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이 일상생활에 깊숙하게 관여하게 되면서 스마트 기기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지니 어쩌면 자연스러운 일일 수도 있겠지만.. 내가 무슨 충전기 수집가도 아니고.. 집에 무선 충전기를 다 모으면 몇 십 개는 될 것 같다. 물론 무선 말고 일반 충전기까지 포함하면 모르긴 몰라도 최소 백 개 이상. 

아무래도 그냥 갖다 대면 척척 달라붙어 충전되는 MagSafe가 유선에 비해 월등히 편리하다 보니 이곳저곳에 충전기를 가져다 놓게 되어 필요한 충전기 개수도 늘어나는 건 당연한데, 아이들까지 커서 각자의 핸드폰과 애플워치, 에어팟까지 소유하게 되고 필요한 충전기 개수도 덩달아 x4가 된 상황. 

 

가족 모두 각자의 3-in-1 충전기들을 사용하고 있지만 여행 등의 이유로 집 이외의 다른 곳에 가게 될 때에는 또 스마트폰-워치-에어팟 충전기를 따로 들고 다니기가 상당히 번거로울 것 같아 휴대용 3-in-1 충전기를 찾아보던 중 발견한 제품이 바로 Redbean, The better P1 이다.

정식 명칭은 Redbean, The better P1 3-in-1 Wireless Charger (for Apple)

 

처음 들어보는 브랜드라 살짝 망설였는데 멀티 충전기 자체가 지금 와서는 뭐 대단히 특별한 기술도 아니고 비교군에 있는 타사의 제품과 비교해 보니 휴대성에서 월등한 차이를 보여 일단 구매해 보았다. 

이 제품을 구입하기 직전 평소 자주 사용하던 브랜드인 Anker의 큐브 제품을 주문까지 넣었었지만 일단 Anker 큐브는 411g 이고 Redbean P1은 190g으로 반도 안되는 무게인데다 접었을 때의 사이즈는 1/3 사이즈로 비교 불가라 허겁지겁 취소하고 Redbean P1으로 급선회했다. 

 

기본 제품 크기가 작아서 패키지도 상당히 컴팩트할 수 있는 구조. 
내용물은 본체 + 케이블 + 간단한 설명서가 끝이다.

일단 접힌 상태의 기본 크기는 68 x 68 x 23.3mm 로 휴대하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은 형태와 크기.

 

단단한 힌지를 통해 3개의 충전부가 다양한 각도로 고정되어 사용하기에도 상당히 편리한 구조이다. 
휴대성과 더불어 비교군의 다른 제품들과 확실히 차이나는 특장점이겠다. 

 

가운데 면에 달린 애플워치 충전 패드를 접고 펴는 방식으로 만든 건 굉장한 센스.

게다가 단단하고 고급스러운 알루미늄 소재로 만들어진 기본 바디에 힌지는 단단한 스테인리스로, 스마트폰이 닿는 부분이나 바닥면은 실리콘 패드로 처리하여 심미적인 관점에서나 기능적인 부분까지 꼼꼼히 신경 쓴 느낌이다. 

 

나와 아들은 칙칙하고 시커먼 취향이라 스페이스 그레이 컬러로 했지만 슈이와 딸은 화사한 실버로 선택(물론 내 마음대로).
스페이스 그레이에는 블랙 케이블이, 실버에는 화이트 컬러의 케이블이 들어있는 건 의외의 디테일. ㅋㅋ

 

별로 차이 없는 줄 알았는데 차이가 크네.
스페이스 그레이는 확실히 무게감 있어 보이고, 실버는 더 화사하고 알루미늄의 재질감이 더 느껴지는..

 

실리콘 패드의 컬러에도 차이를 두었을 뿐 아니라 중간면 애플워치 충전 패드 역시 실버는 화이트 컬러.
세심하게 이곳저곳에 신경 쓴 흔적을 엿볼 수 있다.

 

실제로 전원을 연결해 충전을 해보았다.

애플워치 충전 패드가 좀 짧아 불편한 게 아닐까? 하는 우려가 있었는데 일단 크게 불편함이 없어 보였고 하루에 한 번 정도 풀고 차는 시계의 특성상 불편함이 있더라도 크게 와닿지 않을 정도일 것 같다.

에어팟 프로 역시 정상적으로 잘 충전되었고..

 

생각보다 조절되는 각도의 폭이 커서 아이폰을 용도에 따라 원하는 각도로 충전거치를 하는 데에 문제가 없었다. 
사진은 스탠바이 모드로 날짜와 시계 위젯을 켜둔 모습.

 

뒷면 USB-C 단자 옆 LED로 충전상태를 확인할 수 있는 점이라든지, 과전류/ 과충전 보호, 과열 보호 설계 등도 되어있다고 하니 일상적인 사용에 기능적으로는 충분해 보인다.

 

첫인상과 더불어 짧은 사용 후 느낀 총평.

장점
– 높은 휴대성 (무게, 부피)
– 고급스러운 재질
– 타사 제품 대비 (비교적) 낮은 가격

단점
– 단단히 고정되는 점은 좋지만 조금은 빡빡한 힌지
– 브랜드 신뢰도(?)

 

이렇게 보면 단점이 별로 없어 보이지만 단점의 맨 마지막에 적힌 ‘브랜드 신뢰도’라는 것을 무시할 수는 없는 것이 기존에 신뢰도 있는 브랜드가 여러 제품들을 꾸준히 판매해오면서 쌓은 건 단지 수익뿐만은 아니기 때문이겠지.

일반적인 저가형 제품들이 보통 처음에는 멀쩡한 것 같지만 몇 번 쓰다 보면 쉽게 망가지거나 제 역할을 못 하게 되는 경우도 많기 때문에 지금 막 제품을 개봉하고 쓰는 총평은 믿을 게 못된다. 아무래도 가격 경쟁력을 갖추려고 내부 부품에 차이를 두었을 수도 있고..
나는 평소 집에서 사용하는 목적으로 산 게 아니고 여행 등에 휴대하는 것을 목적으로 했기 때문에 그 문제를 발견할 가능성이 더 낮긴 하겠네..

이미 비슷한 컨셉의 제품들이 몇 개 있는 것 같던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훌륭한 마감과 소재, 실제 사용자를 고려한 제품 디자인과 여러 시도 자체는 너무너무 칭찬해 주고 싶다.