 절반 이상 들어간 가방인데 나일론처럼 가볍고 질기게 사용할 수 있다는 발상도 재미있고, 이미 너무 익숙한 모노그램과 스피디를 소재 하나만으로 꽤 다른 물건처럼 만들어 놓은 점도 흥미로웠다.
물론 루이비통 측에서 강조하는 발수성이나 내구성 같은 부분은 실제로 좀 사용을 해봐야 알 수 있겠으나, 설명하는 동영상 들에서는 자꾸 제품에 물을 붓는다.
어쨌든 뭔가 자신이 있으니까 자꾸 그런 모습을 보여주는 거겠지.
아마 단발성으로 이번 시즌에만 사용하려고 내놓은 소재는 아닌 것 같고, 앞으로 하나의 독립적인 제품군을 형성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뭐 실제로 사용해 봤는데 정말 그들의 말대로 편하고 튼튼하다면야 바람막이도 신발도 구입하고 싶은 마음이 있다.
물론 아직 광범위하게 적용된 소재가 아니다 보니 (그럴리는 없겠지만) 몇 달 사용했더니 특정 부분에 올이 풀리거나 구멍이 난다든지, 마찰이 생기는 부분에 반들반들 광이 난다든지 하는 알 수 없는 현상이 생길 수 있기 때문에 조금 더 지켜봐야 할 필요는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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